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회 - 게시판담당 : 권칠화
글 수 1,277
(너무나도 썰렁한 10회 게시판을 위해 내 글을 퍼왔습니다.)
얼마 전에 한 친구가 갖고 있는 떡 기계, 빵 기계 얘기에 뿅 가서 엉겁결에 거금을 주고 떡 기계를 하나 사게 되었습니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빵 기계가 더 사고 싶었지만, 빵을 끊으려는 이 마당에 빵 기계를 살 수는 없어서 떡 기계를 샀습니다.
우리 집 아침상을 아시는 분은 내가 왜 떡 기계니 빵 기계니 하는지 짐작하실 것입니다. ^^
아침을 안 먹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 못한다더군요. 꼭 밥이 아니라서 그렇지 우리는 아침을 굶지는 않습니다. (우리 애 그나마한 대학에라도 보낸 것은 순전히 아침 거르지 않고 아무거나 먹인 엄마 덕입니다 ^^ )
친구가 소개해 준 게 일본산이라 사용 설명서 번역을 부탁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한동안 아무 소식이 없어 아들아이하고 주로 그림에 의존하여 사전도 찾아가며 그냥 작업해 보았더니 우와, 디게 신기하게 떡이 만들어지더라고요.
(한번 만들고 말면) 이 떡이 30만원짜리니까 맛있게 먹자고 했는데, 아뿔사, 소금을 안넣었더라고요. 그래도 워낙 적은 양을 만들었기에 설탕에, 꿀에, 조청에 범벅을 해 싱거운대로 먹을 수는 있었고, 15만원으로 단가가 내려간 두 번째 떡은 간도 제법이고 콩고물도 맛있어서 성공이라고 자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설날 전날 저녁 쌀을 씻어 담가 놓았다가 설날 아침에 떡 기계와 씻어 건진 쌀을 챙겨들고 나갔습니다.
친정 식구들 다 모인 데서 떡 기계 꺼내 놓고 착착 준비를 했습니다. 물 붓고, 쌀 넣고, 소금도 조금 뿌리고. 이제 전원만 꽂고 기다리면 단가 10만원으로 내려간 떡이 나올 판인데,
으악, 이게 웬일? "도란스"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일본산이라 100볼트 전용인데, 친정 집에 "도란스" 없을 생각도, 우리 집의 것 들고 갈 생각도 못했으니....
코메디가 되려는 판이었습니다. 설날 문 열은 전파상도 없겠고..
갑자기 울어버릴 것 같은 이 언니가 불쌍해진 동생이 30여분 걸리는 자기 집에 급히 가서 도란스를 들고 와서야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휴우~
그 다음부터는 4 대가 죽 둘러서서 떡이 휙휙 돌아가며 만들어지는 모습을 신기해 하며 들여다 보았습니다. 희희낙낙. 침 튀길세라 서로 걱정하면서.
잠시 후 다 만들어진 떡을 콩고물 위에 턱 쏟아 잘라서 나눠 먹으니 양도 간도 딱 알맞았습니다. 떡을 먹으며 모두들 정말 설날 같다고 좋아라 했습니다.
떡 기계 두고 가라는 압박을 끝내 물리치고 쿠쿠 밥솥 광고하는 이다도시처럼 떡 기계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설은 내 덕에 더욱 흥겨웠다고 식구들 모두 고마워했습니다. 거금 들인 보람을 느낀 날이었습니다.
(x11)
얼마 전에 한 친구가 갖고 있는 떡 기계, 빵 기계 얘기에 뿅 가서 엉겁결에 거금을 주고 떡 기계를 하나 사게 되었습니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빵 기계가 더 사고 싶었지만, 빵을 끊으려는 이 마당에 빵 기계를 살 수는 없어서 떡 기계를 샀습니다.
우리 집 아침상을 아시는 분은 내가 왜 떡 기계니 빵 기계니 하는지 짐작하실 것입니다. ^^
아침을 안 먹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 못한다더군요. 꼭 밥이 아니라서 그렇지 우리는 아침을 굶지는 않습니다. (우리 애 그나마한 대학에라도 보낸 것은 순전히 아침 거르지 않고 아무거나 먹인 엄마 덕입니다 ^^ )
친구가 소개해 준 게 일본산이라 사용 설명서 번역을 부탁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한동안 아무 소식이 없어 아들아이하고 주로 그림에 의존하여 사전도 찾아가며 그냥 작업해 보았더니 우와, 디게 신기하게 떡이 만들어지더라고요.
