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몇 차례 독서모임이 연기되다보니 책 읽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도서관도 휴관이라 책을 빌릴 수도 없고...
하여 인터넷 교보문고와 예스 24에 올라온 작품서평을 참고하여 간략히 요약할게.
이번에 우리가 함께 읽을 책은 김서령이 쓴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와
<여자전>
예스 24에서는 작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어.
칼럼니스트, 1956년 안동에서 출생, 경북대 국문과 졸업. 남의 이야기 듣기를 즐겨 급기야 사람을 만나 이야기 듣는 것을 직업으로 삼게 됐다. 한때는 국어교사였다가 신문, 잡지에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사라진 잡지 [샘이 깊은 물]에서 인물 인터뷰의 매력에 눈떠 인터뷰 칼럼을 주로 써왔다. 펴낸 책으로 『여자전』『안동 장씨, 4백년 명문갈』『김서령의 家』,『김서령의 이야기가 있는 집』,『삶은 천천히 태어난다』,『참외는 참 외롭다』 등이 있다. 2018년 10월, 향년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조선 엄마의 레시피'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란 책은 저자가 어린 시절 안동 임하에서 어머니와 할머니, 고모, 그리고 동네 할매, 아지매들과 나눴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야.
책은 1부 : 아득하거나 아련하거나, 2부 : 고담하거나 의젓하거나, 3부 : 슴슴하거나 소박하거나의 3부로 구성되어 있어.
소제목에서 보듯이 작가는 향토색 짙은 언어를 풍성한 형용사를 사용하여 아주 맛갈나게 구사하는데,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들도 있고 지역색이 강해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설명하긴 어려워도 그냥 그 느낌이 가슴으로 전해지더라.
예를 들어 저자의 고모가 남편도 없는 시댁에서 아침 저녁 빈소에 상식을 차리는 삼년상을 끝내며 여든이 되어 하시던 "야야, 살아보니 인생이 참 허쁘다!"는 말씀(P87)이 그랬고, "기름내음이 돌면 부억은 금방 잔칫잡처럼 은성해진다"
"편차고 하다 맛을 베레뿐다" 등등
"슴슴하고 수수하고 의젓하고 살뜰하고 고담하고 소박한 맛"은 어떤 음식이겠니?
배추적의 맛을 이야기하며 얕은 맛과 깊은 맛에 대한 대비와 함께 생속과 썩은 속 이야기에 오래 눈길이 가더라.
"아픔은 사람을 사무치게 만든다. 그리고 사무침은 사람을 의연하게 만든다. 그래서 임하의 아이들은 열 살만 넘으면 대개 의젓해졌다. 그 의젓함은 특히 여자들이 그랬다.
어른 중에도 간혹 자발없고 참을성없는 이들이 있긴 했다. 누가 무슨 일에 울고 짜고 요란을 떨면 '쯔쯔, 생속이라 그렇지!'라며 바야흐로 속이 익어가는 과정을 가엾게 여겼다.
생속의 반대말은 썩은 속이었다. 속이 썩어야 세상에 관대해질 수 있었다. 산다는건 결국 속이 썩는 것이고 얼마간 세상을 살고 난 후엔 절로 속이 썩어 내성이 생기면서 의젓해 지는 법이라고. 그렇게 조금씩 속이 썩은 사람들끼리 둘러앉아 먹는 것이 배추적이었다(P17)
오관을 거쳐 가는 모든 감각들을 생생하게 느껴보는 것이 곧 삶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게 고통인지 쾌감인지 굳이 분별하려고도 말고 지나가는 것을 그저 느끼기만 할 줄 알면 삶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그걸 표현해 낼 수 있는 도구 하나쯤만 가진다면 인생은 아연 풍성해진다. 그게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예술의 형태를 띨 필요도 없다. 그저 웃음이나 심호흡이나 몸짓 만으로도 충분하다.(P227)
인터넷 교보문고의 서평을 보면 이 책은 슬쩍 서러운 고향의 맛에 대한 헌사이며 스러져가는 옛 것에 보내는 연서요, 융숭깊은 삶의 지혜로 그득한 인생론이라고 표현했네.
맛은 추억이다.
너희들에겐 어떤 그리움이 있을까?
