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김경희 - 인일13 다음카페 가기 - 13회 아이러브스쿨 가기
글 수 916
지난 주 이래로--- 집 밖을 벗어나 잠을 잔 횟수가 무려 세번째가 된다.
16,17 일의 연휴동안 교회에서 석모도로 수련회를 갔던 것은 남편을 포함한 교우들과 함께였으니 그렇다치고, 방학이 시작되던 날인 21일에도 영흥도에서 있던 분회 MT 에 참석하느라 밖에서 1박을, 그리고 또 주일저녁인 23일 어제 밤도 집을 나와서 자게 되었다.
정말로-- 오랫만에 너무 즐거웠던 분회 MT의 진한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언니네 집을 지키기 위해 본의 아닌 외박을 하게 된것이다.
아니 좀더 정확히 얘기하지면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 언니네 개(dog)인 흰눈이를 지켜주기 위해 언니네로 올라와 잠을 잔 것이다.
흰눈이!
2000년 8월, 3개월적부터 분양받아 키우는 우리 집 개 '코카'의 새끼가 바로 '흰눈이'다.
잉글리쉬 코카스파니엘 종인 코카는 우리집 개이고, 나는 그녀의 주인이고, 흰눈이는 코카의 아들이고, 그러면 나는 흰눈이의 할머니? 아줌마? 엄마?
어릴적부터 친정아버지가 개를 좋아하셔서 진도개, 포인터, 달마시안,발바리, 잡종 등 계속 개를 키우며 자랐지만 2000년 여름, 27평에서 32평의 아파트로 옮기며 정성스레 수리와 청소를 하고 한숨 돌린 내게 남편과 두 딸이 소근대며 작당모의를 한 끝에 사가지고 온 귀가 길다란 코카는 내게 또 하나의 일거리가 되었다.
"엄마, 우리가 목욕 시키고 똥 다 치울게요."
"여보, 내가 산책은 담당할게. 애들과의 약속을 지켜야해서 어쩔 수 없었어."
자기 방 청소도 제대로 못 해내는 딸들과 늘 분주하고 바쁜 공인인 남편에게서 그 약속에 대한 실천을 믿은 건 아니었지만, 그 일은 털과 냄새 그리고 위생상태 유지의 불균형을 참지 못하는 내가 -견디는 데까지 견디다- 결국 투덜대며 해내야 하는 또 다른 일과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어느새 코카는 또 다른 귀엽고 귀한 우리의 자식이 되어갔다.
1 년동안은 그야말로 천방지축으로 이리뛰고 저리뛰며 대소변을 못가리는데다가 6개월마다 하는 생리때가 되면 온 집이 비상일 정도였는데 새끼를 한 번 낳게 하자는 합의 끝에 임신이 되고 난 뒤로 코카는 너무 조신한 여인네 개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작은 종의 개는 아니지만 뱃 속에 동일한 종의 다른 새끼들보다 머리 하나쯤은 더 큰 새끼가 6마리나 들어있어 60 여일의 임신기간을 거친 후 코카는 제왕절개로 새끼를 낳게 되었다.
방방 뛰며 오르던 소파에도 배가 불러지면서 뛰어오르지 못하는 코카는
진통이 오던 며칠은 자다가 몇 번이나 내게 달려와 발톱으로 마구 긁으며 나를 깨워댔다.
방 구석이나 책상 밑으로 들어가 터를 잡듯 마구 긁어대기도 했다.
드디어 산기가 보이던 날, 촉진제를 맞게하고 30분간 내가 안고 있으면서 자연분만을 시도했지만 헥헥대며 부들부들 떨기만 할뿐 출산의 기미가 없자 제왕절개를 하기로 결정을 했다.
진찰대에 눕히고 마취를 하는 순간 혀가 늘어지며 길게 밖으로 나왔다 .수의사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둘둘 말더니 코카를 안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꼬물락 거리는 새끼들이 연이어 밖으로 운반되어 나왔다.
