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밤이 지나고 있습니다.

며칠전부터 이  글을 써야 할까 망설이다가 오늘 결정하고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4일전인 5월 27일은 저에게는 커다란 인생의 멋과 맛을 알게 해준  의미깊은 날입니다.
바로 1년전 그 날 무슨 배짱으로  인일 홈피를 방문하여 또 무슨 용기로 글을 남기고 나왔는지
지금도 아리송하며 얼떨떨 합니다.

평소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무척이나 망설이며 생각하고 따지기를 습관화한 녀석이 그 때는 그저
쓰고 싶고 알리고 싶고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저의 마음을 실천에 옮겼던 것입니다.
역시 역사는 행동에 의해서만 만들어짐을 몸소 경험하게 된 것이죠.

글 올리고 나서는 인일인들 한테 얼마나 웃음거리가 될까 그런 생각만 떠 올라 무척이나 얼굴이 화끈거려
견디기가 어려웠구요 조금 지나니 이제는 제인1013에서 어리석은 녀석이라고 놀림을 받을 것 생각하니
정말이지 창피하고 후회스러워, 좀 과장된 표현을 하자면, 죽고 싶을 직전까지 가는 극한 심정이었답니다.

이렇게 고통의 하루를 지내고 다음날 살며시 다시 들어가 보니 관리자분과 그립던 국교 동창께서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는데 그 때서야 웃음이 나오며 크게 심호흡 할 수가 있었답니다.
그리고는 이어서 많은 분들의 댓글이 올라오면서부터 겨우 제 목숨을 추수릴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인중.제고 홈피에는 댓글수를 알려주는 숫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우스운 후일담입니다만 빨간 숫자가 늘어 날때 마다 저는 제가 (즉 그 글을 쓴 저자)자기 글을 방문하는
횟수를 나타내는 줄 알고 제 글에 마음껏 들어가 보기가  쑥스러워지더라고요. 방문숫자 늘리려는 듯하여 말입니다.
한참을 독학을 한 끝에 그 수치는 달아 놓여진 댓글갯수를 나타냄을 알아 차리고는 안심하였지요.

좌우지간 그 날 이후 저는 꿈속에서 지냈답니다.
캬~ ~ 말년에 이 무슨 횡재란 말인고?  엉뚱한 짓 하다보니 이런 경사스러운 일도 벌어지네.
벌어진 입 다물어 지지를 않더이다.
하루 아침에 우리집, 옆집 모두로 부터 생각지도 못한 화제의 인물이 되더군요.

패러디의 진수도 알게 되었고 만화의 위력도 느꼈고요 무엇보다도 인터넷의 즐거움을 배웠답니다.
인일 홈피를 의식하면서 그로부터 저의 마음가짐과 생각, 행동도 고상하게 변해 갔고 특히 문장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초기 단계에서의 저의 글이나 행위는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려 애 쓴 것 같은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버릇이 고약해져서 인일분들에 약간의 무례나 건방짐등을
예사로 노출하는 어리석음도 있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깊이 반성합니다.

정말 멋진 만남과 번개를 몇차례하면서 인일동산의 품위있는 향기에 마음껏 취해 보며 인생의 즐거움을
새롭게 느껴보고, 사람의 정겨움을 다시금 음미해 보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인일 후배님들의 과분한 호응, 더구나 멀리 해외에서 까지 보내주신 열의에 매일 매일 저의 마음은
온퉁 인일 홈피에 빠져 있었답니다.
저의 친구들도 함께 같이 하면서부터는 양쪽 학교의 수많은 인재들의 숨겨진 재능과 과거들이 나타나기 시작.
또 다른 재미를 맛 볼 수 있는 한마당의 잔치가 되더군요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한편으로는 불안함도 없지 않았지요.
가만히 인일 3동의 초기의 글들을 살펴보니 적지않은 분들의 이름이 보이던데 제가 나타나고 부터는
우연인지 그 분들의  글을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어쩜 환영하지 않은, 초대하지 않은 객이 느닷없이 나타나 자리를 깔고 앉아버렸는데 점잖으신 인일분들이라
대뜸 나가 달라고는 못하시고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