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여행에서 내가 가장 기대를 품었던 여정은 바로 잉카 트레킹이었다.
잉카 트레킹이란..
험난한 안데스 고원의 산 봉우리 사이를 누비면서
3박 4일을 걸어서 마추피추까지 도달하는 유격훈련 비슷한 등산을 일컬음이다.

마추피추는 2300 mt 정도 높이의 산인데
꼬불꼬불 산길을 휘돌아 올라가는 버스로 가는 관광이 대부분이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필히 트레킹으로 도달하고 싶어한다.

갔다온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으로 미루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하여 얼마나 감격적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나는 수년전부터 잉카 트레킹의 꿈을 꾸고 있었다.

좀 벅찰것도 같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걸어서 가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여행이
15박 16일까지나  긴긴 날자가 잡히게 된 연유도 바로 트레킹때문이었다.

전문 여행사다웁게
정작 마추피추에 도착하기전에  
요기 조기 잉카 유적지를 자세히 탐방하면서 꾸스꼬로 들어가고

주석 1 ... (꾸스꼬는 설악산에 가기위해 투숙하는 속초쯤 되는 도시)
주석 2.... (꾸스꼬는 전성기 잉카시대의 수도였으므로 도시전체가 유적지이다)

그러면서 잉카문명과 어느 정도 친숙 친밀해진 다음에
아울러 고산지대 기후에도 충분히 적응이 된 다음에

여행  10 일째부터 트레킹을 시작하여 사흘밤을 산에서 자고 (별빛아래서의 캠핑)
나흘쨋날 마추피추 공중도시에 입성하는
하이라이트가 되도록 일정이 짜여져 있었던 것이다.


만강씨야 처음부터 이 트레킹은 할 생각조차도 없었고
내가 가겠다고 나서는게 도통 맘에 들지도 않았었다.

그래도 상파울로에서 여행 신청을 할 때부터
자기는 그 나흘동안 따로 알아서 지내기로 합의를 하고 떠났는데........

막상 여행 첫날부터 어지럽고 산소부족현상을 절절히 겪다보니

(여행 첫날 도착지인 볼리비아의 라파쓰라는 도시는 해발 4000 mt,  공항에서부터 어지럼증이 일었다)

며칠이 지났어도 해발 3400 mt 의 꾸스꼬에서도 편안해지지는 못 하였다.


나는 다행히도
도중에 만난 덴마크 여자 (약사라고 한다) 로부터 고산병 약을 얻어 먹었더니
이삼일후에는 별 어려운 증상을 겪지 않았다.

만강씨는 평소에 먹는 약이 있는 관계로
정체불명의 약을 받아먹기가 싫었는지 끝끝내 덴마크제  약을 먹지않고
그냥  버티느라 더 고생이 심했다.


매일 매일 어디가서 무슨 유적지보고 그러느라 날마다 바빴다.
하루 하루 날자는 가고 드디어 트레킹 날자는 다가오는데
만강씨는 오만상을 찌푸리고 말이 없었다.

페루는 그나마 언어도 브라질에서 쓰는 폴투게스도 아니고
더 안  통하는 스패니쉬이니  우리 만강씨는 그야말로 벙어리신세인데다가
신색은 반 병자에
음식도 맞지않고
그 좋아하는 술도 한 모금 못 하고

내가 보기에도 나흘을 혼자서 어찌, 무얼하며 견디리이까,  염려가 안 되는바는 아니었으나

내 입장에서는
이미 약속하고 온 바이고
지금 아니면 내가 언제  마추피추 트레킹을 다시 해 볼 수 있으리~~~ 싶어서
될 수 있으면 꼭 가리라 독하게 맘 먹고 있었는데

그랬는데..............
그러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