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지독한 감기[그래서 독감?]를 앓았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40일 특별새벽기도를 하기 위해서 특별히 참석하는 성도들을 격려하고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각 속회가 제단에 바치기 위하여 준비하는 과일바구니 부터 찬양제 연습까지 지켜보다가  대 심방에 별무리선교훈련, 교회 앞 부침개전도 , 성서강좌, 주일 새벽기도 말씀준비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지내다 보니 몸이 정상궤도를 벗어난 것 같았습니다 . 바이러스들도 절호의 기회라고 눈치 챘는지 총력공격을 하였습니다. 마침 목사님도 40일 새벽기도교재인 '목적이 이끄는  삶' 강의 준비부터 목사고시 시험문제에, 신학교강의등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계시기에  아프다고 내색할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 10월 9일 은혼식에 가족과 식사하기로 한 약속이 한 달이 넘도록 지켜지지 못하는 가운데 덜컥 감기가 걸린 것입니다
  낮에는 아무일 없는듯이 예배와 교회일을 하고 집에만 들어오면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를 끌어 않고 신음하였습니다  
고열에 두통, 기침, 몸살을 다 끌어안고 간신히 새벽기도를 다녀와서는 아침10시 교회의 일이 시작 되기전까지 다시 침대에 누워서 펄펄펄, 칵칵카각 끙끙끅끙 신나게 앓았습니다. 밤 2시쯤 온 가족이 잠들고 교회에 기도하러 오는 인적도 끊어진 시간부터 새벽까지,  그리고 새벽기도 이후  아침이 밝기까지 혼미하고 달콤한 열병의 세계에 파묻쳤습니다. 이미 대학생이상이 된 아이들 어느 누구도 아침밥을 달라고 말하지 않았고 불 꺼진 방 옆을 살며시 지나갈 뿐이어서 며칠간을 마음껏 아플수 있었습니다
  그 혼미한 아픔 중에 어릴 적 소꿉장난하던 기억, 같이 놀던 고염나무가 있던 앞 집의 남자아이, 고등학교 때 칼바람 맞으며 고민하며 걷던 연안부두에서부터 윤동주의 서시, 그가 그리워하던 어릴 때 다녔던 용정의 십자가 탑이 높이 솟은 교회당과 그의 시 ‘외로웠던 사나이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 그리고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서 길상이 묘옥과 헤어지는 장면의 아픔을 연상하며[이 장면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뻐근하게 아픕니다] 애달프고 아스라한 아픔의 온기 속으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아픔은 외로움입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하나님과 나만의 비밀의 세계입니다. 깊은 밤에 중환자실에서 혼자 깨어있을 때의 쓸쓸함과 눈부신 환한 봄날 어둠의 방 속에 두꺼운 이불을 덮고 혼자 누워있는 버림 받은 고독감입니다. 저는 이 고독감을 아주 흠뻑 즐겼습니다 너무도 바쁜 일상과 성도들의 문제들을 잠시 비껴두고 오직 내 몸 아픈 것만 생각해도 좋은 그 시간, 내게는 거의 주어지지 않던 그 시간을 즐기고 즐겼습니다.
가을이 지나서 겨울로 들어서는데  나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일상의 세계로 가기 전에 아끼고 감춰두었던 과거의 기억의 거울을 응시하며 지나간 시간 속에 나를 침잠시키고 아무도 눈치 못 채게 마음껏 나만을 생각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특별기도, 수능, 추수감사절 축제도 마무리하고 미국의 선진교회를 돌아보며 새로운 해의 목회계획을 새우려고 합니다  
중형교회로 발돋움하는 시기에 새로운 목회패러다임도 생각해 보고  홀홀단신 개척해서 20년간 달려온 목회길도 객관적 시각에서 돌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새 힘을 얻어서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축복하라고 명하신, 그 집안의 저주를 끊고 행복의 샘을 솟구치게 하라고 맡기신 과제를 수행하며 인물을 배출하는 믿음의 명문가를 세우는데 더 효괴적인 계획들도 세우고자 합니다 . 하나님의 은혜를 간절히 바라는 사랑하는 성도들의 집안에 생수를 넘치게 하는 축복의 입술과 마음으로 새 날을 시작하려 합니다 지난 아픔들을 다 날려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