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


        글 : 한효순


당신의 고통으로 얻은 생명
흘러 온 세월 속에 안겨진
기쁨과 슬픔


그 자리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 계신 당신은
아직도 놓지 못한 버팀목입니다

젖무덤에 얼굴 묻고
울고 웃던 우리는
수없는 용서와 이해 속에
하나씩 허물 벗어가며 나이를 먹고
벗어나지 못한 당신의 그늘
그 아래서 행복을 배웠습니다

슬픔 한 자락 깔고
기쁨으로 덮고
근심 한웅큼 뿌려진 자리
희망을 덧뿌리며
당신의 치마폭에서 사랑을 주웠습니다

무거운 짐 맡기고
홀로가신 아버지
더러는 잊고 살아 온 이기적인 삶이

나누어 질 어깨 떠나보내고
힘겨운 그 길
돌아 볼
작은 여유마저 앗아가 버려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혼자 걸머진 당신
이제 겨우 한숨 돌리며 흔적을 더듬어 봅니다

점점 작아지는 당신 모습에
버티고 선 자신이 초라해 지고
물줄기 다 돌려놓고
마른 가슴 풀어 헤친 당신 모습에
받은 사랑 숨죽이며 꿈틀댑니다

당신 향한 사랑의 물꼬
터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