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자리

이 사진은 평화스러운 이 마을 한복판에 있는 대표적인 유적인데
이게 바로 옛날에 노예를 사고팔던 건물이었다는군.

1888년 브라질에서 노예제도가 철폐되기까지
이 광대한 나라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쿤타의 후손들이 곳곳에서 혹심한 노동력을 착취당했던 모양이야.

그 옆에 널찍한 개울이 이 마을을 양분하고 있는데
그 개울 바닥은 모두 바위야.
울퉁불퉁 바위들이 경사가 꽤 져서
붉은 개울물이 철철 흘러내려가는 소리가 폭포소리만큼 요란해.

우리가 묵었던 정원식 호텔은 쿤타 매매소 건너편, 바로 개울가였는데
운치있고 좋았지만
어느 날 , 억수로 비가 퍼붓던 날은 좀 무서웠어.

개울물 소리인지 빗소리인지 어렴풋이 들으면서 잠이 들었다가
새벽 3시에 다시 잠이 깼는데 아직도 바깥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기에
비가 아직도 오나,  
개울물이 얼마나 불었을까  궁금해서 방문을 열어봤지.
방문 바로앞에 베란다 너머가 개울이니까.

도어를 반도 못 열고 나는 깜짝 놀래서  “으악!”  하면서 도로 문을 쾅 닫았어.
(마치 화가 잔뜩 난듯한)  소용돌이 물결이 내리쏟아지는데
마치 내 방문을 마구 밀고 들어오는듯이 느껴졌어.

영화에서 본 해일을 직접 본 것 같았어.
이거 정말 이 집까지 넘쳐 들어오는 거나 아닌가?  두근두근 할 지경.

그래도 궁금해서 나가보고는싶은데 무섭긴하고
그래서 자는 남편을 깨워서 같이 나가서 한참을 구경했지.

어마어마했단다.

자연은 (자연현상 포함)  아름답지만 때로는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