<여자전>은 한국 현대사를 맨 몸으로 헤쳐나온 여자들의 이야기야. 부제는 "한 여자가 한 세상이다."
이 책에 대한 소개는 예스 24의 책 소개로 대신할게
역사 속에 던져진 일곱 여자의 이야기우리는 삶의 크고 작은 토막들을 통틀어 ‘이야기’라고 부른다. 영화도 소설도 노래가사도 역사도 체험도 모조리 이야기라는 말 속에 녹여낸다. 선현들은 그런 이야기를 전傳이라는 형식으로 묶어내기도 했다.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박씨전이 그런 것들이다. 이 책 『여자전女子傳, 한 여자가 한 세상이다』는 한국 현대사를 맨몸으로 헤쳐 온 여자들의 이야기다. ‘내 살아온 사연을 다 풀어놓으면 책 열 권으로도 모자란다’고 흔히 말하는, 역사 속 이름 없는 일곱 여자의 인생 역정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닥친 지도 모른 채 한국 현대사의 복판으로 던져졌다. 해방이 되었지만 그것의 의미를 몰랐고, 전쟁이 일어났지만 누가 누구를 향해 총을 쏘고 있는지도 몰랐다.
피난길에 아버지와 오빠를 찾아 산에 올랐다가 동상으로 발가락이 빠져버린 지리산 빨치산 하나.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만주에 갔다가 중국 팔로군이 되어 마오쩌둥의 대장정에 참여한 뒤 중공군의 자격으로 한국전쟁에 투입됐던 여자 군인 하나. 가족의 생계를 위해 기차에 올라탔다가 만주에서 일본 군인의 성노예 생활을 하느라 자궁까지 적출당한 위안부 하나. 월북한 좌익 남편을 기다리며 수절한 안동 종부 하나. 50년을 죽은 사람만 쳐다보며 살아온 옛날식 미혼모 하나. 피난지 부산에서 우연히 창문 너머 춤을 배웠던 춤꾼 하나. 전쟁을 참혹하게 겪지는 않았으나 일상 속에서 남성과의 전쟁을 누구 못지않게 가혹하게 치른 미술관 주인 하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어야 했던 이들의 애절한 삶 속에는 한국 현대사의 파편이 곳곳에 박혀 있다. 그러나 하나같이 내 인생이 처절했노라고 한숨 쉬고 앉아 있지는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통 속에 내던져졌지만 두 발로 똑바로 서서 수난의 세월을 헤쳐 나왔다. 빨치산에서 탁월한 세일즈우먼으로, 팔로군에서 의사와 기공수련가로 변신했다. 황진이보다 더 혁명적인 춤꾼, 문화계를 선도하는 걸물,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유치원 원장이 되었다. 자신의 인생을 가꾸고 이웃의 인생에 애정을 베풀며 살아왔다. 그것은 무슨 무슨 이념 때문도 아니고, 거창한 역사의 진보라고 설명할 수도 없다. 오롯이 휴머니즘, 인간애다. 이렇듯 삶에 대한 의지와 긍정, 수난을 털어내는 유머를 껴안고 살아온 일곱 명의 인생행로는 한국 사회가 전쟁과 분단, 가난과 독재를 딛고 발전하는 힘의 바탕이었다.
난 이 분들 중 안동 종부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더라. 인생이 허쁘다는 말은 이 할매의 인생 자평!!온라인으로 우리들의 독서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어 참 좋다.꼭 이 책에 대한 이야기일 필요는 없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각자의 경험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평소엔 시간대가 겹치거나 너무 멀리있어 모임에 나오기 어려웠던 친구들(특히 미쿡)도 많이 동참해주길 기대할게.우리들의 인생이야기가 아연 풍성해지고 은성해지길!!!
숙희야.
반가워. 보고싶다~♥
나도 책 읽은 지가 언제인지?
책은 2권 모두 재밌기도, 마음 아프기도 하더라.
어릴적 기억이 많이 나서 좋았어.
배추적 이야기를 보며,
우리집에서 온 식구가 좋아하던 김치부침개 먹던생각.
지금도 혼자서도 지져먹어.
예날에 먹던 맛이 좋은가봐.
"여자전"을 읽으며
우리 큰언니가 생각났어.
난 막내라 우리 큰언니가 83세거든.