(한번 만들고 말면) 이 떡이 30만원짜리니까 맛있게 먹자고 했는데, 아뿔사, 소금을 안넣었더라고요. 그래도 워낙 적은 양을 만들었기에 설탕에, 꿀에, 조청에 범벅을 해 싱거운대로 먹을 수는 있었고, 15만원으로 단가가 내려간 두 번째 떡은 간도 제법이고 콩고물도 맛있어서 성공이라고 자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설날 전날 저녁 쌀을 씻어 담가 놓았다가 설날 아침에 떡 기계와 씻어 건진 쌀을 챙겨들고 나갔습니다.
친정 식구들 다 모인 데서 떡 기계 꺼내 놓고 착착 준비를 했습니다. 물 붓고, 쌀 넣고, 소금도 조금 뿌리고. 이제 전원만 꽂고 기다리면 단가 10만원으로 내려간 떡이 나올 판인데,
으악, 이게 웬일? "도란스"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일본산이라 100볼트 전용인데, 친정 집에 "도란스" 없을 생각도, 우리 집의 것 들고 갈 생각도 못했으니....
코메디가 되려는 판이었습니다. 설날 문 열은 전파상도 없겠고..
갑자기 울어버릴 것 같은 이 언니가 불쌍해진 동생이 30여분 걸리는 자기 집에 급히 가서 도란스를 들고 와서야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휴우~
그 다음부터는 4 대가 죽 둘러서서 떡이 휙휙 돌아가며 만들어지는 모습을 신기해 하며 들여다 보았습니다. 희희낙낙. 침 튀길세라 서로 걱정하면서.
잠시 후 다 만들어진 떡을 콩고물 위에 턱 쏟아 잘라서 나눠 먹으니 양도 간도 딱 알맞았습니다. 떡을 먹으며 모두들 정말 설날 같다고 좋아라 했습니다.
떡 기계 두고 가라는 압박을 끝내 물리치고 쿠쿠 밥솥 광고하는 이다도시처럼 떡 기계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설은 내 덕에 더욱 흥겨웠다고 식구들 모두 고마워했습니다. 거금 들인 보람을 느낀 날이었습니다.
(x11)
2004.01.25 22:55:10 (*.79.46.217)
떡기계 본전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잘 써야지.
명절 때마다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럽게 바쁜 인실아,
좀 쉬었니?
나는 떡기계 들고다니면서 설치다 감기들어 지금 골~골~ 하고 있다. (x20)
명절 때마다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럽게 바쁜 인실아,
좀 쉬었니?
나는 떡기계 들고다니면서 설치다 감기들어 지금 골~골~ 하고 있다. (x20)
2004.01.26 00:55:50 (*.219.143.78)
하하하. 너무 재미있다. 떡기계 이야기.
정말 흥겹고 정다운 설날을 보냈군요.
떡기계를 들고 돌아오는 모습이 혹시 어깨에 둘러메고 오는게 아닐까싶네요???
나는 쿠쿠밥솥 도 이다도시도 이해를 못해서리........
나도 갑자기 그 떡기계 사고싶어지네. 떡도 별로 안 좋아하면서........
정말 흥겹고 정다운 설날을 보냈군요.
떡기계를 들고 돌아오는 모습이 혹시 어깨에 둘러메고 오는게 아닐까싶네요???
나는 쿠쿠밥솥 도 이다도시도 이해를 못해서리........
나도 갑자기 그 떡기계 사고싶어지네. 떡도 별로 안 좋아하면서........
2004.01.26 00:57:49 (*.219.143.78)
아! 또 한가지 의문 있음.
'빵을 끊으려는 이 마당' 이라니......... 왜 빵을 끊지요?
담배나 커피라면 몰라도.........빵을 왜?
'빵을 끊으려는 이 마당' 이라니......... 왜 빵을 끊지요?
담배나 커피라면 몰라도.........빵을 왜?
2004.01.26 02:23:45 (*.48.45.152)
조선배님!
그떡기계는 제가 심부를하여 사다준것인데
떡기계 장만한것이 반년이지나도 떡구경 한번
못했답니다.
근데,
우리친구 명선이는 무지 바빠서
아마 나주글때까지도 그떡맛은 못볼것같은 예가무...
