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마다
전화를 걸어오는 친구가 있습니다.

"어이~ 자기 밥 싸갖구 가니 이따 봐"

알았다고 할겨를 없이 전화는 끊기고
남양주에서 인천까지 그림뽕을 맞으러
서둘러 차의 시동을 거나봅니다.

실은 나도 그림뽕 맞는 평안화실의 사람냄새가 그리워
은근히 월요일을 기다리는데
번번히 신세만 지는것 같아
때로는 뻐대고 못간다고 거드름도 피우고 싶지만
그 마음보다 훨신 진한 끌림이 있는것을 보면
나도 어는새 뽕에 감염되어 가나 봅니다.

어제도 어김없이
평안화실로 발길이 향하고
문을여니 어느때 보다 많은 문화생이
한참 식사중이였는데
조금늦게 도착한 나는 서둘러 자리 비집고 들어가
맛난 점심식사를  열나게 먹다가
우연히 딱 마주친 눈길에
아! 김재옥 선생님께서 식사를 끝마치고
빙긋이 웃고 계시심에 깜짝놀라 밥알이 튈번 하였답니다.

"어머 어머~~ 선생님 왠일이세요?

"나 여기 자주와"

"어머나 저주 자주오는데 왜 한번도 못 뵈었죠."

"그러게나~"

"선생님 너무너무 반가워요! 월요일에 제가 여기 나타나니까 선생님도 월요일날 오세요.네!"

그후론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지는데
문하생들 그림그리는데 지장있을정도의
왕수다가 펼쳐져 지청구까지 들으며 이야기는 계속되어었습니다.

선생님과의 인연은 중학교 1학년때 우리반 담임을 맡으신거로 시작됩니다.
그때 반장이 조영희
부반장이 박정희화백 딸 유현애
그리고 내가 미화부장을 맡았던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선생님은 한 미모 한다고는 볼수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밝게 빛나는 웃음이
참으로 푸근하고  소박한 인상이 되어 우리들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나는 초등시절 수도원 같은 학교분위기에서 6년을 지내다
거대하게 느껴진 학교 건물과 많은 학생수로
주눅이 잔뜩 들었었는데
아마 김재옥 선생님이 담임이 아니고 무섭게 느껴지는 남자 선생님이 담임이었다면
나의 중학시절은 더 더욱 암울한 지옥의 연속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당시 4.19와 5.16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름대로 일찌기 의식화(?)된 나는
군사정권에 유신독재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유난히 시대상황에 반기를 들고 울분하면서
서서히 학교제도에 반항하는
소리소문없는 문제아가 되는데
이는 공부 안하기,
재건체조 빠지기.
하얀 쌀밥 싸오기,
칠판에 낙서하기등으로
지금생각해도 똑똑치 못하고 유치하게 혼자 반항했으니
점점 성적은 하락하여
이유 모르는 엄마 마음 속 터지게 하고
그래서 과외공부로 칠갑하는 세월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내가 1학년때 마음속으로 따랐던
순수와 열정의 화신 김재옥 선생님께서 가르친 생물 점수는
6년내내
최순팔 선생님이 가르쳐도
줄곧 90점 이상 받은것을 보면
좋아한다는것이 미치는 영향이 참으로 큰것만은 사실입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행여 꼭히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면
나는 유치한 반항 안 할것입니다.
전혀 안했던 공부 치열하게 열심히 할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한 과목 생물과 연관된 학문을 전공하여
학자로서의 길을 가던가
아니면 힘들지만 광선이가 펼치는 의술에 나도 한몫하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 지난 세월이지만
누구라도 아쉬움은 많을것입니다.
나역시 아쉬움을 뒤로하고
월요일마다
누리는 조촐한 행복~`
사람과 사람이 부디끼며 따스함을 나누는시간들을
즐기며 사랑을 나누고 살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지요?
김재옥 선생님 얼굴을 대하면서
더더욱 그말을 실감 했습니다.

넉넉한 미소에 질펀한 입담으로
우리에게 편안함으로 다가오시는 선생님 얼굴에
주름이란 찾아 볼수없고
허연 달덩이같은 넉넉함에 70을 훨씬 넘은 나이라곤
상상조차 안되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선생님은 세월을 거스르는 희한한 재주를 갖고계신 모양입니다.
이유라고 구태어 꼬집어낸다면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시는 여유와
늘 배우시려는 열정!
두가지로 요약해도 될것 같습니다.
뒤늦게 그림에 입문하셔서
전시회도 여시고
최근에는 컴퓨터를 정식으로 배우셔서 무슨 자격증 까지 따셨다고 합니다.

같이 늙어 가는 처지에 훨씬 연배이신 선생님께서
저렇게 열심히 사시는모습은
우리의귀감이되고도 남는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선생님 닮도록 노력할께요.

선생님 사랑해요~~.

그런데 선생님 너무 이뻐지셨어요.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