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출근하는 나의 일상사가
때론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잔뜩 내려앉은 회색빛하늘에 하얀눈이라도 내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외면하고
뺨을 에이는 추위가 코끝까지 찡하게 할때는
더 더욱 우울해진다.

앞서가는 내나이 또래의 아주머니의 손에 들려진
파란 투명 비닐봉다리~~
콩나물 1000원어치 감자 대여섯개
그리고 손주에게 줄것 같이 보이는 바나나 한송이
어림잡아 5000원정도 장보기를 한 발걸음이 가볍게보인다.
콧노래까지 겯들이며
집으로 향하는 뒷 모습이 그지없이 행복해 보이고 편안해 보인다.

무엇이 저토록  뒤에서 보는 나에게 인상깊게 했을까?
잠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분명 거기에서 겸손을 읽을수가 있었다.

범사에 감사할줄아는 겸손~~
현위치에서 자족하는 겸손~~

콩나물 국을 끓이면서 감자를  볶으면서
가족들의 건강함을 기원하는 겸손함 속에 존재하는 평범한 사랑~~

바쁘게 돌아가지 못하는 나의 일에서
어쩔수없이 게으러짐은 내탓이 아니라고 합리화 시키며 우울해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결코 물질의 풍요가 행복의 절대가치가 아닐진데
내가 갖고있는 모든것들이 상대적으로 모자란다고 생각했던 교만이
또한 나를 부끄럽게했다.

오늘 앞서 걷고있는 아주머니의 경쾌한 발걸음이
오늘 내 자신을 성찰할수있는  의미로 다가와
그 겸손한 모습에서 풍기는 삶의 향내를
나도 닮고 싶어지는 하루였다.

겸손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리고 우리를 감동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