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생각해보니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같아서 .................

결혼식에 갔다면서
‘집에 돌아와 옷 벗어부치고 그냥 잤다’  는 상황들을 이해들 하실랑가????

브라질에서는 같은 한국사람들끼리의 혼사는 대부분
저녁 4시~5시경에 결혼식을 치루고
그 후 6시~7시경에 음식점에서 피로연이 있다.
그러므로 결혼식 갔다가 집에 돌아와야 8시~9시경이 되니까
아직  ‘돌아오자마자 벗어부치고 그냥 잘’  시간은 아니다.

그런데 결혼식이 한국인과 외국인 (주로 브라질 사람이지만.......)  일 경우
어제처럼
예식이 밤 8시에 결혼식을 한다. (다들 꼭 8시라는건 아니지만 어쨌든 밤에 한다)

결혼 증인 부부가 4쌍 입장하는 것을 시작으로하여
신랑입장  신부입장  마냥  분위기내면서 천천히
(8인조 실내악단과 4인조 혼성 그룹의 생음악을 배경으로..........)
(그뿐이랴!!!   예식장 입구에는 그리스 성화처럼 횃불이 양쪽에서 타오르고.........)

결혼식 순서야 다 비슷하지만  축사, 기도, 반지교환  등등.......
끝났다싶으면
신부의 소감 발언, 신랑의 감격발언 등이 또 뒤따르고.

식장 반대편에 설치된 대형화면에 신랑,신부의 갓난이적부터의 모습들이 줄줄이 한편의 영화처럼 상영되고
그러면 친구들의 함성소리,  박수소리, 야유소리, 응원소리들이 곳곳에서 터지고
(이 사람들 아예 일어서서 보고있다.  마치 스포츠 중계방송 같다.)

그리고나서 식사가 나온다.
이들은 결코 급히 먹지 아니한다.
마냥 웃으면서 이야기하면서 오고 가면서 .................
오늘 저녁시간은 몽땅 여기서 헌납하기로 작정하고 온 사람들같다.

한시간이 못 되어 한국사람들은 태반이 다 가 버리고 (웨딩케익도 안먹고...)  브라질 사람들만 남는다.

나도 대부분의 결혼식에 가면 그 시간대에 일어나서 나오는 사람이지만 (영락없는 한국인)
어제의 경우 신부가 나의 조카딸인고로
절대 남들처럼 썰물과함께 일어설 수가 없었다.

아픈 발 (하이힐이 너무 꼭 끼었나봐)  을 질질 끌고 집에 돌아온 시간이
12시 오분전이었다.
그래도 우리 식구는 좀 일찍 나온 편이다.

애기 핑계를 대었기에 통과가 된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