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  이라면  ‘첫사랑’ 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내가 ‘초연’ 이라는 노래를 처음 들어본 것은
수년전 브라질에서 어떤 아주머니를 통해서였다.

무슨 모임뒤에 누구네 집 거실에서  가라오케가 벌어졌는데
그 부인이 이 ‘초연’ 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 때까지 나는  그런 가요곡이 있는줄을 몰랐었다.
지금까지도 나는 그 노래를 진짜 가수가 부르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때 처음 알게 된 또 하나의 사실은
그 부인이 그렇게 노래를 잘 하는 줄 몰랐었고
그 부인이 그토록 감정이 풍부하고 서정적인줄도 몰랐었다.

그 날 이후 나는 그 아주머니, 조화순씨에게 호감이 갔다.
호감이라는 감정은 일방통행이 아닌듯,  그 부인도 나에게 호감을 보여서
우리는 만나면 이야기도 곧 많이 나누게 되었다.
알고보니 그녀는 나보다도 예닐곱이나 많은 나이인데도
지금도 콜셋을 사용할 정도로 미에 관심이 많았고 멋쟁이였다.

점차 그녀 부부에게서 나는 남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남편을 “자~앙~”  이라고 불렀다.
남편은 그녀를 “조~우~” 라고 불렀다.
무슨 외국식 애칭같았다.  

어느 날 궁금했던 점을 그녀에게 물어보았더니
“그게 우리들의 여보, 당신이예요.”  한다.

두 사람 다 교사였던 연애시절에, 그들은 서로의 성씨로 서로를
그렇게 리드미칼하게 장난스럽게 불렀었는데
지금까지도 그렇게 부른다는 것이었다.

얼마후 그녀가 지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토록 명랑하고 활발하고 매일 골프까지 치는 사람이......

그녀는 말이 잘 통하는 곳에서 본격적인 치료도 할겸해서 아들이 살고있는 한국으로 돌아갔다.  
내가 이렇게 서울에 오게 될줄 알았으면
또 이렇게나 오래 있을줄 알았으면
수소문을 해서라도 그녀를 좀 만나보았을것을………

내가 조화순씨를 못 본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