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커피데이를 마쳤다.
모두들 자리를 떠나고 텅 빈 마루를 둘러 보니
앗차! 싶은 것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앞서 댓글로 올린
미서니 생일축하 케익이다.
허인애 후배가 정성스레 사들고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것을 나누지 못해 한조각도 손대지 않은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거였다.
앗차, 하면서 그냥 남아 있던 우리끼리 다 소화해 버렸다.
미선이가 약오를지 모르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도 배부른데 고걸 먹느라고 혼났다. uc~
나는 조인숙 후배가 손수 만들어온 약식과
3동 윤숙자 회장이 가져온 웰빙 떡도 많이 남아서
며칠간은 계속해서 포식을 할 예정에 있다.ㅎㅎㅎ
먹을 것이 많으니 무쟈게 행복하다.
한번 더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에......그리고..... 또하나는 와인이었다.
와인은 미서니 생일 축하겸 가마솥 커피데이를 축하하는 의미로
최인숙 후배가 사온 것으로 기억한다.
(난, 그날 종일 신나서 덤벙대느라 이름 제대로 기억했나 걱정되네...)
그 와인을 따려고 보니 와인따는 기구가 거기 없는 거였다.
우리집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관계로 나는 술문화에 아주 미개하다.
그러니 와인 따는 기구가 더구나 집도 아닌 그곳에 있을리 없다.
병마개를 어찌 딸까 두리번 거리다가 어영부영 와인 병을 놓아두고
한눈 팔고 그러다가 와인에 대해 아예 잊어먹은 거였다.
그러다가....... 다들 가신 후에,
와인 병 역시 손도 안 댄채로 그냥 남아 있는 것을 보게되었다.
나는 너무너무 미안했다.
최인숙 후배야, 정말 미안해~~~~~~
모이신 동기와 후배와 옆집 신사분들 정말정말 죄송해유.
용서해주세요. 담엔 와인 따는 것 미리 갖다놓고 잊어먹거나 그러지도 않을게유.::$

글구
진짜진짜 마음 켕겼던 거슨,
음식 준비를 제대로 못했던 거였다.
손수 장만할 능력이 없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계획했던 대로 음식이 오지 않아서 더 그랬다.
전날 (토요일) 나는 갑작스레 서울에 갈 일이 생겨 전화로 음식 예약을 대충해놓고 떠났는데
전화 받은 사람의 실수로 내가 부탁한 대로 음식장만이 되어지지 않았던 거였다.
그래서 (그야말로 웰빙 식단)이 되고 말았다.
나는 사실 속으로 음식 때문에 무지무지 속상하고 죄송하고 그랬다.
여러분~~~
양해해 주세유.

네 번째로
브라질 커피를 가마솥에 설설 끓여 여러차례
건배를 하였건만 모두들 가신 후에 보니 커피 봉지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거였다.
저 커피를 다 마시려면 형오기 남은 생애에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점심 저녁 한잔씩
거르지 않고 마셔도 남아돌아서 나의 2세들에게 유산으로 남겨 주어야할 처지였다.
어쩐다냐, 저 커피를 참석했던 3동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었어야 하는 건데.....
이것은 생일케잌처럼 상하는 것이 아니니
잘 보관했다가 3동 식구들 시간 날 때 들러주면 하나씩 나눠주겠노라.
그래야만 브라질 영희에게 내가 얼굴을 들 수가 있을 것 가따. 그치?
친구들아, 이곳 지나게되면 나한테 들러서
영희가 보낸 우정의 커피를 가져가도록 하그라, 알긋제이?

다섯 번째로
내 아쉬웠던 또 하나는 영분이가 참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었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광선이 혜경이 등 ..... 여러 3동 친구들이 나타나지 아니하여
아쉬웠지만 특히 영분이가 더 그랬던 것은
주용점씨가 피아노를 연주하면서부터였다.
영분이가 왔더라면..... 저 명연주에 맞춰 영분이가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더라면....
아쉬움은 커가고 시간은 자꾸 흘러 저녁 아홉시 무렵이 되니
모두들 갈길을 재촉하시고 자리를 뜨셨다.

가마솥 커피데이는 끝났지만
이번 모임을 통해
가마솥처럼 큰 마음, 쉬 식지 않는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손잡고 살았으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