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벼락치고 천둥치더니
   소나기가 되어 유리창을 때린다
   나뭇잎을 흔들며
   매몰차게 쏟아진다

   창문을 두드리며
   켜켜이 쌓였던 것들이
   흘러간다

   수액을 타고 오는 이 축축한 비 냄새

   전화벨이 울린다  
   물무늬들이  술렁거린다    
   추억이  흔들린다
   흘러 내린다
   골골 소리 내며 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