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부터 시작된 딸과의 동거생활이 오늘로서 마감되었다.
밤 10시 비행기로 갔으니까 지금쯤 어디 상공을 날고 있을까?

작년 5월에 만삭인 딸을 보러 서울에 갔을 때만해도 예정은 3개월이었는데
사람의 일이라는게 한치앞도 모른다더니
서울에서 만 1년을 같이 살고  브라질로 함께 돌아와서 다시 2개월 더 연장 동거.
그리하여 정확하게는 420 여일을 같이 살다가
오늘 밤  드디어 딸은 저희들의 다음 주거지인 워싱턴으로 떠났다.

공항에서  출국수속 마치고 저녁 같이 먹고  마침내 헤어졌다.
어린 것을 안고 딸이 국제선 출구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는 어린 것은 방글방글 웃으면서 고사리 손을 흔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우리 부부는 아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어수선한 집안을 대강 치우고
내 옷가지와  소지품들을 내 방으로 옮겨왔다.
옮겨오긴 했지만  ‘내일 정리해야지’  하고 방바닥에 좌악 늘어놓고
우선 홈피에 들어와서
큰 볼륨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앉아서 이 글을 쓰고있다.
사실 별로 쓸 얘기도 없는데 .............

내일은 420 일만에 탈환한 내 고지의 대대적인 정리정돈 작업이 있어야할 것같고
그리고..........또 뭘 해야하나?

다행히 내일 저녁에는 약속이 있다.
나가서 저녁먹고 노닥거릴 껀수가 있으니.............

모레는 주일이니 성당에 가고.........

이렇게 서서히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