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규야.
봄날의 어느 한 모퉁이에서
네가 무한한 상상력으로 내년 단체 김장의 막간 예술제를 연출하는중에
나의 역할은 네루다의 시를 낭송하는것이였지.
(실체가 현장에 없는 나는 대역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그 어마어마한 상상의 무대를 놀라서
또 웃으워서 헤 입을 벌리고  읽어내려가다가
네루다란 이름을 맞닥뜨리고
나는 그만 웃음도 멎고 입도 다물어버렸단다.

왜냐하면 나는 네루다가 누군지 몰랐으니까........
        
내가 무식하다는걸 나는 번번이 수없이 인식하면서 살아가고있지만
네루다?
이게 누구야?
‘네루다의 시’ 라니까 아마 시인인가본데
난 브라질에 네루다란 시인이 있는줄 몰랐는데?
(네루다의 시하고 브라질의 나를 연결했기에 나는 네루다가 브라질사람인가부다 했다)

흠~~~~~
네루다라는 인물에 대해서 좀 알아봐야겠군.
무식해서 부끄러운 마음을 스스로에게도 살짝 감추고 그렇게 마음을 먹었다.

그랬어도 뭐 급한 일도 아니고 그냥 접어두고...........
잊어버렸다.






설렁 설렁 오늘 하루해 다 보내고
저녁때 심심해서 DVD 를 빌리러 갔다.
뭔지도 모르면서 가게주인이 골라주는거 한장 받아들고 설렁 설렁 집에 돌아왔다.

소파에 길게 누워 시작되는 영화를 멀거니 보기 시작했다.
옛날 영화인가,  시대배경이 옛날이라 그런가,  좀 구지레한  화면에  이야기도 서서히 진행된다.

시시한 거 아냐?
잘못 빌려왔나?  하는 생각이 들 즈음,  자막에 네루다란 이름이 떴다.

응?
나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네루다?   그 네루다인가?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옥규야.
어쩌면 오늘 내가 이렇게 네루다와 상면을 하다니...........두번이나.
네가 알려준 네루다를 우연히 생각지도않게  영화속에서 당장 만나다니......
신기하지 않니?

영화 다 보고나서 저게 실지 이야기인지 궁금해서 검색 들어갔다.
이제  그 영화는 소설이었다는것도 알았고
네루다가 칠레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고  노벨상 수상자라는 것도 알았다.

참  오늘은 신비스런 하루였다.
잘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나는 눈을 부릅뜨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옥규한테 알려주고싶어서.........하하하

내가 본 영화가 무엇이었냐고?
한국에서는 이태리어 본래 타이틀 그대로  일 포스티노 였다고 한다.  우체부라는 뜻이겠지?
브라질에서는 시인과 우체부라고 붙였더라.



옥규 덕분에 오늘 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다.   으쓱 으쓱!!!!!!!  hihi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