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나 게으른지 쉬는 날에는 방에 콕 박혀 지내며 겨우내 도무지 나가 걷지를 않았다.
어쩌다 밖에 나가 넓은 길과 나무들을 보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리는 것 같다는 놀라운 느낌을 받을 정도로 거의 집에서 칩거하다시피 지냈어.
오늘은 너무나 완연한 봄의 느낌에 나가 걷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차로 휙휙 다니는 건 걷는 것과는 아주 다른 일인가 봐.
노화와 게으름이 같이 오는 것 같아 나에게는.
조금 다 비슷할까? 그렇진 않겠지?
내가 그러니까 친구들 힘들게 버스 타고 전철 타고 걷기 모임 오라고 하기가 미안하고 그러더라.
일단 오늘 살살 시작했으니까 조금 걸어 볼까.....
얼마 전에 몽블랑 트레킹 할 때 대장이었던 작가분의 몽블랑 사진 전시회가 있어서 가 봤단다.
갤러리가 있는 인근 풍경이야. 용인에 있더라고.
그걸 끝내고 났을 때는 세상에 못 할 일이 없을 것 같았는데...
두 다리로 세상에 우뚝 선 느낌?
그래 그랬어.
사진을 보니 마음이 묘하더라. 힘들었던 일도 생각나고.
거기 갔을 때 놀란 건 의외로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나 아빠들이 많이 있다는 거야.
노인들도 그렇고.
트레킹 종류가 많아서 나처럼 베낭과 텐트까지 짊어지고 가는 강행군의 것도 있지만, 가벼운 색을 매고 산장에서 자면서 오르는 것도 있거든. 그래서 이런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는 거지.
이 부부는 내가 갔을 때 함께 했던 분들인데 이분들은 또 한 번을 더 했고, 코르시카 트레킹도 했지.
근육밖에 없는 부부야.
사진으로 보니 반갑더라고.
바게트 뜯어먹는 거 같지? 저 빵 참 맛있었는데.
아침에 남자들이 빵을 종이에 둘둘 말아 팔에 끼고 다니더라.
오늘 백사실 가는 길로 해서 북악스카이웨이 북악정 근처에 갔다가 다시 돌아 인왕스카이웨이로 해서 수성동 계곡으로 내려왔어.
김환기 미술관 옆 골목에는 몇 개의 작은 갤러리가 있어.
오늘은 이은숙 작가의 작품이 있었는데 봄을 느낄 수 있어 좋더라.
한지를 이용한 것도 있고, 재봉을 해서 꽃이나 얼굴을 만든 것도 있고.
옆 작은 공간에 부엌처럼 작업실처럼 만들어 놓은 곳이 참 보기 좋더라고.
커피 드실래요? 묻는 마음도 고마웠고.
백사실에는 아직 눈이 있더라. 물론 물소리는 아주 크더라고.
같이 가 보자.
내려 와 잠깐 들른 커피집에서 일회용 커피잔을 이용해 이런 벽걸이를 만든 걸 보고 예쁘고 신통해서 찍어 봤다.
우리들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요리 찍고 조리 찍고.
이렇게 오늘 하루를 걸었어.
곧 걷자는 약속 알릴게.
하지만 인천에서 걷자는 소식을 더 기다리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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