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런 일을 해.”  하면서 그 친구가 제 명함을 나에게 건네줄 때만해도 나는 얼떨떨했다.
‘결혼상담소’  란……  
한국 떠난지가 머지않아 30년이 다 되는 나에게는
결혼중매를 본업으로 한다는 사실이 얼른 납득이 안 갔다.
중매쟁이는 약간의 과장쟁이에다 허풍쟁이 뚜쟁이의 느낌이 우선 뇌리에 떠올랐다.

그로부터 근 일년이 지난 지금
그 결혼상담소에 나는 이혼남 하나를 데리고 갔다.
“형수님 친구분이라면서요?  나 좀 거기다 소개시켜줘요.”  
별거 7년만에 지난 달에 서류상으로 확실하게 이혼이 성립된 일가 시동생뻘되는 사람이
하루라도 빨리 새출발하고싶은 마음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

결혼하고싶은 남자와 여자를 소개시켜주는 일.
이 일이 전문적인 직종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사회적 배경과 여건을 이제 나는 이해한다.
이해를 할뿐 아니라 이 소개업이 매우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십 중반에 이르른 친척집 딸을 이 친구의 사무실에 데리고가려고 여러번 시도를 했는데
이 아가씨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못하고 있다.
조건을 맞추어보고 반려자를 구한다는 점이 아직도 못내 내키지않는 모양이다.

이제 어디서 남자를 만나기조차 쉽지않은 상황에서
이런 씨스템을 굳이 배제하는 그 너무나 순수한 정서가 오히려 안타깝게 느껴졌다.

내가 소개한 이혼남이 재혼에 골인하게되면
그의 신혼여행 (아니, 재혼여행이 되겠지)  은 아마 브라질로 오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