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쭈? 왜 마이크가 꺼져있지?
희정이가 잊고 안끈거 생각나 되돌아와 끄고 간 모양이네.
어, 근데 어떻게 다시 키는거지? 가만  ...여기 한번 눌러 보자.
아, 맞다 ! 불이 켜졌네.    
내 용기가 어제보다 스스로 놀랄만큼 좋아지고 있군.

그럼,어제 중단된 두 여인의 느긋함으로 되돌아가 보련다.

희정이가 이미 <협조자들>에서 얘기했듯이 내가 작년 여름 한국 휴가 갔을 때
두 송 여사들께서 희망에 너무 부풀러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듯 보였다.
왜냐하면 협조자 일인자로 등장시킨 조영희의 순례기를 철저히 통독하고
깊은 감명을 받아 홀딱 반하고 있었으니까.온 마음을 스페인의 산티아고에                                        빼앗긴 상태로 벌써 상상으론 그곳 순례의  길을 걷고 있는 듯했다
나에게도 동행의 의향을 물어와 우선은 관심을 보였으나 순례기를 읽은 후에는
포기하는데 어렵지 않았다.너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 어떻게 15-20 킬로미터 코스를  날마다 쉬지않고 30일 이상을 걷는가 말이다.
희정이는 조금만 걷기 싫어도 택시 잡아 타는데 선수라면서.
두 양반네들 누구든지 흥미 관심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줄 아시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부풀은 희망 사항이 나로 인해 깨어진 듯 그 탓을 저에게 돌리다니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거룩하올 순례자의 성지 산티아고행이 독일을 거친 유럽여행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그러고 보니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그러나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여 한거다.

난 독일에서 간호원이란 직업을 가지고 일하며 살고 있다.
연초에는 동료들과 함께 모여 그 해의 휴가기간을 정해야 하는데 서로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아! 절친한 두 친구 양반들이 독일로 코스를 바꿨으니(실은 내가 오라 했지만서도) 앞으로
내 할 일들이(신경 쓸 일) 눈 앞에 닥아온 셈이다.
그로부터 몇 번이나 전화로 물었던가? 언제 오게되는가를. 매번 확실하지 않다.
둘 다 연초에는 설마! 진짜로 실현될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잦아지는 나의 전화로 인해 진퇴 양난? 아무튼 생각을 굳히기 시작한 모양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날자를 알려 준 건 오기 불과 얼마 전 !
내  무엇이 그리 답답했던가? 서둘은건 분명히 내 쪽이었는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미선 희정이가 정말 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안드는건 아니다.
헌데 그들의 느긋함이 나를 서둘게 만든 건 사실이기에, 더구나 마이크 앞이라 밝혀 본거다.

이제 너무 떠들었으니  마이크 끄고 퇴장할까 한다.
앞으로도 할 얘기 끝이 없지만 다음에 또 얼마든지 기회가 있을거다.
여기까지는  그의 시작에 불과하다.
두 분의 여인들도 지금 입이 근질근질 할테니 난  좀 쉬면서 그네들의 스토리에
귀 귀울여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