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회 - 아이러브스쿨 게시판담당 : 김영자
지인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 왔다.
[저는 서울대학병원에서 첨단장비로 모든 조사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루게릭병(근무력증) 확진을 받았습니다.....]
오 마이 갓, 장관을 역임하신 그 미남이!!
암보다도 더 견딜 수 없는 무서운 질병의 통보를 받으셨다.
무섭고도 놀랍다.
도대체 이 이상의 절망이 있을 수 있을까....
이분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까....
루게릭병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투병생활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영화로도 제작됨).
온 몸의 근육이 점점 무기력해지고 힘을 쓰지 못하니, 점차 자기 몸을 가눌 수 없어진다.
뇌 속의 브레인은 빛나게 작동을 하지만, 그것을 받쳐주려면 첨단 과학기기와 경비가 너무나 많이 든다!
절망적이고, 탄식만이 나온다.
잘난 척하더니, 참 왜 그런 병이 걸렸대. 이런 맘이 드는 사람도 있을까???????
하나님, 저와 가족을 지켜 주셔서, 루게릭 안걸리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시니 감사가 넘치나이다.... 순간적으로 이런 기도가 나온다면?
나는 이분이 너무 불쌍하고 어이없고 딱해서 눈물만 나온다.
불을 보듯 뻔한 힘든 미래....
몸을 가눌 수 없으니, 외부의 힘을 빌어야 하는데, 대개 여성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어 남자분을 고용하게 된다.
화장실 시중, 목욕 시중 등등.. 낯선 남자 어른이 한분 집에 함께 지내게 되는 것도 견디기 힘든 일이고, 이런 일이 길어지면 경비도
끝없이 들어가니 가족은 지치게 된다. 찐 사랑과 헌신이 무한대로 필요하다.
근육이 무력하니 설령 그런 생각이 들어도 죽을 수도 없다. 또, 두려움으로... 미리 지레 겁먹고 죽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자랑스런 시당숙이 프린스톤에 오래 전에 정착하셔서, 우리는 그분을 <프린스턴 당숙>이라고 불렀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며 한국은행에 근무하시다가 도미하셨다. 도미하셔서 서울 법대 출신의 당숙모를 만나서
결혼하셨으니, 프린스턴 교민 중 엘리트 부부였다. 교장선생님 아드님이셨기에 어린 시절부터 풍금과 오르간을 치셨고
미국 유학 중 우리 부부가 방문하면, Basement의 그랜드피아노를 반주하시면서 나더러 찬송을 부르라 하시는 장로님이셨다.
뉴욕에 좋은 음악회가 있으면 봉고차를 운전해 교민들 여럿이 함께 음악회를 다녀오시는 멋쟁이!
이분이 무궁화위성에 기술이전을 위해 한국에 오셨다가 눌러 앉으셨었다. 친구도 친척도 많으니 행복하셨다.
당숙을 뵈오려면 조선호텔로 만나러 가는데, 장기투숙객 1호로 액자가 걸려 있었고, 역시 그랜드피아노를 호텔 측에서
배려해주셔서 함께 찬송을 부르며 행복했다. 그러다가.... 당숙은 이상한 병에 걸리셨는데, 병명이 CBGD 였다.
CBGD is a rare progressive neurological disorder characterized by a combination of Parkinsonism
and cortical dysfunction. It is a rare sporadic progressive disorder first reported in 1968.
병명을 모르니, 그저 <대뇌 회백질 기저부 퇴행>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인데.... 사진을 찍으면 대뇌 기저부가 시커멓게 찍힌다.
대체의학이라고 좀 공부하고 나니 혹 이것이 어혈이 아니었던가... 싶은데; 어쨌던 CBGD에 걸린 당숙은 몸의 평형감각이 없으셔서
방향성 없이 이리저리 쓰러지셨고, 나중에는 휠체어에만 앉아 지내시게 되었다. 수발은 연변아저씨를 한분 고용했다.
시청 앞 파이낸셜빌딩의 방도 다 필요없게 되었다!
그 꿈 많고 재주 많은 어른이 병든 몸 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발음이 제대로 안되니 그저, 어! 에! 하고 소리를 지르시는데
아마 당숙모님과는 교감이 될 듯. 어느 날 갑짜기, 빛나던 당숙은 (껍질 속 땅콩이 속에서 말라비틀어져 가는 것처럼) 아무 소리
못하시고... 돌아 가셨다. 참 억울하고, 참 기가 막히고 이런 데가 있나 싶었다.