엥엥엥엥 소리를 내면서----------
"아주머니, 제가 탯줄을 끊을테니 이 휴지로 강아지들을 깨끗이 벅벅 닦어주세요. 빨리요!!"
간호조무사의 말에 따라 휴지를 뜯어 벅벅 닦으려 하면 또 한마리가 나오고,닦으려 하면 또 한마리가 나오고, 잘못해서 산낙지같이 움직이는 그 아그들을 그만 떨어뜨리기도 했다.
추운 겨울의 한 복판이던 그 날, 라면 박스에 6 마리의 강아지들을 담고 배를 꿰멘 어미개 코카를 남편이 차로 실어 집으로 데려왔다.
그 날부터 우리 집은 완전 '개 판'이었다.
찢은 배를 아파하며 불은 젖을 새끼들에게 물리지 않으려는 어미개와, 꼬리를 세우며 죽겠다고 엄마 젖을 파고 드는 강아지들에게 가족들이 달려들어 우유를 먹이고, 오줌, 똥도 닦아주고 하다보면 어느새 한마리는 목욕탕 하수구에 빠지려는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엄마개의 수술자리가 덧나서 다시 꿰메는 사건이 생기기도 하고-----
꼭 박스에 들어가서만 젖을 먹이려는 엄마개의 밑에 강아지가 깔리지 않게 하기 위해 불침번을 서기도 하고---------
"아유! 사람사는 것도 힘든데 왜 개까지 사와서 나를 못살게 굴어! 정말----"
그나마 겨울방학이었으니 망정이지 출퇴근을 하며 그 일들을 감당하려 했다면 나는 아마 죽었을 거다.
그런 과정 속에서 어미 코카는 조신하게 철든 엄마가 되어 이리저리 천방지축 뛰어다니지도 않게 되었고 엄마답게 대소변도 가리게 되었다. 그리고 강아지들이 귀찮게 하면 몰래 숨기도 하는 잔꾀를 부리기도 했다.
강아지들이 태어난지 2달이 지나면서 꼬리 잘라주기, 예방접종 하기 등을 마친 후에도 우리의 의무는 그것에 그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으로 그 아그들을 분양을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럭저럭 5마리의 강아지들이 집을 떠나갔지만 눈 주변에 흰 털이 박히고 덩치는 크지만 인물은 영 아닌, 게다가 심술맞기까지 해서 자기 형제들을 괜히 따라다니며 괴롭히던 한 놈만 남게 되었다.
혼자 남게 되니까 외로움까지 타면서 낑낑 울어대서 내가 수건으로 들쳐 업고 집안일을 하기도 했다.
그놈의 이름을 '흰눈이'라고 지어줬다.
6개월이 다 되도록 아무도 흰눈이를 데려가지 않고 우리집은 모자 개까지 합쳐 6식구가 되었다.
코카와 흰눈이는 우리가 어딜 가든지 늘 동행하는 가족이었다.
양평에 있던 작은 시골집에 갈 때는 여지없이 두 마리를 데리고 가서 풀어주고 마음껏 놀게 했고 집 뒷 산에 오를 때도 꼭 두 마리의 개들은 가족이 되어 우리와 동행했다.
영국 왕실에서 도요새를 잡던 사냥개 출신이라는 코카들은 비둘기나 새만 보면 온 힘을 다해 쫓아가는 모습을 보여 유전자의 당위성을 입증하기도 한다.
교사에, 엄마에, 주부에, 사모에 게다가 개 두마리까지 -- 늘 바쁜 동생의 일상을 보다 못한 언니가 나를 돕는 의미로 흰눈이를 데려다 키우기로 결정했다.
형부가 개를 싫어하고 특히 코카스파니엘 같은 큰종의 개는 싫다고 했지만 순전히 나를 위해서 언니가 남편의 뜻을 거역하며 흰눈이를 떠 안은 것이다.
