좀  창피한 이야기지만
우리가게 화장실이 고장난지가 꽤 오래 되었다.

물이 줄줄 새는데
내손으로 고쳐본다고 몇번 애써 보았지만
허사로 끝나버렸고
우리집 남정네들은 우리가게 근처에 얼씬하면
코가 삐둘어지는지
도대체 코빼기도 보여주질 않고....
근처에 보수쎈터가 어디쯤 있는지도 알수없고해서
고장난채 그냥 사용하고있다.

궁여지책으로 프라스틱 양동이에 물받아 부어버리는거로
어영부영 해결을 보는데
몇일전
현애엄마께서 우리가게에 놀러오셨다.

난 현애엄마 왕팬으로 무지무지 현애엄마를 좋아하고 존경하는데
그날도 눈물 쏙 빼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얼마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시는지
그냥 넋 놓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듣고 있었다.

잠깐 화장실을 들르시더니
이제 늦었다고 하시며
자리털고 일어나 집에 가버리셨다.

다음날 오후
가게유리문 빼꼼히 여시더니
1000원짜리 프라스틱 바가지를 던져 놓으시곤
이내 사라져 버리셨다.

아뿔사~~
어제 되게 힘이 드셨구나.
양동이를 통채로 들고 물 붓는일이....
나도 꽤 불편했지만
어느면에선 무진장 게으른 나인지라
진작에 물 붓는 바가지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아주 무감각해져 잊어버리게 되어
신경끊고 살은지 꽤 오래 된듯 싶다.

아주 사소하고 조그만것에 신경써주고
배려해주는 마음~
이것이 바로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리고 즉각적인 실천~
사랑의 표현에 게으름은 이미 떠난 사랑 아니겠는가?

보잘것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되고
더구나 거기엔 따뜻한 마음이 함께 담겨져  있어  
무한대의 감동을 만들어내는  사랑의 마법~~
이 보다 더  큰 감격이 어디에 있을까?.

감사의 표시도 받지 않으시고
황망히 등돌리고 가버리신
구부정한 어쩜 초라해 보이기 까지한 연로한 그 어른의 뒷모습이 얼마나 크게 보였던지....

나는 한줄기 빛을 느낄수 있었다.
사랑의 빛을.....

또한 말씀한마디 한마디
뼈속을 파고드는 감동적인 이야기와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지 않고는 못베기는 그 열정을 보면서
아름다운 사람의 향내를 맡을수있었다.

이 신새벽
나는 정말 사람답게 사는것이 무엇인가? 생각하면서
현애엄마를 떠올리게 되었다.

이시간 그분은 아침잠에서 깨어
분명 오늘 하루 행복만들기 계획에 분주하실꺼다.
어떻게 하면 즐거운 하루를 보낼까?
오늘하루 감사해야 할일 찾기와 만들기~
이웃과 더불어 나눌수있는 기쁨 사냥에
마음 부풀어하실 현애 엄마를 생각하며
아~~
나도 그분을 닮고 싶어!

그리고 세상에 외치고 싶어!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내곁에 있음이 너무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