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안녕!

그동안 소식을 전하지 못했구나.

그동안 인천시내에서 편하게 교직생활을 해왔던 내가 교동이라는 정말 낮설고 물설은 곳에 와서 장대만한 아이들과 마주하니 1년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이되는 것이 사실이야.

인천에서 1시간 30여분을 달려 창후리 뱃터에 도착, 그곳에서 10여분 배를 타고 가면 아담하고 포근한 마을 대롱리에 도착한단다. 4키로를 달려서와야 내가 근무하는 교동고에 도착을 한단다.

남들은 어려운 곳에 발령을 받았다고 하지만 교과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관사에 짐을 옮겨놓고 평소에 하지 않았던 식사도 혼자서 해결하고 조그만 방에 뚝 떨어져서 생활하다보니 서글픈 생각도 드는구나.

무엇을 위해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노력을 해야겠지. 고3 담임으로 배정을 받고 너무나 많은 고민을 하였단다. 고사도 해봤지만 중학교에서 오고 고등학교에서는 2명 밖에 없는데 한명은 대학원을 다니고 결정적인 이유는 생활지도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나보다 떡때가 좋은 아이들과 오늘도 기싸움을 벌이고 있어요.

배시간이 5시 30분이라 일요일에 들어오면 점심먹고 곧바로 뒤돌아서 교동으로 와야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월요일 첫배로 들어왔단다.

새벽4시에 일어나 화장을 하고 밥도 못먹고 5시10에 출발하여 창후리에서 배를 타고 들어오니 8시가 되더구나. 새벽 섬바람은 왜 이리도 추운지. 내마음이 추운것인지도 모르겠지.

오늘부터 야간 자율학습을 10시까지 시작한단다.

여자선생님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할 텐데.

그래도 교사란 모름직이 아이들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기에 힘들고 고생스러워도 참아야 겠지.

친구들아 보고싶구나.

돌아오는 토요일은 토요휴무라 그대로 희망이 있단다.

30주년 행사에도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친구들아 강화에 올 일 있으면 한번 놀러오너라. 공기좋고 경치좋은 곳으로 안내할 께

모두들 건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