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년에 한 번 가을에 혜숙이네 책방이나 근처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어 왔나 봐.
올해도 그렇게 하는 거래.
그저 혜숙이가 편안히 이야기하고, 가끔 노래하고(오늘 -가을 편지-를 부를 거야 아마)
기타도 치고, 오카리나도 불고, 플릇도 불고, 시도 읽고 그런가 봐.
모든 걸 혜숙이랑 신랑이랑 준비한 거고, 우린 가서 함께 하면 될 거야.
오늘이야.
좌석은 20석이지만 3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대.
시간이 되면 와 보셔요.
반가운 친구들을 볼 수 있을 거야.
<삼성서림 : 032-762-1424>
10월 20일 오후 3시 30분
장소 : 배다리 요일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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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배다리에서의 음악회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간이었어
예전에 우리를 기억하게 하는 싱어롱,
변하긴 했어도 그래도 예전 모습이 남아있는 주변 풍경,
그것을 즐길 줄 아는 우리 친구들~~~
아담한 공간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이끌어가는 혜숙이 부부를 보며
참 아름답다는 생각했어
요즘 어쩌다 드는 생각인데
길거리에 즐비한 음식점들 사이에
이런 작은 문화공간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또 음식점들에서 어느 한 요일
이런 작은 음악회나 문화예술 행사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며칠 전 언뜻 든 생각인데
우리가 이렇게 마음나누며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그리 오래 남아있는 것은 아니네
선배들 보니 십년이 채 안남았어
우리 즐길 수 있을 때 지금을 충실히!
너희와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해!!!
명숙이 시-
나의 기도 김명숙
내려오는 비를 함께 맞았던 사람들
고개를 들어 함께 바라보던 가을 하늘
병원길 건너편 성당을 산책할 때
아침부터 날 위해 기도해 준 새 한 마리
나보다 더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던 맘 좋은 의사선생님
함께 치료를 받았던,
고맙게도 먼저 건강해진 새로운 친구
자기보다 먼저 내 몸을 걱정하는 내 딸
소나무 같은 버팀목이 되어 주는 우리 신랑
날 사랑해 주고 기도해 주는 친구들
오랫동안 친구가 돼 주고 싶은 내 아들
날 보고 싶어 하실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신 엄마 아빠
내가 울며 보채도
언제나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주님
내 사는 동안에 미워하는 마음이
생겨서 그 미움이 남지 않도록 하소서
내 사는 동안에 모두들 사랑하는 고운 마음만
내 맘에 담기도록
하소서
친구들아~
송년회 때 만나자.
컨셉은 주황이다.
백일홍 빛깔 스카프 둘러매고, 귤빛 치마 휘날리며
한바탕 흔들어 보자.
친구들 마음을 모아
명숙아 사랑해요~~~
고만례 할머니와 놋양푼 아줌마 이창숙
깊은 산속에 혼자 사는
고만례 할머니는
어느 여름 저녁
모깃불 피운 멍석에 앉아
밤하늘에 솜솜 박힌 별을 세며
옥수수를 먹고 있었대
그때,
머리에 커다란 짐을 인 아줌마가
사립문을 빼꼼 열고 들어오더래
저녁도 못 먹었다는 아줌마에게
있는 반찬에 남은 밥을 차려준 뒤
짐을 풀어 하나하나 살펴보던 할머니는
반짝반짝 빛나는 놋양푼이
그렇게나 좋아 보였다지 뭐야
며칠 뒤 있을 할아버지 제사 때
떡과 나물과 전을 담으면 좋을 것 같았지
한 개에 삼백 원이라는 놋양푼을
두드려 보고 만져 보고 문질러 보다
할머니는 은근하게 흥정을 했대
"세 개 살 테니 천 원에 주슈."
열무 비빔밥을 한입 가득 떠 넣던
놋양푼 아줌마는 눈을 깜빡이며
한참 생각에 잠겨 있더니
그렇게는 안 된다고 거절했대
하지만 할머니는 조르고 또 졸랐지
결국 아줌마는 하룻밤 자고 난 다음 날
천 원에 놋양푼 세 개를 주고 갔대
할머니는 그걸 들고 산길을 내려가
동네방네 자랑을 했지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깔깔 웃었지만
이유를 모르는 할머니는
그냥 같이 웃어버렸대
그 뒤로 할머니는 아줌마가 오면
있는 반찬에 함께 저녁을 먹고
나란히 누워 오순도순 얘기를 했지
친자매처럼 가까워져서야
수줍게 고백을 했는데
고만례 할머니도 놋양푼 아줌마도
전혀 셈을 할 줄 몰랐다지 뭐야
"남편이 갑자기 죽어서
헐 수 없이 장사를 시작했슈."
"셈을 모르고서 어찌 장사를 하누."
할머니가 혀를 차며 걱정을 하자
아줌마는 환하게 웃었대
"괜찮어유. 사는 사람이 하잖유."
그 뒤로도 오랫동안 아줌마는
깊은 산속 고만례 할머니 집을
성님 집처럼 자주 찾아왔대
어느 날
반듯이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고만례 할머니를 안고
눈물 흘리던 그날까지
아주 소박한 곳에서 편안한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나눔의 시간을 가졌지.
혜숙이는 오랫동안 용감하게 투병하고 있는 우리 명숙이를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나 봐.
우리 모두의 마음을 합해서 말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이혜숙이와 남편이 다 준비했어.
계획, 알리기, 음식, 선물이며, 노래며, 진행이며....
오늘 혜숙이의 노래 들어서 행복했어.
정순이와 은숙이가 읽은 시도 좋았고
힘든 시간 내서 와 준 명숙이가 읽은 자작시, 정말 뭉클했어.
많이 많이 거치고 돌아 이제 너무나 맑고 착하고 순해진 사람의 시.
게다가 명숙이의 시에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들어 파일을 보낸 이혜숙이 아들.
감사해요!
인순의 기타 연주 로망스, 신영이의 오카리나 연주.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좋은 연주였어. 고마워~~
훌륭한 실력으로 이제는 어려운 곡도 잘 소화해 아름다운 플릇 선율을 들려주는 연옥이는 또 어떻고.
혜숙이 신랑의 기타 연주는 정말 훌륭했어.
마치 음을 안고 있다는 느낌?
기타와 음악과 자신이 한몸이 된 것 같은, 그래서 듣는 이가 그저
푹 음악에 젖으면 되는.
감사합니다.
작은 실내를 웅장한 오케스트라 공연장으로 만들어 준 한유정양.
멋졌어요.
아주 안정된 연주라 더 멋졌어요.
우리 김혜숙이는 좋겠네.
이혜숙아
준비하느라 힘들었겠지만 우리는 네 덕분에 뿌듯하고 감사하고 사는 것 같은
기쁨을 느꼈단다. 고맙다.
사진 좀 보여 줄게~
시작 전, 준비하고 있는 모습, 혜숙이의 언니, 오빠가 모두 오셔서 함께 하셨는데 모두 노래와 악기에 능하고,
이런 일을 늘 하는 듯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였다. 참으로 부러운 가족이었다.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돌림 노래하면서 웃던 시절.
오늘 우리는 돌림 노래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