찬송가 반주기를 사다 옆에 놓아 드렸었다. 마음껏 들으시라고.....
생각해보면 CBDG보다 루게릭이 더 안좋다. 몸의 형체조차 병들어 가니까....
불을 보듯 뻔한 과정이지만... 환자와 가족을 옆에서 따듯한 마음으로 격려하고, 이 가족이 끝까지 잘 견뎌내기를 기도할 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 것 같다. 이 환자는 이미 한참 전부터 발음을 하지 못하여, 글로만 의사 전달을 하신다. 메시지가 오면
따듯한 즉답!을 보내야 겠다. <의학이 좀더 빨리, 많이, 발전해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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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서 13년간 루이겍병을 앓다가 작년 이맘때 가신 분이 있어요. 아주 신사이었고 또 열심히 사셨지요.liquor store를 운영했는데 어느 날 부터 한쪽 손이 마비가 오더니 다리까지 문제가 생겨서 운전도 못 하게 되고 급기야 가게를 정리하고 한국에 가서 한방병원에서 치료도 받고 하여튼 여러 치료를 받으려 사방으로 다니다가 한 십년전 부터는 침대에서 전혀 일어나지 못 했고 가까스로 입술근육을 움직여 간단한 의사 표시를
하다가 마침내는 그 마저 불가능 해서 눈동자가 컴퓨터 화면을 맞추어서 한자 한자 문장을 만들기를 수년 하다가
나중에는 눈동자에 힘이 없어서 그 조차 못했어요.
아내는 병원이나 요양원에 보내면 집에거 처럼 집중 케어를 못 받는다며 그 오랜동안을 잘 견디어 주었읍니다. 젊은 시절에 미군 경력이 참작되어서 이곳 원호 병원에서 산소호흡에 필요품, 간호인력,모든 소모품및 여러 재활장비를 다 주었고 사회보장국에서는 기본 생활비를 대주었지요.
바보같은 나는 그 분이 돌아가시기 4년전쯤에 그만 병문안을 스탑했어요. 왜냐하면 그분을 보고 와서는 제가 거의 일주일씩 몸과 마음이 힘들었어요.
선배님의 글을 보면서 다시 그 분이 생각났어요.
분명 하늘나라에서는 자유롭게 행복하게 sky golf도 즐길 것이라 믿어봅니다
[저는 서울대학병원에서 첨단장비로 모든 조사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루게릭병(근무력증) 확진을 받았습니다.....]
골백번 읽어 보았다.
온 세상에 저간의 경과를 알리고, 신사다운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것 같다.
-아픔을 겪는 사람의 상처입은 속마음을 내가 느끼고
-위로하고자 하는 나의 진정성이 상대에게 전해질 때,
진실된 위로가 될 것이다. 아유, 내가 너처럼 안되어서 다행이야.... 라는 마음이 전해졌다는 그분은 졸장부일 것.
미안하기는.... 좋은 일이 내게 차고도 넘쳐서 감사뿐이야, 하는 분은 애시당초 위로의 얘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할 것이다.
너의 불행은 왠지 내게 좀 달콤한 걸~ 이라고 하는 듯.
얘기의 방향을 조금 틀어보고자 한다.
1) 나는 무리한 생명연장을 반대한다(=거절한다).
2) 또한 나는 안락사를 찬성한다.
안락사 관련해서는 영화도 있고, 책에도 많이 다루고 있다.
자기의지와 관계없이 꼼짝없이 누워 천장만 보는 신세에, 몸을 씻는 것, 대소변을 받아 내는 것 모두를 타인에게 의존해야 한다면?
<11월 28일 조력자살>의 서평에서는 이 책이 바로 안락사=조력자살을 다루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영국 영화 <Me before you>에서는 금수저 청년이 운동 중 사고를 당해 온몸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누워지내는 것을 보여준다. 만능스포츠 선수에 초미남이었던 그는 점차 쇠약해지고, 사랑하는 여인도 자신의 절친과 결혼을
알려 왔다. 결국 그는, 스위스의 안락사 기관 행을 한다.
(계속 작성)
순애야 아이디랑 비밀번호 잃어버리고 여기 들어와 네 글을 읽고 무척 반가웠지만 댓글도 못 달고.... 오늘은 온 책장을 뒤집어헤치고 2006 년에 인쇄해 놓은 가입서 찾았어 어디다 너무 잘 보관해 두어서 못 찾았지 Me before you 도 사랑의 불시착 도 최근에 보았어 두 영화가 스위스 배경이 있어 보는데도 좀 의미가 있었어 순애는 건강하니?