책 읽고 울 큰언니 얘기를 독후감에 적어놓았지.
울 쌍둥이 놀다가면 더 쓸께.
21일 숙희가 올리려나 했는데,
부지런하기도하다.
다른 친구들 어서 어서 한마디씩~~
숙희랑
옥규랑 애쓰는데..
고마워.
친구들.
어서 만나야 하는데!
친구들 반가워~
이렇게 사이버 공간에서 책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이야 . 숙희 참 대단하고 고마워 ^^
나도 진~즉에 여자전을 읽고 얼마전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를 읽었어.
그 사이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와 닿는 문장이 달라지더라. 우리와 같은 나이의 작가라 그런지 더 관심이 가고 우리의 엄마들 세대의 이야기라 그런지 자꾸 엄마와 견주며 읽게 되었어.
나도 숙희처럼 일곱 분의 삶 중에서 안동 종가집 종부 이야기에 더욱 마음이 가고 안타까웠어. 요즘 ‘여자전’이란 책을 읽었다. 엄마 나이쯤 되시는 1930년부터 1950년대에 태어나셨던 일곱 분의 이야기를 듣고 옮겨적은 책이다. 험난하고 질곡 많은 시절을 건너오신 분들. 그분들의 경험을 읽으며 엄마와 자꾸 견줘보게 되었다. 모두가 어렵던 시절이지만 특히나 모진 세월을 사셨던 분들! 빈곤과 이념과 유교적 봉건주의 사고에 갇혀있는 세상에서 피눈물로 꿋꿋이 그 시절을 헤쳐온 분들이다. 여자란 단 며칠의 사랑만으로도 평생을 견뎌낼 수 있는 존재인가 보다. 엄마란 자신의 질병과 굶주림 쯤은 고생이란 생각도 하지 않는 존재인가 보다. ‘죽으면 썩어질 몸’이라며 몸이 부서지도록 일만 했다는 종가집 종부. 애호박전을 못 먹이고 북으로 보낸 남편에 대한 안타까움에 평생 애호박전을 입에 대질 않았다고 하지 않던가!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다. 여자전을 읽고 나서 내가 메모했던 글이야 .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에서 이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어.
이 나이가 되도록 찔레 맛은 모르지만 엄마가 꺾어주시던 싱아의 시큼한 맛을 추억하며.
엄마는 찔레 맛을 ‘배릿하다’고 말했다. 배릿하다는 것은 아직 제맛을 찾지 못한 모든 어린 것들의 맛이다. 어리고 여린 것들이 굳고 거친 것들을 순화하고 정화한다. 그러려고 해마다 봄은 오고 해마다 찔레는 돋는다. 그러려고 애기들은 꼬물꼬물 태어나고 그 고사리 같은 손가락을 제 에미 애비, 할미 할비의 주름진 얼굴을 향해 뻗는다.
아득하거나 아련하거나 79쪽
참 이상하게 혼자는 식당에 들어가기 어려워도 콩알만 하더라도 애가 하나 있으면
들어가기가 편하더라.
전통 음식을 하는 고담한 한옥 식당이었는데 어린 아이가 먹을 만한 마땅한 음식이
없더라고.
거기에서 배추적이라는 음식이 눈에 뜨였어.
일종의 부침개니까 아이는 잘 먹던데 난 속으로 뭐 이런 음식이 다 있나 이렇게 생각했지.
그냥 배추에 밀가루를 묻히고 기름에 지져낸 거였으니까.
큰 접시에 달랑 그 배추 한 잎이었어.
생각지도 못했던 요리였지.
아니 세상에.... 싱겁다 이 사람들, 이런 생각을 했지.
살림을 하고 세월이 가고 나도 요리조리 양념된 것보다는 그저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리면서 먹는 게 편안해질만큼 입맛도 좀 숙성됐다고 할까 뭐 암튼.
배추적이라는 말만 들어도 우리는 밀가루 입힌 배추를 기름에 살짝 지져낸 맛을 상상할 수도 있고 맛있겠다 짐작할 수도 있게 됐지.
거기에 종종 썬 쪽파를 띄운 작은 종지에 든 조선 간장.
이 작가가 우리랑 동갑이지?
너무 일찍 갔어.