다른 강아지들을 분양할때도 섭섭했지만 6개월동안 업어 키우기까지 한 흰눈이에게는 미운정 고운정이 더 들어서 마음이 아팠다.
더구나 언니네 집에 데려다 놓으니 흰눈이는 쭈그리고 소파 밑으로 들어가 숨어 나오지 않다가 우리가 집에 오려고 하자 자기가 먼저 갈 채비를 차렸다.
집으로 돌아와 '언니가 오죽 잘 키워주겠어!'하며 서글픈 마음을 달래던 나는 전화를 통해 아무것도 안 먹고 현관 문 바로 앞에 쭈그리고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흰눈이의 얘기를 들은 후 그만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흰눈이 어떻게!!----------"
하면서.
대소변을 못 가리고 마루를 새로 깔은 언니 집의 골치거리가 되기도 하고 , 자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형부에게는 곁을 주지 않고, 언니를 무척 따르면서도 낮에 혼자 있어야 하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언니에게 달려들어 무는 바람에 몇 달 간 우리집으로 쫓겨오기도 했지만 흰눈이는 이제 아주 매력적인 자태의 성견이 되었다.
언니가 강의가 없는 날이면 올림픽 공원에 데려가 몇 시간씩 운동을 시키고, 목욕에 미용에,정성스레 키워서 애교도 만점, 지혜도 만점인 손을 들어 문도 열 줄 아는 멋진 흰눈이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5살이 되어가는 이 흰눈이가 아직 우리 가족들을 잊지 않고 우리 집 근처에만 와도 먼저 뛰어와 우리 가족들에게 몸을 비비며 반가워하는 것 뿐 아니라
내가 전화를 하면 소리를 듣고 크게 울어대는 것이 큰 얘기거리가 되었다.
남편이나 애들을 다 잊지 않고 좋아하지만 유독 내 목소리를 들으면 울부짖고 며칠 간 우울해 하는 것이다.
이 흰눈이를 위해서 휴가를 떠날때마다 언니는
" 흰눈이 친 엄마! 와서 봐 주라. 어디 맡길 데도 마땅잖고 너희 집까지는 인천이니 너무 멀고---"
히며 부탁을 하고, 나는 기꺼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서 아들? 손주? 친구? 인 흰눈이와 함께 하는 우리 둘만의 시간을 오붓하게 갖는 것이다.
어제 밤에도 흰눈이는 나와 산책을 하고 밥을 먹고, 내 주위를 돌며 핥고 뽀뽀를 하고,내게 몇 시간 동안 공을 던지고 놀아달라고 하고, 화장실까지 따라오고, 매일 자는 자기 자리에서 자지 않고 내 옆에서 자기의 큰 몸을 기대며 잤다.
인간 못된 것이 개 만도 못하다고 하는 이들도 있고,
못된 인간들이 애완견을 부모보다 더 섬긴다고 비판도 하지만,
세월이 간다한들 우리 '흰눈이' 를 내가 어찌 돌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렇지 흰눈아!! 그지 ??!!
2006년 7월 이은미
16,17 일의 연휴동안 교회에서 석모도로 수련회를 갔던 것은 남편을 포함한 교우들과 함께였으니 그렇다치고, 방학이 시작되던 날인 21일에도 영흥도에서 있던 분회 MT 에 참석하느라 밖에서 1박을, 그리고 또 주일저녁인 23일 어제 밤도 집을 나와서 자게 되었다.
정말로-- 오랫만에 너무 즐거웠던 분회 MT의 진한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언니네 집을 지키기 위해 본의 아닌 외박을 하게 된것이다.
아니 좀더 정확히 얘기하지면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 언니네 개(dog)인 흰눈이를 지켜주기 위해 언니네로 올라와 잠을 잔 것이다.
흰눈이!
2000년 8월, 3개월적부터 분양받아 키우는 우리 집 개 '코카'의 새끼가 바로 '흰눈이'다.
