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불과 몇 시간후면 나는 바로 나의 거주지인 이곳에서 2기 선배언니들을 만나게 된다.
이게 무슨 억겁의 인연일까?

이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면서 나는 촌스럽게도 김밥을 싸고 있다.
김밥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 내가 만든 김밥이 과연 꼭 맛있을지도 잘 모르면서
그래도 김밥을 싸기로 혼자서 결정을 했다.  ㅎㅎㅎ

언니들이 탄 비행기가 아침 7시 50분에 상파울로에 도착한다.
그 비행기는 같은 날 낮 12시 50분에 다시 출발한다.
그러니까 다섯시간이 상파울로에 머무는 시간이 되는데
공항 나오고 다시 들어가는데 적어도 두시간은 빼앗길테고
그리고나면 불과 세시간정도?

그 시간안에 상파울로 무슨 공원, 무슨 기념탑, 대표적인 거리, 교포들의 상가거리등의 관광이 있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차에서 내려서 구경할만한 시간은 못된다.

그뿐아니라 이 날은 점심이 한식이라고 일정표에 쓰여있는데
그렇다면 12시 50분 비행기 출발전에 상파울로에서 점심을 하고 가는건지
아니면 2시간 반 정도 가는 이과수에서 늦은 점심을 한다는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과수에도 한국 음식점이 있던가?
상파울로에야  한국음식점 셀 수 없이 많다. (좋은 곳, 그저 그런곳, 너저분한 곳. 골고루....ㅋㅋㅋ)
한국 관광객이 자주 가는 식당에 물어보니 그 날 그 시간대에 관광손님 없다하던데??

언니들은 10월 24일 인천공항 떠나서 오늘까지 내내
호텔식,  현지 중국식,  기내식 이고 이번이 처음으로 한식이던데
시간으로보면 상파울로에서 먹고 가기 어렵고
그냥 이과수까지 가면 너무 시장할거 같고........

그리하여 내 궁리끝에 (머리 한번 많이 굴려봤음)  간편식 김밥을 준비하기로 한건데
김밥 장수한테 주문을 하려니까 너무 이른 시각이라 곤란하다네.
전날저녁에 싸 놓으라면 혹시 날씨가 더우면 상할 수도 있고..
에라~~~  
솜씨가 문제랴,  정성이 문제지....하고 팔을 걷어부쳐보기로 했다.

김밥거리를 준비하면서 생각하니
참, 김밥 싸 본지도 한참된다~~싶다.

아이들이 뿔뿔이 다 가 버리고나니 굳이 김밥을 쌀 일도 없어진 셈이다.
뭐니뭐니해도 애들 어렸을적,  맛이 있건 없건 뭘 만들어서 애들 먹이던게
아마도 진짜 사람 사는 맛이 아니었던가 싶다.        

지금은 다 제 각각 알아서 살아가고있는 내 새끼들.
오늘은 무얼해서 먹었을까?.................................문득 쓸쓸한 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