자기가 소장하고 있던 물건을 전시하고 다 없앤다는 <물목지전>이라는 전시회를 해서
왜 아직 젊은 사람이 이런 정리를 하지? 이렇게만 생각했거든.
그때 이미 좋지 않아서 아마 그런 정리를 했던 거 같더라.
<"아끼고 매만져 살짝 피가 돌기도 했던 어여쁜 생명들”이 새 인연을 만났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었다. “애착을 버린다는 것은 추상적인데, 물건을 버리는 게 가장 구체적인 연습”이라고도 했다. 작가는 이미 이 즈음 남몰래 세상과의 이별 연습을 하고 있었던 걸까?>
당시 신문에 났던 기사의 한 부분이야.
집 근처에 있는 곳에서 여자전 모임이 있었어.
그리고 이 책에 나온 이선옥이라는 무용가가 오셔서 춤을 일종의 명상과도 같은 춤을 추었어.
두 책을 읽으며 오래된, 얼마 안된 기억을 들추어내며 생각 여행을 한다.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이 책을 읽으며 먹거리는 물론이고
새로운 말들이 재미있었어.
숙희처럼 나도 썩은속 이야기.
속이 썩어야 세상에 관대해질 수 있었다는 부분.
산다는 건 결국 속이 썩는 것~
얼마간 세상을 살고난 후엔 절로 속이 썩어 내성이 생기면서
의젓해지는 법이라고~
공감이 가더라.
"허뿌다"라는 말도 .
한국어학자가 뽑은 신조어가 "웃프다"라고 하더라고.
요즘 신조어가 너무 많아.
난 낯설고 어색하더라.
그래도 애들과 대화하려면 적응해야겠지?
22쪽
요즘 반찬 뭐 해 먹어?
"그까짓 거 아무거나 먹지"
결혼 후 40년이 지나도
"뭐 해 먹나?"는 항상 끼니때마다 숙제다.
이젠 적응이 될 만도 한데 아직도 끼니때마다"뭐해 먹지?"이다.
요즘은 우리 딸이 나에게 하는 말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애들과 집에서 먹으니...
마늘.고추 이야기.
열무김치.호박.냉이...
먹거리 이야기는 또 다음에~~
매 끼니마다 오늘은 또 뭘 해야하나? 고민이야.
냉장고의 아무 재료나 뚝딱 맛있는 음식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의 재능이 부럽고 음식솜씨가 빼어난 작가의 엄니가 부럽다.
엄마가 해 주시던 어릴적 음식이라.....
우리 엄니는 치마를 두른 여장부란 말을 들으셨던 통이 큰 분이야. 아버지를 도와 장사를 하셨는데 아버지는 안에서 엄마는 밖의 일을 맡아 하셨어. 시멘트 도매업을 좀 크게 했는데,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엄마는 서울로, 강원도로, 충청도로 다니느라 집에는 늘 늦은 밤에야 돌아오셨어.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엄마는 일이 끝나도 뒷풀이까지 하고야 집에 오셨지. 주로 남자들이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엄마로서는 뒷풀이에서 더 많은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셨어.
언젠가 작은 한경숙 집에 놀러갔는데, 한복에 앞치마를 두른 경숙이 어머니가 살림을 정갈하게 하시며 우리들에게 간식을 챙겨주시는데 그게 나에겐 문화적 충격이었다니까.....
뭐든 달게 먹는 엄마에겐 맛없는 음식이 없었어. 언제나 손이 빠르게 뚝딱 만들어내는 음식들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어.
그런 엄마가 해준 음식중 특별한 것이 있다면 밤에 해 주시던 비빔국수!!!
알맞게 삶아 탱글탱글하던 국수에 김치고명과 구은 김을 얹어 살짝 참기름을 둘러 해 주시던 비빔국수는 최고였어. 아버지가 국수를 좋아해 늦은 밤에도 뚝딱 만드셨는데, 지금도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가끔 생각해. 우리 손주들이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제 엄마와 할머니를 추억하며 어떤 음식을 그리워할지를!!! 그래서 꼭 한가지라도 "그건 할머니가 최고였어!"라고 엄지 척 할 수 있는 나만의 요리를 하나쯤은 하고 싶다.
1부 아득하거나 아련하거나
에 나오는 나물들이 가깝게 느껴졌어.
남편 덕에 농사 지은 채소들을 해먹고 살았거든.
