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오늘 봄비가 진 종일 사부작 사부작 내렸어.
다들 뭐하고 지내는지?
3동이 너무 허전하고 쓸슬해
좀 슬퍼 질려고 하네.

나 혼자 독무대로
멍석 피고 북치고 장구치고
거기에 춤추고 노래까지 하게 하려고 하니?

그러면
나 힘들어지고
맥 빠져서
또 숨고 싶을지도 몰라.

꽝수나~~
영희야~~
동희야~~
정우야~~
인수가~~
형오가~~
선미나~~
성애야~~
혜서나~~

그냥 불러봤다.
싱거울까봐 이해인님의 봄시 한편올린다.


      *봄이 오면 나는 *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