잉글리쉬 코카스파니엘 종인 코카는 우리집 개이고, 나는 그녀의 주인이고, 흰눈이는 코카의 아들이고, 그러면 나는 흰눈이의 할머니? 아줌마? 엄마?
어릴적부터 친정아버지가 개를 좋아하셔서 진도개, 포인터, 달마시안,발바리, 잡종 등 계속 개를 키우며 자랐지만 2000년 여름, 27평에서 32평의 아파트로 옮기며 정성스레 수리와 청소를 하고 한숨 돌린 내게 남편과 두 딸이 소근대며 작당모의를 한 끝에 사가지고 온 귀가 길다란 코카는 내게 또 하나의 일거리가 되었다.
"엄마, 우리가 목욕 시키고 똥 다 치울게요."
"여보, 내가 산책은 담당할게. 애들과의 약속을 지켜야해서 어쩔 수 없었어."
자기 방 청소도 제대로 못 해내는 딸들과 늘 분주하고 바쁜 공인인 남편에게서 그 약속에 대한 실천을 믿은 건 아니었지만, 그 일은 털과 냄새 그리고 위생상태 유지의 불균형을 참지 못하는 내가 -견디는 데까지 견디다- 결국 투덜대며 해내야 하는 또 다른 일과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어느새 코카는 또 다른 귀엽고 귀한 우리의 자식이 되어갔다.
1 년동안은 그야말로 천방지축으로 이리뛰고 저리뛰며 대소변을 못가리는데다가 6개월마다 하는 생리때가 되면 온 집이 비상일 정도였는데 새끼를 한 번 낳게 하자는 합의 끝에 임신이 되고 난 뒤로 코카는 너무 조신한 여인네 개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작은 종의 개는 아니지만 뱃 속에 동일한 종의 다른 새끼들보다 머리 하나쯤은 더 큰 새끼가 6마리나 들어있어 60 여일의 임신기간을 거친 후 코카는 제왕절개로 새끼를 낳게 되었다.
방방 뛰며 오르던 소파에도 배가 불러지면서 뛰어오르지 못하는 코카는
진통이 오던 며칠은 자다가 몇 번이나 내게 달려와 발톱으로 마구 긁으며 나를 깨워댔다.
방 구석이나 책상 밑으로 들어가 터를 잡듯 마구 긁어대기도 했다.
드디어 산기가 보이던 날, 촉진제를 맞게하고 30분간 내가 안고 있으면서 자연분만을 시도했지만 헥헥대며 부들부들 떨기만 할뿐 출산의 기미가 없자 제왕절개를 하기로 결정을 했다.
진찰대에 눕히고 마취를 하는 순간 혀가 늘어지며 길게 밖으로 나왔다 .수의사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둘둘 말더니 코카를 안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꼬물락 거리는 새끼들이 연이어 밖으로 운반되어 나왔다.
엥엥엥엥 소리를 내면서----------
"아주머니, 제가 탯줄을 끊을테니 이 휴지로 강아지들을 깨끗이 벅벅 닦어주세요. 빨리요!!"
간호조무사의 말에 따라 휴지를 뜯어 벅벅 닦으려 하면 또 한마리가 나오고,닦으려 하면 또 한마리가 나오고, 잘못해서 산낙지같이 움직이는 그 아그들을 그만 떨어뜨리기도 했다.
추운 겨울의 한 복판이던 그 날, 라면 박스에 6 마리의 강아지들을 담고 배를 꿰멘 어미개 코카를 남편이 차로 실어 집으로 데려왔다.
그 날부터 우리 집은 완전 '개 판'이었다.