애호박~ 바로 따서 부쳐 먹는 애호박전은 진짜 달다.
호박은 계속 열리니
건조기에 말렸다가 볶아 먹으면
남편과 딸 요즘은 며느리까지 좋아해.
가지도 말렸다가 불려서 같이 볶아도 좋아하더라.
호박잎쌈~우리 친정 엄마가 잘 해 주셨어.
난 별로 안좋아하는데, 우리 딸하고 남편이 좋아해서
강된장이랑 호박잎 날때는 늘 해먹는단다.
늙은 호박, 취나물, 토란...
가자미 얘기도 나오더라.
생선을 좋아해서 우리 손주들도 생선을 제일 잘먹어. ㅎㅎ
난 가자미 보다는 박대.
요즘은 임연수가 먹을만하더라.
2부 고담하거나 의젓하거나
수박의 5덕을 찬하노라(156쪽)
요즘 수박은 다 맛있어.
오이 무침을 하는데도
수박껍질이 별미라고,
우리는 수박껍질을 벗겨 노각처럼 절여 무쳐먹는단다.
이것도 남편과 딸이 너무 좋아해서
여름이면 몇번은 해먹어.
3부 슴슴하거나 소박하거나
에서 집장. 감자 얘기.
6)밤에 보늬가 있는 까닭
밤살은 포장해서 준 선물 이라는 말이 재미있었어.
밤농사를 지을때
이른 아침 이슬에 반짝이는 알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긴 처음 2~3년은 적응하기 엄청 힘들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엄마 음식,올케 음식, 큰언니 음식,
시어머니 음식, 내 음식을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었어.
예전 생각도 많이 나더라.
새삼 돌아가신 엄마도 보고싶고,
함께 산 큰올케언니(81세)도 고맙고...
정숙아
너네 집 옆집에서 살고 싶다^^
<밤살은 포장해서 준 선물>이라는 글은 읽은 기억도 안 나는데
그런 말도 있었구나.
근데 몰라. 다시 찾아 보면 줄을 그어놓았을지도...;;
잘 읽었어.
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책 제목의 배추적을 보고
난 우리 친정에서 자주 해먹던 김치부침개가 생각났다.
비오는 날은 물론이고
김장김치가 맛있게 익으면 자주 해먹었다.
"김치부침개"를 생각하면 함께 떠오르는 게 있다.
내가 초등학교때쯤 인듯하다.
큰오빠는 결혼해서 새언니가 함께 살고있었고
작은오빠도 장성했을 무렵인 듯.
우리 친정 아버지는 붓글씨 쓰시는 걸 좋아하셨다.
특히 겨울 밤이면 오빠들과 나를 앉혀놓고 다함께 붓글씨를 쓰라고 하셨다.
온방에 벼루와 붓. 종이를 펼쳐놓고 글씨 쓰던 생각이 난다.
그때는 화선지는 아니었을텐데 그건 생각이 안난다.
우리는 방에서 붓글씨를 쓰면,
우리 엄마와 새언니는 김치부침개를 맛있게 부쳐다 주었다.
우리 큰오빠는 그 시간을 투덜거리며 싫어했다.
나는 즐거운 데 왜 싫어할까? 했는데
나이가 드니 오빠가 얼마나 싫었을까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하여간 덕분에 나에게는 잊히지 않는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온 가족이 모여 글씨를 쓰며 먹던 김치부침!
지금은 딸네가 오면 내가 지져준다.
난 따끈한 부침을 좋아하는데,
우리 딸은 식은 김치부침을 좋아한다.
몇 장 먹고 부쳐놓은 것을 싸주면 좋아한다.
내가 예전 먹던 음식이 그립듯이 딸도 친정에서 먹던 맛이 좋은가보다~~
음식을 생각하니 함께 먹던 가족들이 그립다.
점심엔 김치전을 먹기로 결정!
온라인으로 독서 모임을 하니 움직이면서 해도 돼서 좋구먼.
벌써 만든 친구가 있을지도....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홈피 댓글 란에 한 시간 동안 한 가득 글을 썼는데 갑자기 시스템 오류로 다 날아갔다.
기억을 떠 올려 다시 쓰기엔 기억도 가물가물.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다른 곳에 써서 붙여 넣기를 해야 한다는 걸 잊어 버렸다.
