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한선민
글 수 2,982
모든 여자의 꿈은 혼자 여행가는 것이다.

여자 홀로 기다란 머리카락을 날리면서
기차에서 내리는 모습은 생각만해도
가슴이 저려오는 매력으로 느껴진다.
비행기 창가에 혼자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여자도 역시 아름답다.
바닷가를 혼자 걸어가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생각에 잠겨있는 여자의 모습도
그림처럼 멋지다.

이런 연출을 기대하면서
여자는 혼자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모든 여자의 영원한 꿈은 혼자 여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둘이 하고 싶은 여행보다는
혼자서 떠나고 싶은 여행의 충동이 더 크다.
가을이나 겨울 같은 특정한 계절이 아니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기분에 따라서
여자는 영원히 혼자 떠날 수 있는
여행을 꿈꾸면서 산다.
늘 가방을 싸기만 한다.
태어나서 엄마의 감시를 받으면서 요조숙녀로 자라나
겨우 어른이 되어 마음대로 행동하게 되었구나 했을 때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여자는 그 남자가 던진 새 그물에 또 갇히게 된다.
어머니의 그물 보다 더 촘촘하게 짠 그물을 들고
남자는 그 여자를 쫓는다.
때로는 그 그물을 사랑의 증명으로 받아들이면서
조금도 부자유스럽거나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날
그 그물이 갑자기 숨통을 조이면서 좁혀와
팔과 다리 그리고 사고까지도 압박한다.
그래서 그 그물의 눈을 체감하게 된다.
그 뒤 세월이 좀 지나면 아이들이 태어난다.
아이들은 더 작은 눈으로 짠 그물이 되어서 여자를 조여온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더 강하게 조여드는 결박의 끈으로
여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묶어놓고 만다.
잠시도 문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만든다.
스스로 나가지 않기도 하면서
언젠가는 못 나가는 것인지 안 나가는 것인지
그 구분이 애매할 때가 있다.
남자의 그물이 낡아서 맥없이 찢어지고 난 뒤에도
아이들이 들고있는 그물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그물이 낡도록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인지 짐작할 수도 없다.
결국 아이들이 커서 모두 어른이 된 날
여자는 모든 그물에서 해방된다.
그때 자기자신을 돌아다 보면
이미 오십이 가까워진 나이가 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그땐 여자가 홀로 가방을 들고 기차에서 내려도
조금도 아름답지 않고 매력있어 보이질 않는다.
청승스럽고 초라해 보일 뿐이다.
아무도그 여자한테 말을 걸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디로 가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고 싶지 않다.
말하자면 누구의 관심도
눈길도 끌 수 없는 여자가 되어버린 나이에야
겨우 모든 그물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자는 아무데에도 가고 싶어지지 않는다.
무슨 옷을 입고 나서야 남의 시선을 끌 수 있을까.
백화점에도 이름난 디자이너의 옷가게에도
몸에 맞는 옷은 없다.
마음으로는 젊어 보이는 옷을 고르고 싶은데
그런 디자인의 옷은 몸에 맞는 사이즈가 없다.
좋은 옷 입고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시간이
다 지나가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이제부터야말로 여자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다.
이제까지 놓친 시간이 아무리 길고 아깝다 해도
그건 생각하지 말기로 한다.
잊어버리기로 한다.
지워버리기로 한다.
여자는 가까운 사람들이 던져 놓았던 그물이
낡아 해지는 시간부터 나무꾼의 선녀처럼
자기한테로 돌아간다.
항상 챙겼다가 풀었다가 또 챙기고 다 풀었던 가방을
천천히 잘 생각해 가면서 싼다.
여자는 최대의 반항을 집 나가는 것으로 알고 산다.
한숨짓고 울면서 뱉어내는 말은
집을 나가겠다는 말이 고작이다.
그것은 절대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알리는 의미였던 게 분명하다.