찢은 배를 아파하며 불은 젖을 새끼들에게 물리지 않으려는 어미개와, 꼬리를 세우며 죽겠다고 엄마 젖을 파고 드는 강아지들에게 가족들이 달려들어 우유를 먹이고, 오줌, 똥도 닦아주고 하다보면 어느새 한마리는 목욕탕 하수구에 빠지려는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엄마개의 수술자리가 덧나서 다시 꿰메는 사건이 생기기도 하고-----
꼭 박스에 들어가서만 젖을 먹이려는 엄마개의 밑에 강아지가 깔리지 않게 하기 위해 불침번을 서기도 하고---------
"아유! 사람사는 것도 힘든데 왜 개까지 사와서 나를 못살게 굴어! 정말----"
그나마 겨울방학이었으니 망정이지 출퇴근을 하며 그 일들을 감당하려 했다면 나는 아마 죽었을 거다.
그런 과정 속에서 어미 코카는 조신하게 철든 엄마가 되어 이리저리 천방지축 뛰어다니지도 않게 되었고 엄마답게 대소변도 가리게 되었다. 그리고 강아지들이 귀찮게 하면 몰래 숨기도 하는 잔꾀를 부리기도 했다.
강아지들이 태어난지 2달이 지나면서 꼬리 잘라주기, 예방접종 하기 등을 마친 후에도 우리의 의무는 그것에 그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으로 그 아그들을 분양을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럭저럭 5마리의 강아지들이 집을 떠나갔지만 눈 주변에 흰 털이 박히고 덩치는 크지만 인물은 영 아닌, 게다가 심술맞기까지 해서 자기 형제들을 괜히 따라다니며 괴롭히던 한 놈만 남게 되었다.
혼자 남게 되니까 외로움까지 타면서 낑낑 울어대서 내가 수건으로 들쳐 업고 집안일을 하기도 했다.
그놈의 이름을 '흰눈이'라고 지어줬다.
6개월이 다 되도록 아무도 흰눈이를 데려가지 않고 우리집은 모자 개까지 합쳐 6식구가 되었다.
코카와 흰눈이는 우리가 어딜 가든지 늘 동행하는 가족이었다.
양평에 있던 작은 시골집에 갈 때는 여지없이 두 마리를 데리고 가서 풀어주고 마음껏 놀게 했고 집 뒷 산에 오를 때도 꼭 두 마리의 개들은 가족이 되어 우리와 동행했다.
영국 왕실에서 도요새를 잡던 사냥개 출신이라는 코카들은 비둘기나 새만 보면 온 힘을 다해 쫓아가는 모습을 보여 유전자의 당위성을 입증하기도 한다.
교사에, 엄마에, 주부에, 사모에 게다가 개 두마리까지 -- 늘 바쁜 동생의 일상을 보다 못한 언니가 나를 돕는 의미로 흰눈이를 데려다 키우기로 결정했다.
형부가 개를 싫어하고 특히 코카스파니엘 같은 큰종의 개는 싫다고 했지만 순전히 나를 위해서 언니가 남편의 뜻을 거역하며 흰눈이를 떠 안은 것이다.
다른 강아지들을 분양할때도 섭섭했지만 6개월동안 업어 키우기까지 한 흰눈이에게는 미운정 고운정이 더 들어서 마음이 아팠다.
더구나 언니네 집에 데려다 놓으니 흰눈이는 쭈그리고 소파 밑으로 들어가 숨어 나오지 않다가 우리가 집에 오려고 하자 자기가 먼저 갈 채비를 차렸다.
집으로 돌아와 '언니가 오죽 잘 키워주겠어!'하며 서글픈 마음을 달래던 나는 전화를 통해 아무것도 안 먹고 현관 문 바로 앞에 쭈그리고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흰눈이의 얘기를 들은 후 그만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흰눈이 어떻게!!----------"
하면서.
대소변을 못 가리고 마루를 새로 깔은 언니 집의 골치거리가 되기도 하고 , 자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형부에게는 곁을 주지 않고, 언니를 무척 따르면서도 낮에 혼자 있어야 하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언니에게 달려들어 무는 바람에 몇 달 간 우리집으로 쫓겨오기도 했지만 흰눈이는 이제 아주 매력적인 자태의 성견이 되었다.