솔직히말하자면
선생님이 만든 떡은 별루 맛있을것같지도 않구요...(떡하나주면 안잡아먹지!)
~~~~~~~~~~말해놓구서 혹시나 명선이삐질까바서 궁시렁거렸답니다~~~~~~~~~~~
그떡기계는 제가 심부를하여 사다준것인데
떡기계 장만한것이 반년이지나도 떡구경 한번
못했답니다.
근데,
우리친구 명선이는 무지 바빠서
아마 나주글때까지도 그떡맛은 못볼것같은 예가무...
솔직히말하자면
선생님이 만든 떡은 별루 맛있을것같지도 않구요...(떡하나주면 안잡아먹지!)
~~~~~~~~~~말해놓구서 혹시나 명선이삐질까바서 궁시렁거렸답니다~~~~~~~~~~~
2004.01.26 13:13:10 (*.121.5.110)
도란스? ㅋㅋㅋㅋ 6,,70년대에 듣던 얘기.
쌀가루 들고 엄마,언니들과 방앗간에 갔던것이 엇그제 같은데, 이제는 슈퍼에서
만들어 놓은 떡을 사다가 끓여 먹어요. 그나마 금년엔 친정에 가서 두그릇 거뜬히 얻어
먹고도 또 싸주는 떡을 마지 못한 척 가져왔지요.
친정 부모님 안계신데, 나보다도 나이 어린 큰 올케 음식을 손하나 까딱 않고 먹고 왔으니
감기가 걸려 고생하는게 죄 받는건지. 설겆이는 확실히 해놓고 왔습니다. (x8)(x10)(x18)
2004.01.26 15:03:27 (*.79.46.217)
조선배님, 그래서 TV 광고도 잘 보아 두어야 해요.
우리집은 아침식사로 떡에 빵에 씨리얼에 가끔은 밥을 먹는 등, 골고루(^^) 먹어요.
내가 빵을 너무 좋아해서 수퍼갔다가도 신경안쓰면 장바구니에 빵만 가득하기도 하거든요.
살이 찌는 이유 중 하나가 빵을 많이 먹어서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에서
빵을 끊어 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빵 며칠 안먹으면 소쯩나서 못살겠더라고요.
그래서 끊는 것은 안되겠고, 좀 줄이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찹쌀떡이 소화도 잘되고 좋다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빵대신 찹쌀떡으로 먹는데,
빵만큼 맛있지는 않아요.
내 파마 머리는 너무 예뻐서 하도 많은 사람들이 쳐다봐 다 닳아버렸다오.
광희씨 설날 풍경이 나랑 똑같아요.
나도 시댁에 가서 손하나 까딱 않고 먹고, 설거지는 확실히 했고,
감기 걸려 고생하고 있고. ㅎㅎㅎ
인옥씨, 보키가 5일에 떡 맛 보여준다고 했으니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시라.(x11)
우리집은 아침식사로 떡에 빵에 씨리얼에 가끔은 밥을 먹는 등, 골고루(^^) 먹어요.
내가 빵을 너무 좋아해서 수퍼갔다가도 신경안쓰면 장바구니에 빵만 가득하기도 하거든요.
살이 찌는 이유 중 하나가 빵을 많이 먹어서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에서
빵을 끊어 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빵 며칠 안먹으면 소쯩나서 못살겠더라고요.
그래서 끊는 것은 안되겠고, 좀 줄이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찹쌀떡이 소화도 잘되고 좋다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빵대신 찹쌀떡으로 먹는데,
빵만큼 맛있지는 않아요.
내 파마 머리는 너무 예뻐서 하도 많은 사람들이 쳐다봐 다 닳아버렸다오.
광희씨 설날 풍경이 나랑 똑같아요.
나도 시댁에 가서 손하나 까딱 않고 먹고, 설거지는 확실히 했고,
감기 걸려 고생하고 있고. ㅎㅎㅎ
인옥씨, 보키가 5일에 떡 맛 보여준다고 했으니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시라.(x11)
금방 만든 떡을 나눠먹으며 정말 설날 같다고 흥겨워하는 것.
진정한 설날 문화 라는 생각이 든다.
함께 만들며 그 과정을 체험하고 맛을 음미하고....비록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도 말야.
떡기계 끌어안고 더구나 불린쌀까지 챙겨 갖고 오는 동생. 부럽다.
내동생들은 모하는거야. 제일 나이많은 언니나 부려먹고...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