온 가족의 관심이 여자로부터 떠나버리고 나서도
여자는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물러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누가 붙잡는 것도 아닌데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젠 어디든지 갈 수도 있지만 막상 혼자 떠날 용기가 없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그렇게 자기가 존재하고 싶은 자리에
자기 자신을 놓아두는 것이다.
나는 왜 살고 싶은 곳에 살 수 없을까.
무엇이 나를 얽매고 있는 것인가...
~다음카페에서 퍼옴~
Aqua - Aquarius
2003.11.26 17:40:47 (*.203.25.150)
인실언니. 안녕하세요?
여행을 좋아하시나봐요?
저는 가끔 저런 순간을 동경하는데
버스나 기차에서 사람들을 자꾸 의식하게 되요
혼자 여행하는 여자를 이상한 눈으로 보면 어쩌나 싶어........
그것을 신경쓰면
그것은 자유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생각으로만 그치는 바보랍니다 저는....(x15)
여행을 좋아하시나봐요?
저는 가끔 저런 순간을 동경하는데
버스나 기차에서 사람들을 자꾸 의식하게 되요
혼자 여행하는 여자를 이상한 눈으로 보면 어쩌나 싶어........
그것을 신경쓰면
그것은 자유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생각으로만 그치는 바보랍니다 저는....(x15)
2003.11.26 18:17:23 (*.219.143.17)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나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
인실씨가 터득한 자유가 있을법한 곳. 좋지않아요?
멀리 갈 것도 없이 강화 전등사만 갔다 왔어도 무지 좋더군요.
혼자서 터덜터덜...........
비록 버스안에서 끄덕끄덕 졸아도 "나홀로 여행" 꽤 좋다고 생각해요.
그 끈질긴 그물속에 갇혀 살았어도 멀쩡히 살아남은 우리 여자들.
이제라도 배낭 꾸려 떠나봄이 어떨지..........
인실씨가 터득한 자유가 있을법한 곳. 좋지않아요?
멀리 갈 것도 없이 강화 전등사만 갔다 왔어도 무지 좋더군요.
혼자서 터덜터덜...........
비록 버스안에서 끄덕끄덕 졸아도 "나홀로 여행" 꽤 좋다고 생각해요.
그 끈질긴 그물속에 갇혀 살았어도 멀쩡히 살아남은 우리 여자들.
이제라도 배낭 꾸려 떠나봄이 어떨지..........
2003.11.26 20:26:55 (*.83.187.228)
선배,후배 영희님! 아니예요. 여행을 좋아하지만 혼자 훌쩍은 아직...
올해 우리애가 대학생이 되어 ,이제야 촘촘한 그물을 벗어났죠.
우리 집 뒤에 산이 있는데, 거기도 동반자 없이는 못 가다가
얼마 전 부터 혼자 가 보았더니, 그맛이 괜찮더라구요.
좀 다른 얘기지만,백화점 돌아다니기도 혼자가 편하잖아요?
내맘대로 구경하고, 커피 사먹고, 물건도 고르고...
'산티아고'를 읽고 생각이 많이 컸어요.
함께 걷는 것이 덜 외롭고 힘도 덜 들 것 같은데
선배 영희님은 안 그러셨어요.
일행에게 '저는 걸음이 느리니 먼저 가세요' 하시곤
홀로 걸으시며,자유를 만끽하시더라구요.
나 쉬고 싶을 때 쉬고,먹고 싶을 때 먹고,
사진 찍고 싶으면 천천히 구도 잡아 찍고....
옆에 누가 있으면 그렇게 할 수 없죠.
후배 영희님
10회 모임에 혼자 당당히 와서 똑부러지게 취재해가는 거 보고 놀랐어요.
그 실력이면 혼자 '산티아고'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올해 우리애가 대학생이 되어 ,이제야 촘촘한 그물을 벗어났죠.
우리 집 뒤에 산이 있는데, 거기도 동반자 없이는 못 가다가
얼마 전 부터 혼자 가 보았더니, 그맛이 괜찮더라구요.
좀 다른 얘기지만,백화점 돌아다니기도 혼자가 편하잖아요?