언니가 강의가 없는 날이면 올림픽 공원에 데려가 몇 시간씩 운동을 시키고, 목욕에 미용에,정성스레 키워서 애교도 만점, 지혜도 만점인 손을 들어 문도 열 줄 아는 멋진 흰눈이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5살이 되어가는 이 흰눈이가 아직 우리 가족들을 잊지 않고 우리 집 근처에만 와도 먼저 뛰어와 우리 가족들에게 몸을 비비며 반가워하는 것 뿐 아니라
내가 전화를 하면 소리를 듣고 크게 울어대는 것이 큰 얘기거리가 되었다.
남편이나 애들을 다 잊지 않고 좋아하지만 유독 내 목소리를 들으면 울부짖고 며칠 간 우울해 하는 것이다.
이 흰눈이를 위해서 휴가를 떠날때마다 언니는
" 흰눈이 친 엄마! 와서 봐 주라. 어디 맡길 데도 마땅잖고 너희 집까지는 인천이니 너무 멀고---"
히며 부탁을 하고, 나는 기꺼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서 아들? 손주? 친구? 인 흰눈이와 함께 하는 우리 둘만의 시간을 오붓하게 갖는 것이다.
어제 밤에도 흰눈이는 나와 산책을 하고 밥을 먹고, 내 주위를 돌며 핥고 뽀뽀를 하고,내게 몇 시간 동안 공을 던지고 놀아달라고 하고, 화장실까지 따라오고, 매일 자는 자기 자리에서 자지 않고 내 옆에서 자기의 큰 몸을 기대며 잤다.
인간 못된 것이 개 만도 못하다고 하는 이들도 있고,
못된 인간들이 애완견을 부모보다 더 섬긴다고 비판도 하지만,
세월이 간다한들 우리 '흰눈이' 를 내가 어찌 돌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렇지 흰눈아!! 그지 ??!!
2006년 7월 이은미
2006.08.14 10:28:45 (*.208.153.131)
TV 동물 농장 한 장면을 보는듯하구나
우리도 개가 2마리나 있지만
우연찮게 모두 숫놈이라서
저런 이야기의 내용이 신기 하기만 하구나
우리집 푸들이 있는데 거의 노년기에 접어들어
이빨도 다 빠지고..
그런데다 백내장이 걸린듯 앞이 안보여
여기저기 부딪치고 다니는데
정말 안스러워 보기 힘들다...
그런데다가 3살 먹은 마르치스가 할아버지 푸들을 공경하지 않고
가끔가다 조폭처럼 대드는데..
그거 말리느라 소리지르고 하다보니..
이 더운데 힘이 다 빠진다....
나이들고 병들은 푸들을 곁에서 보며 측은해하며...
다시는 개 안키운다고 우리 딸에게 이야기 해 놓고는
단추(마르티스)는 너 시집 갈때 데리구 가!!! 했다
근데 우리 딸이 언제 시집 갈지는 모르지만...
은미야 오랜만에 들어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니
한결 13기 방이 푸근 해지는구나

우리도 개가 2마리나 있지만
우연찮게 모두 숫놈이라서
저런 이야기의 내용이 신기 하기만 하구나
우리집 푸들이 있는데 거의 노년기에 접어들어
이빨도 다 빠지고..
그런데다 백내장이 걸린듯 앞이 안보여
여기저기 부딪치고 다니는데
정말 안스러워 보기 힘들다...
그런데다가 3살 먹은 마르치스가 할아버지 푸들을 공경하지 않고
가끔가다 조폭처럼 대드는데..
그거 말리느라 소리지르고 하다보니..
이 더운데 힘이 다 빠진다....
나이들고 병들은 푸들을 곁에서 보며 측은해하며...
다시는 개 안키운다고 우리 딸에게 이야기 해 놓고는
단추(마르티스)는 너 시집 갈때 데리구 가!!! 했다
근데 우리 딸이 언제 시집 갈지는 모르지만...
