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돌아가실뻔 했느냐하면?  
바로 브라질 어리버리 아지매가 오늘 고만 돌아가실뻔했다.

이번에 미국와서 처음으로,  아니 실은 내 생전 처음으로 오늘 미국땅 골프장엘 가 보았다.
미국은 이번까지 네번째 와 보는거지만
지금까지는 길어야 일주일정도로 잠깐 다녀갔을뿐이었고
이번에는 그래도 좀 살러온 것이기때문에
오늘 벼르고 별러서 미국 골프장을 구경삼아 가보기로 한 것이었는데

누구 아는 사람이 안내한 것도 아니고
그냥 한국식당이 많은 아난데일에 밥 먹으러 다니다가 골프장이 눈에 뜨이기에 가 본 것이었다.

딸과 사위는 골프를 치지않기때문에 골프사정을 모르고
그저 우리가 원하니까 골프장에 내려놓고 갔다.   네시간후에 데리러 오기로 하고...........

골프장은 자그마해서 9홀짜리였으므로 우리는 2번을 돌기로 했는데
날씨가 희끄무레해서 해도 안나고 괜찮구나 생각했더니 웬걸..........
두번째 9홀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티를 꼽고 일어나는데 휘청!  어지럽더니 온 세상이 노르끼리해지는 것이었다.

몸이 무거워지고 감각이 둔해지고 머리가 띠~잉~.
이 것이 바로 그 옛날 땡볕아래 운동장 조회할때 몇몇 아이들이 픽픽 쓰러지던 일사병이라는건가?

더위 먹는다는 말이 바로 이런 걸 말하는것인가보다.
고만 치고 집에 돌아가고싶었지만
4시간후에 오라고 한 차편도 그렇고
금쪽같은 달러로 낸 그린피도 아까와서 그냥 강행을 하긴 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버리기 아까와서 음식 다 걷어먹던 식습관의 연장이로구나, 싶어서 피식 웃음도 나왔다.

다행히 구름이 끼인 날씨여서 뜨거운 해는 없었고
카트를 휭 몰아달릴때  '하느님이 보우하사'  두어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집에 돌아오면서 신문을 뽑아왔는데 머릿기사가
<워싱턴 폭염 오늘까지....>  하면서
그 아래 작은 타이틀로  <체감온도 100도 넘어...  노인, 노약자 외출 조심해야> 라고 쓰여있었다.

히익?
오늘 우리 두 노인네 하마터면 돌아가실뻔 했다니까......... hihi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