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에 시작한 팔불출
또 한번 할란다.

이 녀석이 이번에는 책장에 기어올라가 앉아있는데
이 책장은 정식 책장이라기보다 책을 첩첩 쌓아놓기위해 만든 선반같은것.
방바닥에서부터 거의 천정까지 닿는데

애들이 와서 내 방을 점령하는 바람에
내 소지품을 몇가지 들고 만강방으로 밀려난 나는
이 책장의 두어칸을 비우고 거기다가 내 소지품을 놓아두었건만

그조차도 이 녀석이 다 끌어내서 방바닥에 내팽개쳐버리고
제가 기어올라가는거야.  
서커스가 따로 없다.  아슬아슬.

그렇게 어디든지 기어올라가고 매달리고 그러다가 다쳐서 눈가에 상처까지 생겼어.

책장뒤에 끼어있는 시커먼거는 우리 만강씨가 비데오 (한국연속극) 테프 빌려올 때 싸 온 비닐봉투인데
50년전 충청도에서부터 붙어온 그 습관 (장농틈 어디다 꾹 찔러놓는 ㅋㅋㅋ)  이
지금까지 유구한 역사를 찬란하게 이어오는구나.

우측에는 휴지통.
그것도 손 안 닿는 곳에 놓느라고 올려놓은거야.  이젠 거기도 안전지구가 아니지만....

그 휴지통 옆에 이 어린애가 노리는 물건이 있거든.  바로 전화기.        

온종일 어린애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더라구.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서......


“손주”

광선이도 예비할머니가 되었고
우창명씨도 예비할아버지가 되셨다지만
<손주>  는 올 때 좋고 갈 때도 좋다는 말이 정말인거 같더라.

나 역시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인지라
애들이 갈 때도 참 좋더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