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에 하나 올리고 접고 있다가 너무 심하다 싶어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하나 올리려고 쓸쓸한 9회 게시판에 들어왔다.
늘 들어와도 변함없는 게시판이지만 먼저 들어온 사람이 쓰기가 훨씬 수월하니 써야지.
우리가 고요함을 지키는 시간에 11회는 화려하게 홈커밍데이를 끝내고 잔잔한 모임이 계속 이어지는 것 같더라. 저번 일요일에는 미순이 딸 결혼식이 있어 몇몇 동창생을 만났다.
주변 커피숖에서 모여 다시 빨간 수첩을 뒤지며 너가 얘냐?하며 밀린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는 차집이기에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모두 자식들 열심히 키우고 고운 주름을 갖고 만난 친구들이 보톡스 맞고 팽팽한 얼굴들보다 더 아름답게 보였다.
우리 9회 모임을 12월 초에 갖는다고 한다.
즐거운 모임이 되길 기대한다.
나는 요즘 여름방학 때부터 친구한테 바느질을 사사받고 있다.
학교생활과 바느질을 병행하려니 몸은 좀 힘들지만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다 보니 푹 빠지게 되고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의 기쁨은 말할 수가 없다.
작품이래야 몇 개 안되지만 손으로 한 땀씩 뜨면서 하나씩 이뤄내면서 나름대로 성취감까지 느끼게 되고 두 아들 군대 보내고 정말 큰 걱정없이 너무 잘 지내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고마운 바느질이야.
다들 건강 해치려고 그 나이에 웬 바느질이냐고 뜯어 말리고 있지만 나역시 자제하고 일찍 자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
이것이 내가 요즘 뜸했던 이유이기도 한데 더 자세하게 얘기해도 별 관심이 없겠지만 나이 들어 좋은 취미를 가진 듯하여 매일 희망을 갖고 살게 되었어.
친구 선생님은 항상 나를 격려로 잘 이끌어 주고 있어. 더 일찍 스승과 제자로 만나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하고 있다.  아무튼 고상한 취미를 갖게 해준 인일 모임에 감사하고 있다.
눈과 건강만 허락되면 꾸준히 하고 싶다.
바느질감을 잡고 있으면 잠이 안 오는데 오늘 모처럼 책을 보려하니 졸음이 와서 혼났어.
이러면 안되는데 내가 바느질 하듯 열심히 공부를 했으면 (이하 생략)
우리 신랑은 강아지한테 날 뺏기고 이젠 바느질한테 나를 뺏겨서 혼자 심심하게 지내다 잠이 들곤하지 그래도 바느질 하는 내 모습이 싫지는 않은가 보다.
아무튼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기뻐.
그럼, 고희전에서 내 작품을 보여줄게.
다들 건강히 살아 작품전에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