<여자전>은 책을 구할 수 없어서 못 읽었고 “....배추적” 이야기만 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재미있기도 하고 어쩌면 여인들의 삶이 이럴 수 있을까도 생각했다.
김서령과 같은 시대, 대부분 인천에서 살아 온 우리 친구들은 달랐을 지도 모르지만 당시의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도 규범이 엄한 집안에서 자란 여자아이에게 예닐곱 살은 적은 나이가 아니었었던 걸로 기억이 된다. 일곱 살이면 아래로 동생이 둘이나 셋은 되었고, 부모는 일을 해야 하므로 그 나이의 여자 아이는 동생들을 돌봐야 했다. 업어주고, 씻기고, 먹이고..... 양반 집에서도 여자 아이는 살림을 배워야 한다고 집안일이나 바느질 등을 배워야 했다. 집안일에 바쁜 엄마를 따라 다니며 보챌 수 없는 나이이다. 그러나 웅후(김서령)는 달랐다. 그 엄한 안동 임하의 양반 집이었지만 아버지를 읍내 작은댁에 내어 준 엄마에게 유일한 희망이자 남편과의 끈인 웅후(김서령)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 웅후는 엄마를 따라 다니며 각종 집안일에 관심도 두고 각종 음식을 맛보기도 하며 여인들의 삶을 엿보게 된다. 이런 작가의 입장이 글 속에 드러난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안동 음식에 담긴 정성과 사랑, 의미와 소망, 또 조리과정과 맛이 잘 나와 있다 그런데 왜 나는 이 글들을 읽으면서 어느 음식하나 김서령이 직접 만들지는 못하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본래 이 책의 의도와는 다를지 모르지만, 나는 작가의 글에서 관찰자적인 시선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작가가 직접 살아 온 삶이 아니라 전해 듣거나 보아 온 여인들의 이야기라서 일까? 기구하고 애닯은 사연이 누구에게라고 없겠냐만은 전통적인 유교 양반 집안과 일제식민지 지배, 전쟁, 그리고 그 이후의 격동의 삶...... 그 속에 여인으로 살아가는 삶. 그들과 웅후라는 존재가 대비되면서 비교되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그 여인들의 삶이 우리가 돌아보면 참 기구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한데, 이야기 속의 그녀들은 결코 힘든 모습이 아니다. 주어진 삶을 꿋꿋이 헤쳐 나가며 그들만의 웃음과 해학도 지니며, 기쁨과 행복도 찾고 있다. 오히려 모든 것이 “레디메이드”된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가 여유도 없이 기쁨도 모른 채 달려가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다른 이야기로 김서령만의 독특한 문체가 참 아름다웠다. 안동 특유의 사투리와 고어는 지금은 안동에서 조차 듣기 힘든 말이 많다는데 그 귀한 말들을 고스란히 담아내어서 처음에는 읽어내기가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김서령이 풀어내는 이야기와 어울려 자연스럽게 그 의미가, 요즘말로는 나타내기 힘든 그 의미가 드러나게 된다. 각종 조미료에 익숙해진 우리가 어느 날 자연재료로만 맛을 낸 음식을 대할 때의 시원하고 깔끔함이 그의 글 속에 있다.
글을 읽은 지가 오래되어(요즘엔 오래 안 되어도 그래) 내용은 하나도 정리하지 못하고 내 느낌만 적어 본다. 이 책을 선택해 준 숙희가 고맙고 어서 이 상황이 해결되어 정독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다. 보고 싶다 친구들아......
쓰던 글이 날아가면 머리가 띵해지지?
등록금이란다.ㅎㅎ
난 길게 쓰려 하면 한글로 써서 붙이기도 해.
내가 다 아깝다.
기억력 짱인데 윤순이!
몸도 아프면서도 소홀히 할 수 없던 막중한 책임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공황상황을 느끼기도 할 터인데
걷기도 열심히 하고 일상에 적응하려 애쓰는 너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정말 아까운 작가지만 그래도 자기 모습으로 살았어 그치?
우리가 이렇게 사랑하며 읽어 주니 작가로서는 기쁜 일 아닐까?
잘 읽었어요.
배추적을 먹었다의 화자는 어린 소녀다.