은미야 오랜만에 들어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니
한결 13기 방이 푸근 해지는구나

2006.08.14 10:39:18 (*.48.46.234)
은미의 흰눈이 얘기 재미있게 읽었네.
어찌 이리 구수한 글솜씨의 은미가 이제야 나타났누?
그래,이제라도 자주 재미있는 얘기들 많이 풀어 놓아 주렴~(x8)
어찌 이리 구수한 글솜씨의 은미가 이제야 나타났누?
그래,이제라도 자주 재미있는 얘기들 많이 풀어 놓아 주렴~(x8)
2006.08.14 13:07:00 (*.118.6.133)
강아지 안키워본 사람은 이해 못할꺼야~ 나두 강아지를 좋아해 데리고 왔더니 어머니(우리어머닌 특히 결벽증이있으심)와 남편이 어찌 반대하던지 할수없이 친정엄마한테 맡기고 일주일에 한번 가서 본단다~ 내가가면 높이
뛰기 선수 저리가라 할만큼 번쩍 번쩍 뛰고 좋아서 어찌할줄 몰라한단다. 그래서 속으로 '사람보다 낫다' 한다.
ㅎㅎㅎ
뛰기 선수 저리가라 할만큼 번쩍 번쩍 뛰고 좋아서 어찌할줄 몰라한단다. 그래서 속으로 '사람보다 낫다' 한다.
ㅎㅎㅎ
2006.08.15 14:45:42 (*.118.176.174)
음~ 강아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반갑네.나도 강아지이야기라면 할이야기가 산더미지.
친정아버지다 키우시던 코카한마리가 있어.바우...
아버지가 노인병원에 입원한지 세달이 되어가는데 혼자 살고있지
처음엔 낮에 문열어주고 저녁에 집안에들여다놓고 했는데 요즘은 혼자있는게 너무 안스러워서 아주 문을 열어놓았어.
집안에 갖혀있을땐 나가려고 하던 녀석이 문을 열어놓으니까 집안에만 있네.
이층집식구들이 나가는게보이면 잽싸게 달려가서 짖어대던넘이 어제보니 달려나가서 꼬리를 치고 있더라구.사람이 그리웠었나봐.
시골 넓은 마당에서 시쭈한마리 기르고있는 작은언니네 데려다놓으라고하는데 몸집이 너무커서 혹시 누가 잡아갈까봐 망설이고 있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집을 팔때까지 몇년간은 길러야지.
내가 그쪽에 일이있어서 매일 가는데 저녁에 오래 있어주고 싶어도 우리집에도 예민한 말티즈 -코리-가있거든 내가오길 목빠지게 기다리고있을걸생각하면 ...
큰언니가 내년에 명퇴하면 언니네아파트에서 기르면 좋겠는데..아파트에서 키우기엔 코카치고도 좀 큰편이라....그래도 형부가 워낙 강아지를 좋아해서. 지금도 주말이면 바우데려다가 운동시키고 목욕시키고...정이 많은 분이지.
...................................
나도 은미 너보다 일찍 갱년기를 보냈는데 우리 코리가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꺼야.
그녀석들 귀찮게 할때도 있지만 주는 게 더 많은 아이들이지....
친정아버지다 키우시던 코카한마리가 있어.바우...
아버지가 노인병원에 입원한지 세달이 되어가는데 혼자 살고있지
처음엔 낮에 문열어주고 저녁에 집안에들여다놓고 했는데 요즘은 혼자있는게 너무 안스러워서 아주 문을 열어놓았어.
집안에 갖혀있을땐 나가려고 하던 녀석이 문을 열어놓으니까 집안에만 있네.
이층집식구들이 나가는게보이면 잽싸게 달려가서 짖어대던넘이 어제보니 달려나가서 꼬리를 치고 있더라구.사람이 그리웠었나봐.