내맘대로 구경하고, 커피 사먹고, 물건도 고르고...
'산티아고'를 읽고 생각이 많이 컸어요.
함께 걷는 것이 덜 외롭고 힘도 덜 들 것 같은데
선배 영희님은 안 그러셨어요.
일행에게 '저는 걸음이 느리니 먼저 가세요' 하시곤
홀로 걸으시며,자유를 만끽하시더라구요.
나 쉬고 싶을 때 쉬고,먹고 싶을 때 먹고,
사진 찍고 싶으면 천천히 구도 잡아 찍고....
옆에 누가 있으면 그렇게 할 수 없죠.
후배 영희님
10회 모임에 혼자 당당히 와서 똑부러지게 취재해가는 거 보고 놀랐어요.
그 실력이면 혼자 '산티아고'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2003.11.27 00:01:10 (*.203.25.150)
인실언니, 백화점은 저도 그래요. 거기는 누구랑 같이 가면 혼자 조용히 아이쇼핑을 할 수가 없어서 그때는 저도 혼자가요.그 점은 언니랑 저랑 같네요
또,,,저희집뒤에도 산인데 산책을 나갈때는 혼자가서 조깅도 하고 걷기도 하곤하죠
그런데 멀리 혼자 차를 타고 가는 것은 왜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생각은 늘 가득한데요
그러고 보니 조영희언니가 행한 여행길이 너무나도 부럽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네요. 모두들 멋진 선배님들 이세요
또,,,저희집뒤에도 산인데 산책을 나갈때는 혼자가서 조깅도 하고 걷기도 하곤하죠
그런데 멀리 혼자 차를 타고 가는 것은 왜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생각은 늘 가득한데요
그러고 보니 조영희언니가 행한 여행길이 너무나도 부럽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네요. 모두들 멋진 선배님들 이세요
2003.11.27 00:11:08 (*.241.41.20)
마자마자..
나는 우리집에서 만나면 또 모를까?
나혼자서 여행은 가도 선배언니들 와장창 있는데가서
취재는 못할것같네...
우리들 디게 웃긴다..
우리10동 11동사람들이 왠3동에와서
떠든다고 혼날것같다...
어여 우리집에가자..
언니들 기분좋으면 몰라도 나쁘면 존나혼날것같지?
얘네들이 늦은시간에 떠들며
왠 남의집을 기웃거리는거여???
동상!!!전영희!!!나와서 노올자~~~~~~
반백년씩이나 살았는데 욕까정먹으면 안됭께....
나는 우리집에서 만나면 또 모를까?
나혼자서 여행은 가도 선배언니들 와장창 있는데가서
취재는 못할것같네...
우리들 디게 웃긴다..
우리10동 11동사람들이 왠3동에와서
떠든다고 혼날것같다...
어여 우리집에가자..
언니들 기분좋으면 몰라도 나쁘면 존나혼날것같지?
얘네들이 늦은시간에 떠들며
왠 남의집을 기웃거리는거여???
동상!!!전영희!!!나와서 노올자~~~~~~
반백년씩이나 살았는데 욕까정먹으면 안됭께....
2003.11.27 00:15:04 (*.226.166.43)
나를 휘감던 이 그물들에서 벗어나는 그때
난,
자유로와 질수 있을까요?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며 나를 막아 섰던 모질고 질겼던 끈들에서 벗어나
자유로와 질수 있을까요?
지겨울만도한 그 익숙한 세상이
아득히 그리워지진 않을런지....................
난,
자유로와 질수 있을까요?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며 나를 막아 섰던 모질고 질겼던 끈들에서 벗어나
자유로와 질수 있을까요?
지겨울만도한 그 익숙한 세상이
아득히 그리워지진 않을런지....................
2003.11.27 02:17:09 (*.219.143.17)
우리 3동 사람들은 좀 구식이라 여기 나체가 등장하니까
고만 읽어보지도 않고 다 가버렸나봐.
