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김연옥 ( 2005-03-10 09:39:23 | 211.179.106.64 )  

코끝이 찡~~~
누구던지 엄마와의 가슴저린 추억 한켠쯤은 쌓아놓고 사는게 아닌가 싶다.
좋은글 잘 보았어.



12.김연옥 ( 2005-03-10 09:44:05 | 211.179.106.64 )  

희재의 글이 올라오니
우리 게시판에 친구들이 들어와서 보고
무척
신이나고 재미있댄다.
보이지 않게
살짝 들여다가 보고만 가는 친구들에게
꼬리를 달수있는 용기를 주는것 같애 고마워~~.



임 ( 2005-03-10 13:39:20 | 210.221.56.136 )  

희재야(뭔 희재?), 나도 이제부터 고상해지기로 했다(춘선이한테 한 한 약속이 아니다.)
나 그리고 느네 엄마 편이다. - 아무 것도 모르면서.....__라는 엄마의 말씀을 가슴에 받잡고......



김춘선 ( 2005-03-10 14:54:36 | 218.234.141.28 )  

옥규야,
넌 날 그냥 춘선이라고 불러.
그래야 내가 유년의 기억들과도 친해질 수 있거든.

지금 생각해 보면 우울증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울 엄마는 언제나 매사에 부정적이고 비관적이셨다.
그런 엄마에게 반발하듯이 난 더욱 치열하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고 애썼고...
내가 엄마에게 가졌던 감정은 '애증'이었다고 해야 정확할거야.
사랑하지만 너무도 미운 순간이 많았던
내 삶의 늪과 같은 존재...

그런데 말이다.
막상 엄마가 돌아가시고 났을 때
입관을 하느라 마지막 모습을 보는데
소리는 하나도 나지 않으면서 내 간장을 다 짜내는 것같은 눈물이 나더라.
내 몸 어디에서 그런 뜨거운 눈물이 나오는지 ...
내 눈물이 엄마의 볼에 뚝뚝 떨어지는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 뜨거움 때문에 엄마가 벌떡 일어나실 것만 같았어.
내 입에선 단지 이말 뿐이었다.
"엄마, 사랑해... 정말 미안해요..."

하관식을 하는데 말야.
"엄마, 나도 따라갈래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라.
너무나 이성적이어서 맨날 엄마한테 선생같은 소리만 해대던 나였거든.
그런데 정말로 엄마가 누운 그 자리로 뛰어들겠다고 발버둥을 치며 내가 울었어.
미움으로 포장했던 그 마음도
내 안쓰러움을 감춘 사랑이었나봐.
엄마가 가시고 나서 1년 이상을 매일 울면서 살았어.
거짓말처럼 길을 가다가도 눈물이 나고
다 있는데도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허전하고 슬프더라.
내가 나이만 먹었지 아직도 속은 여린 어린애더라.
오히려 나보다 어린 동생들은 금방 마음을 추스리는데 나는 참으로 힘들었어.
여러 자식들 중에 유독 나를 편애하셨던 엄마였기 때문이었을까?



13. 안원정 ( 2005-03-10 15:59:29 | 70.68.206.188 )  

언니!
길다가 울지말구고속도로 운전하면서 울면 돼. 소리내도 되고 암두 못보니깐. ^^:
밴쿠버 살고 있죠. 구정 떄 한국 갔었거든요..
다음 한국 갈 떄 연락 할꼐요.



김춘선 ( 2005-03-10 16:04:29 | 218.234.141.28 )  

원정아~~
너도 캐나다에 있구나.
너야말로 눈이 큰 아이였는데 여전히 그렇지?
이멜 주소라도 남기지 그랬어?
잘 있는거지?
한국 올 때 아니라도 자주 연락 해. 정말 보고싶다.



11.안광희 ( 2005-03-10 18:55:07 | 222.100.200.239 )  

20대 중반에 나는 1년간 식물인간으로 계시다가 돌아가신 엄마를 간병했었답니다.
9개월쯤 지나면서 언제나 멀뚱 눈만 뜨고 아무것도 의식 못하는 엄마와의 병원생활이 지겨워
하소연으로 식구들 가슴에 못을 박아가면서 결국은 엄마의 나머지 3개월의 생은 간병인 손에 맡겨졌었죠.
3개월동안 단 몇번 병실을 찾아 얼굴 한번 보고 별일 없나 확인만 했을 뿐,
엄마 손 한번 잡아보지 않았었죠.
혹 간병인이 안보이면 올때까지 엄마를 봐드려야 하는데도 나는 놀러 갈 약속이 바빠서
행여 간병인과 맞닥뜨릴까봐 황황히 병원을 빠져 나오기도 했죠.
결국 병실에서 혼자 외로이, 돌아가신 시간 조차 체크가 안된채 그렇게 가셨죠.
소식을 들은 당시 나는 집에서 점심은 뭐 먹을까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었고.
애통절통 소리내어 울고 또 울었지만 내 맘속의 죄스런 마음은 지금도 응어리 되어
'엄마', '어머니'란 단어만 나오면 눈알이 뻑뻑해 오며 가슴이 미어집니다.
후배의 이 글도 주제가 어머니 이기에 슬쩍 안보고 피하려 했지만
궁금증이 생겨서 결국 들여다 봤네요.
부모님이 살아계신 사람들에게 감히 살아생전에 효도를 다 하라고 말할 주제도 저는 못됩니다.
지금 가까이 와 계신 한평생 혼자 살아오신 시어머님,
이 땅에 피붙이라곤 이 아들 하나 뿐인데,
혹시 하루라도 빨리 내려가신다고 하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못된 사람입니다.
약속할께요.
여기 계신동안 맘편히 해드릴 것을요.



김춘선 ( 2005-03-10 19:36:29 | 218.234.141.28 )  

광희언니,
사람들이 부모가 돌아가시면 왜 자신을 일컬어 죄인이라고 했는지 알거 같아요.
부모의 죽음 앞에서 왜 그리 죄스러움을 감출 수 없는지....

그래도 시간이 약이더이다.
시간이 지나니 그 죄스러움도 슬픔도 옅어지고
마음 속엔 오로지 그 분과의 아름답고 좋았던 기억만 남네요.
다 자기 몫의 삶을 살다 가는것이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예요.

정말 누구든지 곁에 있을 때 후회를 남기지 않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혜숙 ( 2005-03-10 21:21:51 | 64.229.146.245 )  

그러게... 얼어 죽을 새들이 그렇게 한가하진 않았겠지...
나도 한동안은 엄마에게 참 할 말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힘든 세상 살아내는 일이나 자식에게 엄마 되는 일.. 어느 것도 엄마의 반의 반도
못 감당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해.
네 글과 선배님 글 읽으니
이렇게 늙은 부모님 떨어져 사는 거 자체가 불효라는 생각이 더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