분명 나이가 든 여자가 쓴 글인데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조곤조곤 어른들 이야기를 흉내내는 잔망스런 계집아이.
세심하게 관찰하고 치열하게 속을 다 후벼내 잘 정돈된 문장을 만들어냈다.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나랑 동시대를 살았던 작가에게서 나는 우리 엄마 세대의 정서를 느낀다.
그녀가 구사하는 경상도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울엄마가 경상도 여자라 그렇다.
작가 김 서령과 울 엄마 최순재 여사.
행복하지 않았던 순간을 더 많이 기억하는 여자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녀는 음식 이야기 속에다 아픈 가족사를 함께 버무려 넣었다.
아주 맛깔스럽게 음식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그녀의 음식 맛을 그려 보고 싶지 않았다.
기저에 깔린 슬픔과 한이 먼저 내 목을 타고 들어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무 맛도 없이 밍밍한 배추적만 한 점 주욱 찢어 먹었다.
내게 가장 큰 깨우침을 준 것은 밤나무 이야기였다.
한알의 밀알은 땅에 묻히자마자 죽어 자손(싹)을 틔우고, 그 거름으로 많은 열매를 맺지만
밤은 자손(싹)이 어른 나무가 될 때까지 뿌리에 붙어서 지켜보다가
제대로 된 열매가 달리는 것을 보고난 후에야 썩는다는 걸 처음 알았다.
자식 걱정에 죽어도 눈을 못 감는 부모 같다.
한국 부모들은 참 밤나무를 많이 닯았다.
여자전은 배추적보다 별로였다.
잡지사에서 인물탐구를 하여 쓴 글의 일정한 패턴이 느껴져서 그랬을 것이다.
타인의 삶을 겉으론 덤덤한 척 하면서 과장되게 포장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차라리 소설의 형태로 치밀하게 표현했으면 좋을 뻔 했다.
우야든동,,,
자기도 결국 남편과 이혼한 것을 한 줄 문장에 담아 슬쩍 고백하고,
치열하게 글을 써서 생활을 꾸려나갔던 그녀에게 깊은 연민을 느낀다.
엄마의 회한에서 벗어나고자 애썼지만 결국 그 틀은 깨지 못했던 그녀가 애처롭다.
나와 같은 원숭이띠라 친구 같이 느껴져 마음이 더 짠하다.
앞으론 파란만장한 삶을 산 여자들의 원통하고 슬픈 인생사보다
당당하고 멋진 외양만큼 내면도 행복한 여자들 이야기가 많이 나왔음 좋겠다.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단 말이다.
우리 딸들, 손녀들에게 들려줄 우리의 이야기는 그녀의 여자들과는 다른 것이 되길 바란다.
코로나 19로 달라진 생활 탓에 요즘은 책보다 넷플릭스로 영화를 더 많이 보았어.
인도의 불가촉 천민의 딸로 태어나 신분과 여성이라는 이중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하는 어린 여자아이들의 이야기(희망의 딸들), 중동 엄격한 이슬람 체제하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남자의 그늘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여인네들의 이야기, 미국 브루클린에 사는 유대 근본주의 사회 속 여성들의 삶(여자들은 교육도 받지 못하고 오직 아이를 많이 낳는 것만이 지상최대의 선으로 간주되어 평균 12에서 15명의 자녀를 낳는다.)
우리와는 너무 다른 환경이지만 어디에서나 용감한 여성들이 있고 자존을 회복하기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기도 하지. 소중한 하나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슬픔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느낀디.
옥규야 점심에 김치전 했어?
난 저녁에 하려구.....정숙이처럼 맛을 낼 수 있으려나 자신없다. 이젠 둘러앉아 먹을 가족도 없어 그저 조촐하게 엄니와 김치전에 소주나 한 잔?
담엔 무슨 책을 읽을까?
나도 읽은 것은 아닌데 "어느 별에서 왔니?"란 책을 조심히 제안한다.
에니어그램의 성격유형을 가족들의 별난 행동으로 풀이한 일종의 심리소설이라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걸면 다음 날 도서관에서 받을 수 있어.
5월에도 아마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해야할텐데 다들 괜찮겠니?
숙희야 고생했다.
친구들
잘 이어가 보자~~~
정숙이가 먼저 발언(?)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