시골 넓은 마당에서 시쭈한마리 기르고있는 작은언니네 데려다놓으라고하는데 몸집이 너무커서 혹시 누가 잡아갈까봐 망설이고 있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집을 팔때까지 몇년간은 길러야지.
내가 그쪽에 일이있어서 매일 가는데 저녁에 오래 있어주고 싶어도 우리집에도 예민한 말티즈 -코리-가있거든 내가오길 목빠지게 기다리고있을걸생각하면 ...
큰언니가 내년에 명퇴하면 언니네아파트에서 기르면 좋겠는데..아파트에서 키우기엔 코카치고도 좀 큰편이라....그래도 형부가 워낙 강아지를 좋아해서. 지금도 주말이면 바우데려다가 운동시키고 목욕시키고...정이 많은 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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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은미 너보다 일찍 갱년기를 보냈는데 우리 코리가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꺼야.
그녀석들 귀찮게 할때도 있지만 주는 게 더 많은 아이들이지....
2006.08.17 12:46:51 (*.133.156.168)
하이, 사춘기 푼수명랑소녀 잘 있었니?
이런 비밀 누설해도 되는건가? ㅋㅋㅋ
네 글솜씨는 여전하구낭^^
흰눈이...꽤나 서정적인 이름이라 생각했는데
눈이 눈이 아니라 눈이었구나.ㅎㅎㅎ
암튼 네 글을 대하니 정말 흐뭇하다.
난 글솜씨는 별로 없지만 책읽기는 무척 좋아하지.
그래서 그 시절 별명이 책벌레이기도 했어.
김무출선생님이 지어주신 별명이야ㅎㅎㅎ
모처럼만의 휴식시간인데 너땜에 일거리 하나 더 늘었당.
네 글에 댓글다는 일말야.
물론 기꺼이 즐건 마음으로 하겠지만...ㅋ
녹슬지 않은 네 글솜씨에 댓글다는 기쁨을 오래도록 누리도록... 부탁해^^*
이런 비밀 누설해도 되는건가? ㅋㅋㅋ
네 글솜씨는 여전하구낭^^
흰눈이...꽤나 서정적인 이름이라 생각했는데
눈이 눈이 아니라 눈이었구나.ㅎㅎㅎ
암튼 네 글을 대하니 정말 흐뭇하다.
난 글솜씨는 별로 없지만 책읽기는 무척 좋아하지.
그래서 그 시절 별명이 책벌레이기도 했어.
김무출선생님이 지어주신 별명이야ㅎㅎㅎ
모처럼만의 휴식시간인데 너땜에 일거리 하나 더 늘었당.
네 글에 댓글다는 일말야.
물론 기꺼이 즐건 마음으로 하겠지만...ㅋ
녹슬지 않은 네 글솜씨에 댓글다는 기쁨을 오래도록 누리도록... 부탁해^^*
강제로 일주일 이상 동물과 생활을 하게 해보면 어느 누구도 그 정을 떼지 못할꺼에요.
나도 혼혈개(ㅎㅎ)를 키우지만 처음부터 반겨했던 것은 아니에요.
강제로 맡겨지다 시피 했는데, 지금은 삶이 짧은 소형견들의 그것 처럼, 우리 귀동이가 만약 죽는다면?
이런 생각을 할때마다 못견디게 눈물이 나고 안타까워요.
특히 혼자 두고 외출을 할때는 밖에 나가서도 맘이 그리 편치는 못해요.
싫컷 정을 들여놓고 비록 언니네 집이라 해도 멀리 떼어 놓을때의 후배 마음을 십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어요.
그래도 언니네 집이니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볼 수 있겠죠?
그것 만으로도 참 다행이에요.
아파트가 아닌, 마당이 있는 집에만 산다면 나도 우리 귀동이 심심치 않게 친구 몇면 더 데려다 키우고 싶어요.
은미후배,
흰눈이 모녀의 사진도 올려봐요. 얼마나 이쁠까? (: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