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좋은 생각에서 옮겨왔습니다.

제목 :  그거 없어도 살아.

4년전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잘려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 저는 쫓기듯 고향의 작은 병원으로 옯겨왔습니다.

약 후유증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며 우울한 날들을 보냈지요.
누구 하나 찾아오는 이도 없고 그나마 가끔 들르시는 아버지도 무척 못마땅한 얼굴이셨습니다.
농사짓겠다며 공무원을 그만두더니 고작 공장에 다니다 사고를 당했으니까요.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는 어느 날 누군가 병실문을 두드렸습니다.
엉성한 병실문을 여니 허름한 야전 점퍼를 입은 큰아버지가 서 계셨습니다.
큰아버지는 붕대가 감긴 제 손가락을 자세히 살피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준희야, 괜찮다. 그거 없어도 살아. 그나마 왼손이라 얼마나 다행이냐."
그리고 병원 밖에 있는 중국집으로 저를 데리고가서 간자장을 사 주셨습니다.

"준희야, 많이 먹고 힘내라!"
흐르는 눈물때문에 목이 메여 간신히 자장면 한 그릇을 비웠습니다.

동생들 공부 시키느라 정작 당신은 학교문 앞에도 못 가보고 고생만 하신 큰아버지....
칠순을 앞둔 연세에도 공장 청소부로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평생 힘든 삶을 묵묵히 이겨 낸 큰아버지가 사 주신 자장면을 먹고 저는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