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저녁에 무지개를 보았다. 무지개는 신기루처럼 짧게 보였다가 사라져버렸다.
주변에서 하나 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곤한다.
집주변에 논이 있어서 우리집에는 개구리가 자주 출몰한다.
청개구리는 언제 어디서 나타나도 사랑스럽다.
<가지 잎에서 잠든 놈 >
< 가지 잎을 등반하는 놈>
<창문틀에서 휴식하고 있는 놈>
< 난간 그늘에서 동서회담? 동서대치? 탐색? 중인 놈들>
청개구리는 작고 조신한데 비해 일반 개구리는 큰 것은 어른 주먹만큼 크다.
덩치가 큰 놈이 마당 여기저기서 불쑥 튀어나와 사람 간떨어지게 만든다.
<흙 속에서 흙인 척 하는 놈 >
개구리를 잡아서 먹는 것도 아니면서 우리집 똥개들은 열심히 개구리 사냥을 한다.
호되게 야단을 쳐도 그때뿐. 야단맞을 때면 발라당 누워 배를 보이고 아양을 떠는 개뇬
때로 지들 잠자리까지 죽은 개구리를 물고와 숨기거나 전리품 늘어놓듯이 해서 기겁을 한다.
< 개놈들의 추격전을 피해 약탕관에 숨어 약올리는 놈 >
나도 독한 인간인지라 풀과 벌레들에 시달리다보면 약을 치게된다. 그런 탓인지 논이 줄어든 탓인지 개구리도 이제 예전만큼 오지 않는다. 개미해전술로 달려드는 개미떼의 습격에 지쳐 얼마전 약을 쳤드니 사지를 떨며 애굳은 귀뚜라미가 죽어가고 있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근데 내 손에 대량학살 당한 개미한테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나? 죽여놓고 미안하다고 하는 것은 위선이다.
<사지를 떨며 고통스러워 하는 귀뚜라미>
장대비가 연일 내리니 우렁각시들이 논 밖으로 구경을 나왔다.
세상에 나와 인간 사내를 만나 혼인하려고 하는데 찰거머리에게 스토킹 당할 줄이야 ㅠㅠㅠ
인간이든 거머리든 어차피 이종(異種) 간에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것.
이 또한 고종관념일지도 모른다. 세상사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우니...
8월 중순이면 벼가 패이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벼가 패기 시작한다고 하면 무슨 소리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벼가 누구를 팬다는 건가? 벼가 누구를 마구 때린다고 오해한 것이다. '패다'라는 동사에 곡식의 이삭이 나온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모른거지.
< 막 패기 시작하는 벼 >
논길을 걸으면 벼익는 냄새가 구수하게 퍼진다.
8월 하순이 되니 벼이삭이 이미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 이슬을 맞고 벼 위에서 잠자리 한마리가 날개를 말리고 있네.
익을수록 구수한 냄새를 풍기고 고개숙이는 벼처럼 인간도 나이가 들수록 구수한 냄새를 풍기고
겸허한 마음 자세로 세상에 기여하면 얼마나 좋을까!
팔월님께 이 팔팔한 무더위도 함께 데려가 주시라고 간청하고 싶은 팔월의 마지막 밤이다.
그리고 9월에는 좀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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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랑스런 인숙씨!
어쩜 이렇게 천진난만한 시선을 가졌을까?
어쩌다 너 사는 공주 근처를 지나면
지금 뭘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갑자기 청개구리도 사랑스럽고
전리품 늘어놓듯 하는 너희집 충견들도 재미지다.
소식 고마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우리 만날 수 있을 때
세상 자유 다 가진 자처럼 감동으로 만나자!
논두렁에 구수하게 퍼지는 벼익는 냄새를 맡고 싶다.
신영이 오래간만이네. 반가워. 잘 지내지?
숙희가 이끄는 온라인 독서모임 덕분에 그나마 책을 읽는다. 고마워.
언젠가 우리가 함께 새벽공기를 가르고 벼익는 구수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날을 희망하며
Secret Garden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 ' 희망의 찬가 '를 남긴다.
직접 연결하는 소스복사를 막아놓았기 때문에 유튜브에 바로 연결이 안되고
이 콘텐츠를 프레임에 표시할 수 없습니다.라는 혹 경고 창이 뜰 수도 있어.
이런 창이 뜨는 컴퓨터에서는 이 창의 하단에 있는
새 창에 이 콘텐츠를 엽니다.를 클릭하면 유튜브로 연결이 돼.
Secret Garden - Hymn To Hope
https://www.youtube.com/watch?v=b9yfpbz4d2Q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 보면 비극이다> 라는 비유를 적용한다먄 내겐 시골생활이 그럴 것 같아.
네가 보여주는 전원풍경을 보면 시골생활이 부러울 때가 많아.
막상 살 자신은 없지만.....
그래서 네 사진으로 대리만족할 수 있는게 참 고맙다.
새벽 논두렁 길을 걸으며 벼 익는 구수한 냄새를 맡고 싶다.
밤새 개구리 울음소리도 들리겠지?
사람은 흙냄새 맡으며 흙을 밟고 살아야 겸허해질 듯 싶다.
제 아무리 잘났다 치장해도 결국 저 개구리처럼 자연의 일부일 뿐 모든 생명 값은 동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