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들어오면서
항상 하듯이 우편함을 쳐다보니
누런 봉투의 낮선 소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우리 집에 배달되오는 우편물은
보나 마나 뻔한것
고지서
아들의 교통벌과금 딱지
청첩장
홍보물이 거지반인데.....

생각치도 않았던 영희로 부터 온것이었다.
브라질로 한참가고있을 영희가
그 바쁜 와중에 왠일?

갖고 들어와 뜾어보니
책3권과 동봉한 편지한통이었다.

전에 광선이네서 지나가는 말루
영희가 쓴책 2권이 내 수중을 떠나 행방 불명이라고
다시한번 읽고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잊지않고 기억했나보다.

영희에게 남아있던 마지막 한권의책
꼭 지니고 싶어했을 그책
"걸어서2천리 나의 산티아고"
우리학창시절 내것이라는 표시로 책모서리에 이름 남겼던것 처럼
소피아라고 표시돼 있었다.

가슴이 뭉클했다.
잘가라고 떠나기전에 전화 한마디 안했는데.......
나름대루 변명하자면
영희말대루
한치앞도 모르는 우리의 인생사
전화해서 또 못떠나게 됐다는 영희의 계면쩍어하는 목소리가 듣기 거북할것 같았고
떠난다면 바쁘고 경황없을때 전화벨도 부담스러울것 같아서 였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참 생각해주는 것도 가지가지다.

나머지 책 2권도 분명히 영희에게 또 있을 만한 책이아니다.
아낌없이 나 내어주고 수도자 처럼 떠나버린
나의벗 영희
요즘같은 시대에 청량음료 처럼 시원함을 안겨준다.
아니 인정과 사랑에 굶주린 우리에게
감로수와 같은 샘물로 갈증없이 채워주는 것이다.

30여년 헤어져
서로의 다른 삶속에서도
변함없이 간직하고 지켜온
착한 심성과 후덕한 마음~~~~
내가 이번에 영희에게 다시금 발견한 그의 면모인 것이다.

영희가
나에게 쓴 편지중
"나 진짜루 간다"는 말이
왜 실감이 안나는걸까?
진짜 간걸까?

그동안 즐겁게 보냈던 시간들과
보내준 책은 영희의 분신마냥
내곁에 함께 있으니
영희는 떠난게 아니고
항상 함께하고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수가 없는 것이다.

영희의 부탁대루 건강해서
후배들 거느리고
브라질 가서 해후할 날을 그려본다.

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영희가
항상 내곁에 아니 우리곁에
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