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회 - 게시판담당 : 윤순영
글 수 714
오십을 갓 넘으면서 잔 글씨가 아물아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유를 몰랐지..
왜 글이 아물거릴까?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더 심해서
신문을 볼수가 없었다.
왜 이럴까? 왜 이럴까? 하면서도 도통 이유를 몰랐는데,
어느날 문득 '아! 돋보기를 써야 할 때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였다.
허나 내가 누군가? 다른거라면 몰라도 눈 하나는 좋다고
일생을 자부 하면서 살았고, 아이들 아버지가 늘 하는소리..
자기는 눈이 너무 나빠 장애인이라면서 안경을 찾을때마다
글씨가 안보인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터였는데...
되지도 않은 자존심 때문에 도저히 안경은 쓸수가 없다고
수 개월을 버티고 살았었다. 안 보여서 애를 쓰면서도.
신문을 볼수 없으면 안보면 되지! 책을 읽을수 없으면 안보지뭐!!
그러던 어느날 딸아이의 한마디 "아이구, 엄마! 나같으면 안경쓰고
읽으면서 살겠다." 하는거였다.
순간 "응? 정말!! 안경을 쓰면 잘 보일텐데.. 와 이러고 사노!"
그래서 그날로 안경점엘 가서 안경을 맞췄다.
'정말 속 시원하구나, 진작 안경을 쓸걸' 했었지.
그다음 부터는 돋보기가 나와 함께 어디든 같이 다니는 중요한
소품이 되었다. 그런데 필요할때 꺼내서 사용하고는 어디다
두었는지 정신이 깜빡 깜빡 하면서 안경찾는것이 하루의
일과중 제일 처음 하는 일이 되었다.
글이 안보여 평생을 고생한 남편을 이해 하면서...
아니 이 안경이 어디갔을까?
어느날 길을 가는데 나이 드신 분이 길거리에서 돋보기를
팔고 있었다. '날마다 안경을 찾지말고 하나더 사야 겠구나!'
해서 하나를 더 샀는데 하나는 핸드백에 넣어다니고 하나는
거실에 놓아두고 사용했는데, 그러다보니 부엌에서도 안경이
필요한 일이 생기는 거다. 처음 산 라면이나 햇반을 샀을때,
설명서를 읽어야 할일이 생겨서 하나 더 사고...
그래서 지금은 안방에 하나, 거실에 하나, 부엌에 하나,
전화기옆에 하나, 컴퓨터옆에 또 하나, 핸드백에 하나, 영어책
교재 가방에도 하나, 차에도 하나,...도합 8개가 되었다.
그러던 중 교재 가방에 있던 안경을 잃어 버려서, 다시 안경점엘
가서 안경을 샀는데 아주 예쁜 만년필 같이 생긴 가지고 다니기
아주 편하게 생긴 안경을 팔고 있길래, 탐이나서 또하나를 샀는데
잃어버렸던 안경이 자동차 시이트 밑에서 발견이 되어 도합
10개가 되었다 . 이모든 게 돋보기 라는 사실...
지금은 손만 뻗으면 도처에 안경이 있다. 돋보기가...
2005.07.09 22:23:32 (*.84.109.74)
은숙아! 안녕!!!!!!
미진이아들 결혼식후 정말 오랫만에 정동길을 걸어보았지.
유행가가사에 곧잘 오르곤 하는 덕수궁돌담길이라던지 정동길 정동교회
어쩌면 한동안 까마득히 잊어버렸던 이름들인지도 몰라....
네 말대로 돋보기쓰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우리 눈같이
모든 사물과 추억들이 흐릿하고 가물거리는 그냥 그렇게
순리대로 받아들이길 연습하고 각오를 다지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나이 60의 인생정리반에 한 학생이길 나는 바란다네.
나도 초보 돋보기부터 해서 여러개의 안경을 갖고있다
지금은 단계가 점점 높어져 초보안경들은 치어버렸지.
