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수녀님 이름을 함부로 정란아~  하고 불러대니 조금은 송구스럽지만
정말로
정란아~~~ 하고 큰 소리로 불러보고 싶어진다.

마추피추에 가서 제일 많이 생각한 사람이 정란이였다.
정란이가 누군지 다들 알지?
내가 브라질에서 만난 초등, 중등 동창생.... 그녀는 우리 성당의 수녀님으로 부임해 왔었어.

정란이가 임기를 마치고 떠날 즈음에 나한테
마추피추에 가자고 여러번 말했는데 그 때는 어쩐 일인지 엄두가 안 나고
이래 저래 일이 얽히어 결국 가지 못하고 말았던 거야.

대신 브라질 국내 여행을 일주일동안 같이 하긴 했지만
정란이가 얼마나 우루밤바강을 보고싶어했는지 너무나 잘 아는 나는
이번에
마추피추 올라가면서 내내 우루밤바강을 바라보면서 정란이 생각이 났어.

정란아,  미안하다.  우루밤바를 나 혼자만 봐서............


우루밤바!
무슨 노래도 있다면서 흥얼거리던 정란이는 꿈꾸듯이 속삭였었지.
“나는 꼭 우루밤바 강을 보고싶어....”  라고.

정란이 대신 나는 열심히 우루밤바강을 바라보았다.
정란이가 말 할 때는  느낌에 우루밤바는 깊고 조용하고 소리없는 강같은 감이 들었는데
직접 보니까  그렇지 않았다.

시뻘건, 거의 검붉은 거센 흙탕물이  우르릉 쾅쾅 하면서 흘렀다.
아우성치면서 몸부림치면서 수시로 역류를 시도하면서 (아마 바위가 많은가봐)
그야말로 깨지면서 부서지면서 격동하는 물살이었다.

이 강물이 흘러 흘러 아마존강까지 간다고 한다.

정란이는 지금쯤 어디에 있는지..
윤숙자는 정란이 소식을 아는지..



숙자야,  머지않아 우리 미국에서 만나게 되는구나.   기대 만땅,  가슴 두근두근.

근데 누구 누구 오는거야?  8명이라면서?

정란이와 우루밤바강 이야기하다가 삼천포로 빠지는구나.  hihihi (x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