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예정으로 왔던 서울에 11개월을 머물고 이제 돌아가게 되었다.
차라리 몰랐던들,  몰랐던들~~~~~~
무슨 소리냐고?
지금 이토록 가슴아프게 울면서 두고가야 할 사람들을 일컬음이다.

내 가슴을 이토록 아프게 하는 사람들이 자그마치 한 두 사람이 아니다.

그 많은 사람들중 맨 처음, 맨 앞에  10회의 안명옥후배가 서 있다.
작년 11월 1일,  ‘아름다운 중년’  출판 기념회에서 만났던 그녀.
밝은 연초록색 투피스에 소녀같은 앞머리에 반짝거리는 안경과 말솜씨.
만일 그 날 정말 내가 그녀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라도 나누었었다면
사연은 또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그 며칠 후 11월8일,
아쉽고 감사한 내 마음을 10회 게시판에 피력했던  첫번째 글에 따뜻하게,
아니 화끈하게  반겨주던 이노기.
그 때 정원이가 말한  ‘이노기와의 만남의 의미’ 를  
그 때만해도 난 아직 잘 몰랐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후,  나는 인일총동피에 붙박이못이 되어버렸다.
정작 우리 동기 3회에서는 같이 놀아주는 사람도 없는데도
나는 하루도 빠지지않고 매일 들어와서 혼자 놀았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혼자 놀았다고?
천만에.  혼자 놀았던 날은 아마 하루나 이틀이나 될까?

고상한 카드를 보내주는 사람.  
맑은 글과 그림을 보내주는 사람,
따끈한 커피를 대접하는 사람,  
집으로 초대하는 사람,  
선물을 주는 사람.
음악을 보내주고 그림을 그려보내주고,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까지도 있다.
나는 과분한 환대를 받고 있었다.

그뿐이랴!
더불어 이런 모임, 저런 모임도 많았다.
어느 것 한가진들 잊을 수 있으리.

이 모든 애틋한 추억은 이제로부터 영원히
지구 반대편의 그 어느 지점에서
마르고 닳도록 기억되고 반추되고 어쩌면 각색까지 될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여.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여.
우리 변치말고 이 사랑을 지키고 가꾸어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