가끔 돋보기 빠트리고 공공장소에서 남을 붙잡고 한글도
읽어달라거나 싸인할곳을 지적해달라거나 할때
서글퍼지거나 난감한적도 있었지만
어쩌겠나! 나이가 또는 세월이 가리키는 이 현상을....
착하게 순응함이 다른기관마저 퇴화됨을 지연시킨다는것을
아는이상말이지.
여보게 친구 잔글씨 공부 쉬엄쉬엄 하시게나
글씨공부는 조금 게으른것도 우리에겐 가끔은 필요하지 않을까말야.
미진이아들 결혼식후 정말 오랫만에 정동길을 걸어보았지.
유행가가사에 곧잘 오르곤 하는 덕수궁돌담길이라던지 정동길 정동교회
어쩌면 한동안 까마득히 잊어버렸던 이름들인지도 몰라....
네 말대로 돋보기쓰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우리 눈같이
모든 사물과 추억들이 흐릿하고 가물거리는 그냥 그렇게
순리대로 받아들이길 연습하고 각오를 다지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나이 60의 인생정리반에 한 학생이길 나는 바란다네.
나도 초보 돋보기부터 해서 여러개의 안경을 갖고있다
지금은 단계가 점점 높어져 초보안경들은 치어버렸지.
가끔 돋보기 빠트리고 공공장소에서 남을 붙잡고 한글도
읽어달라거나 싸인할곳을 지적해달라거나 할때
서글퍼지거나 난감한적도 있었지만
어쩌겠나! 나이가 또는 세월이 가리키는 이 현상을....
착하게 순응함이 다른기관마저 퇴화됨을 지연시킨다는것을
아는이상말이지.
여보게 친구 잔글씨 공부 쉬엄쉬엄 하시게나
글씨공부는 조금 게으른것도 우리에겐 가끔은 필요하지 않을까말야.
2005.07.10 08:35:53 (*.208.4.14)
은희야!! 너도 안녕?
그래 그날 정말 오래간 만에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었지..
나도 그옛날 직장이 그 근처여서 점심식사후 간혹 걸었던 길이였는데..
하도 오래간만이여서.. 전혀 다른곳을 걷는 느낌이였다..
나 돌아가는 시간에 맞춰 늦도록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우리 어렸을땐 정말 이해하지 못했던 노인들의 행동을
어쩜 우리가 그렇게 똑같이 쫓아가고 있는지...
지금도 내가 제일 자존심 상하는건 TV화면의 글자들이
내가 다 읽기전에 지워져 버린다는거지..
작은 글씨가 안보이는건 말할것도 없고
읽을수 있는 큰 글씨도 빨리 못읽는다는게...
왜 그렇게 자존심이 상하고 슬프게 느껴지는지...
허나 어쩌겠나.. 그것이 우리의 현실인걸....
9월이 시작되면 또 만날수 있으리라고 기대해 볼께..
그래 그날 정말 오래간 만에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었지..
나도 그옛날 직장이 그 근처여서 점심식사후 간혹 걸었던 길이였는데..
하도 오래간만이여서.. 전혀 다른곳을 걷는 느낌이였다..
나 돌아가는 시간에 맞춰 늦도록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우리 어렸을땐 정말 이해하지 못했던 노인들의 행동을
어쩜 우리가 그렇게 똑같이 쫓아가고 있는지...
지금도 내가 제일 자존심 상하는건 TV화면의 글자들이
내가 다 읽기전에 지워져 버린다는거지..
작은 글씨가 안보이는건 말할것도 없고
읽을수 있는 큰 글씨도 빨리 못읽는다는게...
왜 그렇게 자존심이 상하고 슬프게 느껴지는지...
허나 어쩌겠나.. 그것이 우리의 현실인걸....
9월이 시작되면 또 만날수 있으리라고 기대해 볼께..
안경을 찾으니 7개 밖에 보이질 않는다..
나머지 안경이 어디에 꼭꼭 숨었는지
찾을수가 없다..
흠~.. 이러다가 한 20여개 사게 되는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