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 친구 영순이 딸 결혼식이 청담성당에서 있었던 날
무엇 때문에 바빳는지
도통 마음의 여유가 돌아가지 않아
축하의 인사도 미리 못한 죄를 속죄하겠다고
이른 아침부터 카메라 점검하고
홈피에 이미 영순이 딸 결혼식 방이 붙었으니
나도 후배들 처럼 멋진 사진 박아
홈피에 대대적인 축하 이벤트를 벌일려고
마음 단단히 먹고 행장 차리고
일찌감치 서울로 향했다.

그런데 일찌감치 성당에 도착하여
영순이 부부 사진 한장 부터 박고
일을 시작하려했는데
몰려오는 젊쟎은 사람들 틈에
혜숙이 옆지기가 눈에 띄질 않는가?
이 때부터 슬슬 수줍어 지는데
영순이 옆지기 친구들이 제고 출신들이 거지반 다인고로
혹시라도 아는 사람 눈에
다 늙은 할마씨가 사진기 들고 설치는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주책으로 보이기가 십상이겠지?
하는 생각이 드니
카메라 꺼낼 엄두도 못내고 결혼식은 끝나 버렸다.

우리 3기는
예식 후 으례히  통과 의례가 있으니
이는 헤어지기 섭섭함을 채우려는 뒤풀이 인것이다.
물론 물주는 혼주 몫이다.

미리 계획된 바로는 근처 노래방으로 몰려가
근처 유명제과점에서
빙수 시켜먹고 노래로 한바탕 더위 날려 보낸후
시간이 널널한 친구들은 미사리 쪽으로  코구녁에 바람 넣고 오기로 되었던 모양인데
대낮 부터 시작하는 노래방은 흔치 않은 듯....
노래방문은 굳건히 닫혀있었다.

근처에 20여명 들어 앉을 커피숍도 없고.....
땡볕에서 삼삼오오 기다리던 동기들 의견이 분분~~
기진하기 일보 직전

행동 빠른 친구들은 제과점 의자를 점거하고 의젖이 앉아 있는데
나머지 친구들은 길 건너 우왕좌왕하다
성당 건너편에 분위기 있는 카페 발견한 총무 일행은
얏호! 환호와 함께 카페로 대부분 들어가 자리잡고 앉아버리고

전임 회장 강동희는
이미 성당 안에 들어가 자리 물색하고
우리를 불러제끼는데

가운데선 혜숙이와 나는 친구들 한자리로 모이게하려고 동분서주....

혜숙인 길건너 제과점으로 뛰어가 카페로 합석하자하니
궁둥이 무거운 친구들 이왕 자리 잡았으니
빙수라도 먹고 건너 오겠다고 요지부동이고

성당에 한켠 아늑히 자리잡았다는 동희 일행은
나머지 친구들 다 성당으로 몰고 오라고 요지부동~~

이미 카페에 자리잡은 친구들은 다수가 이미 착석했는데
그냥 나오는것은 체면 문제라고 요지부동~~

나이먹은 만큼 궁둥이 무개도 비례하는듯
왜그리 무거운지?
한번 꿈쩍하기가 꽤나 힘이 들고 뜸을 들여야 하는 모양이다.

난 누가 시켰냐고요?
한군데로 제비 몰 듯 몰아본다고 혼자 땡볕에서 땀흘리며
전화통으로 설득작전!
나중엔 의견일치 안되니 나의 공갈 협박에
동희가 백기들고 카페로 합류하고
빙수먹고 더위날린 친구 일행은
유유히 카페로 합류하고......

그러니까 노래방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아니 우선은 음주 가무 여흥에 도통 길들여 지지않은
모범생 양성소인 인일여고 출신 인 것이 원죄 라고나 할까?
그 누가
대 낮에 노래방이 안한다고 생각이나 했을까?
고저  행동거지 바르고
선생님 말씀 잘듣고
책가방 들고 열심히 학교나 다닌
우리들이기에
이런 착오가 생긴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시간만 길거리에서 허비하고
그놈의 무거운 궁둥이 때문에.....
미사리고 강변이고는 다 물 건너 가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한가지 덧 붙여 생각이 드는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우물안 개구리 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 인일 동문들이나
아무도 아는 이 없는 자연을 향해서는
동키호테 처럼 용맹을 떨치는 나지만
막상 모르는 사람들이나 뭇 남정네들 앞에선
기 한번 못피는 수줍은 아낙네로 변신함은 무슨 연고인지?........
그래서 나의 행동 반경은 인일홈피 안에서
안주함이 가장 편안 함을 새삼 느꼈다.
쓰고 그림 그리고  찍고 베끼고 퍼오고 날라오고 등등.......

오늘 영순이 딸 결혼식은 많은 축하객과 더불어
성대히 잘 치루어 졌는데
홈피에서의 이벤트성 축하와 뒤풀이는
본의 아니게 물 건너 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