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한 소설이니 마쳐야 되겠지.  뭐 특별히 드라마틱한  결말은 없지만서두.

그 후 수녀님과 나는 좀 야릇한 관계가 되었다.
남들앞에서는 서로 존댓말,   우리 둘이만 있을 때는 서로 반말.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는 보이지않는 거리감.  
뭐 서로 싫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판이한 입장이라 그런가싶었다.

속세에 찌든 때가 덕지덕지 몇 겹이나 붙어있는 중생 하나하고 (절대 안 떨어지는 때)
꽃같은 젊은 나이때부터 청순 지고한 신앙생활만 지속해온 성직자하고
아무리 동창생이래도 달라도 한참 달랐다.

학교때도 그녀는 키가 작아서 맨날 앞동네로만 다녔고
나는 그래도 앞동네는 면해서 제법 뒷동네에서만 살았기때문에
그와 나는 서로 교통이 별로 없었던지라  
사실 서로 공통되는 추억도 별로 없었다.

열심히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관계도 많이 진전되었는데
수녀님이 임기를 마치고 귀국할무렵  나한테 속삭였다.
“나, 떠나기전에 휴가를 받는데 우리 어디 여행 같이 가자.”

수녀님의 음모!
거기에 나를 비롯해 두명의 아짐씨가 가담했다.
우리 넷은 멋지고 새롭고 특별한 일주일의 여행을 했다.

그 여행도중  나의 수녀님이 나에게 들려준 옛날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1편이었다.
그녀도 송창식을 한번쯤은 꼭 만나보고싶다고 말했다.



나는 지난해 서울에 와서 그 수녀님동창생을 다시 한번 만나보았다.  아슬아슬하게.
웬 아슬 ?
그녀는 그 일주일후에 필리핀으로 떠나는 길이었던 것이다.
브라질로 돌아올 때는 만나지 못하고 왔다.

언젠가 또 만날 날이 있겠지.  운명이라면........



이 소설같은 이야기는
만일 H 가 노래 잘 하던 소년 아무개때문에 수녀가 되었다면?   어쩌구 하는 ............
정말 세속적인 뒷얘기가 있다면 더 소설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런건 아니고..........
어렸을적의 아름다웠던 한 조각의 추억담일뿐이다.   누구나에게 한 두가지는 있을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