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CC 사진과 컴퓨터 클럽 ㅣ 포토 갤러리 - 게시판담당 : 김영희
IICC는 인일을 사랑하고 인일 홈페이지를 가꾸는 모든 동문들의 컴사랑 모임입니다.
이 게시판은 인일컴퓨터교실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맘껏 펼쳐 자랑하고,
동문 선후배간의 사랑과 우정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대화의 장소입니다.
2019.03.06 12:07:05 (*.217.48.210)
정숙작가의 시선으로 포착된 눈 풍경이
유럽 어느 유명화가의 유화작품처럼 포근하네요.
작가가 담아낸 눈 풍경을 보며 서정윤 시인의 시를 감상하니
메말라 았던 가슴 속에 봄물이 녹아 흐르는 듯 촉촉해지네요. ㅎ
2019.03.06 16:06:03 (*.58.114.154)
미세 먼지에 황사에 몇년전만 해도
아무때나 카메라 메고 나가면 됬는데
집앞 공원도 눈치? 보며 가야하니 미래에는 어떤일이 벌어질지?
우리 어릴때 메뚜기 잡아 도시락 반찬 싸오는 아이들 인기있었는데
지금은 공해 때문에 안먹겠지
사람도 대자연도 메마르고 인심 사나워지니 동물들이나 친구 하고 살겠지
한참 서정윤 시인의 시가 유행일때 눈오는 날엔 외우느라 분주했던 생각이 나네
그래도 추억이 있어 덜 심심한것 같아
건강해야 추억이던 미래의 꿈이던 꿀 수 있으니
건강들 잘 챙기고 4월 어느 벗꽃 피는날 차라도 한잔 합시다
올 겨울은 눈도 별로 안오고 미세 먼지에 황사에
집앞 공원도 마음대로 다닐 수 가 없어 안타까웠다
2월 어느날 잠깐 내린 눈을 담아 보았다 집앞에서
옛날 즐겨 읊던 시를 생각해 보며...
눈 오는 날엔
서정윤
눈오는 날에
아이들이 지나간 운동장에 서면
나뭇가지에 얹히지도 못한 눈들이
더러는 다시 하늘로 가고
더러는 내 발에 밟히고 있다.
날으는 눈에 기대를 걸어보아도, 결국
어디에선가 한방울 눈물로서
누군가의 가슴에
인생의 허전함을 심어주겠지만
우리들이 우리들의 외로움을
불편해 할 쯤이면
멀리서 반가운 친구라도 왔으면 좋겠다.
날개라도, 눈처럼 연약한
날개라도 가지고 태어났었다면
우연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을 위해
녹아지며 날아보리라만
누군가의 머리 속에 남는다는 것
오래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조차
한갓 인간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눈물로 알게 되리라.
어디 다른 길이 보일지라도
스스로의 표정을 고집함은
그리 오래지 않을 나의 삶을
보다 <나>답게 살고 싶음이고
마지막에 한번쯤 돌아보고 싶음이다.
내가 용납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나에게 <나> 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것만큼
그도 나를 아쉬워할 것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분노하여야 할 곳에서는
눈물로 흥분하여야겠지만
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알량한
양면성이 더욱 비참해진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조차
허상일 수 있다
눈물로 녹아 없어질 수 있는
진실일 수 있다.
누구나 쓰고 있는 자신의 탈을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 갈 즈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 뿐이다.
하늘 가득 흩어지는 얼굴.
눈이 내리면 만나보리라
마지막을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웃으며 이길 수 있는 가슴 아픔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눈오는 날엔.
헤어짐도 만남처럼 가상이라면
내 속의 그 누구라도 불러보고 싶다.
눈이 내리면 만나보리라
눈이 그치면,
눈이 그치면 만나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