지금 여기서 떠드는 우리들은 다 멋쟁이들이야요.
멋쟁이는 멋쟁이를 떠나지 못 하는 법.
미경씨, 나를 휘감는 그물은 누가 걷어주지 않더라구요.
때가 되면 저절로 삭는것도 아니였어요.
오직 내가 내 손으로 걷어야만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고만 읽어보지도 않고 다 가버렸나봐.
지금 여기서 떠드는 우리들은 다 멋쟁이들이야요.
멋쟁이는 멋쟁이를 떠나지 못 하는 법.
미경씨, 나를 휘감는 그물은 누가 걷어주지 않더라구요.
때가 되면 저절로 삭는것도 아니였어요.
오직 내가 내 손으로 걷어야만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2003.11.27 07:47:41 (*.203.25.150)
"나를 휘감는 그물은 누가 거어주지 않는다. 오직 내가 내손으로 걷어야만 하는거...
그 표현.............참 근사한 표현이네요.
적어두었다가 저도 나중에 써먹어야쥐............ ^^
그 표현.............참 근사한 표현이네요.
적어두었다가 저도 나중에 써먹어야쥐............ ^^
2003.12.01 21:20:12 (*.148.32.81)
맞아요 ! 나를 휘감고 있는 그물은 누가 걷어 주지도 않을 뿐더러 저절로 삭는 것도 아니더군요. 오직 내 손으로 걷어야만 하는 것이고 그 과정이 곧 삶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영희야! 너의 표현 너무 좋았어! 후배들에게 선배님 대접 받을 만 하네.......
전영희 후배님께서 올려 놓은 모든 여자의 꿈은 혼자 여행하는 것이다 글 잘 읽었고 사진도 잘 보았습니다. 다른 곳에서 접했다면 외설적이었을지도 모를 사진들이 여자만들만이 겪어 내야만했던 모든 굴레들이 엿보여지며 서글퍼지면서도 참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닥아오더군요
여자라는 자체가 서글프면서도 아름답고 예술적인 존재가 아닌가 생각 해 봅니다.
결혼하기전에는 혼자 여행하면 누가 잡아 갈까봐 엄두도 못내고 .......
결혼후에는 남편 있는 여자가....하는 색안경이 무서워 못하고......
자식을 낳고 보니 옴짝 달싹도 못하게 하는 일들이 왜 그다지도 많은지.....
그래서 계속 주저 앉다보니 아주 일어나는 방법조차도 잊어 버렸는데...
50중반을 넘어 가니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게 되더군요
전영희씨가 올린 글을 읽고 많은 부분 동감 하였고 저를 돌아보는 계기가되어 좋았습니다.
앞으로는 혼자 여행을 자주 갈까 합니다.
영희야! 너의 표현 너무 좋았어! 후배들에게 선배님 대접 받을 만 하네.......
전영희 후배님께서 올려 놓은 모든 여자의 꿈은 혼자 여행하는 것이다 글 잘 읽었고 사진도 잘 보았습니다. 다른 곳에서 접했다면 외설적이었을지도 모를 사진들이 여자만들만이 겪어 내야만했던 모든 굴레들이 엿보여지며 서글퍼지면서도 참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닥아오더군요
여자라는 자체가 서글프면서도 아름답고 예술적인 존재가 아닌가 생각 해 봅니다.
결혼하기전에는 혼자 여행하면 누가 잡아 갈까봐 엄두도 못내고 .......
결혼후에는 남편 있는 여자가....하는 색안경이 무서워 못하고......
자식을 낳고 보니 옴짝 달싹도 못하게 하는 일들이 왜 그다지도 많은지.....
그래서 계속 주저 앉다보니 아주 일어나는 방법조차도 잊어 버렸는데...
50중반을 넘어 가니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게 되더군요
전영희씨가 올린 글을 읽고 많은 부분 동감 하였고 저를 돌아보는 계기가되어 좋았습니다.
앞으로는 혼자 여행을 자주 갈까 합니다.
자, 작은 배낭을 꾸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