응, 타고난 건강체니까 뭐 건강은 그만큼. (건강 얘기는 곧 올릴 글 '진짜가 나타났다'에 용애랑 만난 얘기에서 쓸 예정)
그대는? 서방님 건강하시고, 자기도 건강 여일하지요? You should be healthy.
<사랑의 불시착>에 일본이 뒤집힌거 알아요?
일본 여자들이 북한가서 살아보고 싶다.... 그런대나.
게다가 현빈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고!!.........................................(이런 얘기는 넷플릭스 가동하고 enjoy하는 사람만이 아는 얘기에요)
그나저나 스위스가 여러모로 특이하지만 (안락사 기관)까지 있다는 건 정말 놀라워!
Me before you 보니까 심사가 무척 까다롭더만.
내 생각엔... 어느 나라던지 필요할거 같은데....
요즘 두가지 책을 읽었는데, 암환자의 치료과정 이야기이다. 아래에 짧게 그 내용을 약술함.
① 허지웅: 살고싶다는 농담 (웅진 지식하우스 출판): 내용을 곧 정리하여 올릴 예정임.
방송인 허지웅이 암 투병을 하면서 죽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할 정도의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
② 김규원: 미로 속에서 암과 만나다 (담앤북스): 내용을 곧 정리하여 올릴 예정임.
암연구학자인 서울 약대 교수가 암에 걸려 20년째 투병하고 있는 내용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어떻게 위로하는 것이 좋을까?!
암으로 딸을 잃은 나로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위로) 및 (위선자와 같은 위로) 등을 구별하여 보았다.
그런데 최근 배재대학교 전 동료들의 연구실을 방문하고 진짜배기 위로를 접할 수 있었다. 임교수님은
유튜브 동영상을 권해주셨는데, 내용은 독일의 저명 신학자 칼 바르트가 신학교 학생인 20세의 아들이 등반 중 추락사하자,
그 장례를 집도하면서 설교하신 내용이다 (https://youtu.be/FCsClbB6t70)
내 생각과 가장 가깝다.
동영상을 몇번 더 보고, 생각을 정리해 보아야겠다.
③ https://youtu.be/FCsClbB6t70 칼 바르트 목사의 아들 장례 중 설교 (요약을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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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잃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위에 적은 사람들과 다름 없었다.
-너와는 달리... 번창하는 나의 행복을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받은 축복에 감읍하는.., 그 눈치를 나에게 주는 사람도 있었고
-도대체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일이 일어 났더냐.... 하는 분도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또는 우리 아들은 기도로 암을 치료했다, 할렐루야~ 종달새같이 찬양소리가 드높아 지는 분도 있었다. 또
-다 내려 놓으세요, 이젠 잊으세요. 하는 분도 있었다.
그런 반면에 위로의 말도 못하고 함께 눈물만 흘리는 분도 있었고; 그저 망연자실 내 손만 잡고 어쩌지 못해 애쓰는 분들도 있었다.
나는 우주와 온 세상의 일에 하나님께서 섭리하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딸의 일은 그저 병들었고 그래서 저 세상에 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사실, 질병에 걸리는 데에는 까닭이, 원인이 있다. 갑상선 병에 걸리는 사람은 대개 스트레스 하에 있다는 증거요,
천식에 걸린 사람은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아닐까, 무슨 암에 걸린 사람은 다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간에 병이 오면
술을 많이 드셨나... 생각하고, 구완와사에 걸린 분을 보면 에어컨 바람을 한쪽으로만 쪼였나.... 한다. 게다가... 암도 종류가 많아서
폐암을 극복한 7박용애에게 '넌 너무 용해!' 하니까 '응, 나 용애잖아'... 하면서 '나는 암이 원발성이라 잘 낳았어', 한다.).
깊은 생각을 3년간 하였고..... 이제는 그래도 답에 거의 도달했다고 생각된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이정혁 중대장은 이렇게 말한다. (禍와 福은 한 새끼에 꼬여있다).
또; 한쪽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는 말도 있다.
나는 늘 딸을 마음에 품고, 미안한 마음, 죄송한 마음으로 남겨진 삶을 살 것 같다.
딸이 좋아할 일을 많이 해야겠다고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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