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9월의 손님맞이 / 김옥인
올해도 변함없이 하늘의 도움으로 해와 비와 바람을 적당히 고루 맞으며 우리 전원이 잘 번성하였다. 작년부터 근교집을 짓기 시작하고 마무리 단계에 이르며 자주 찾았다. 그러면서 채마밭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제 때에 수거하여 맛있게 먹고 지내니 이 또한 기쁨이다.
정원클럽에서 9월9일 정기 정원탐방후에 우리 전원을 방문하겠다고 얼마전에 연락을 해왔다.
10년 가까이 지내는 회원들이 우리집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나 보고 싶기도 하고 겸사겸사 찾아 온다는 것이다. 흔쾌히 좋다고 대답을 해 놓고서는 전원을 며칠동안 정돈하면서 힘이 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그러나 다과를 준비하려면 부엌살림이 완성되어야 하는데 8월 말까지 끝내 준다던 부엌공사가 이래저래 차일피일 하면서 이번 주에 겨우 물을 사용하는 것만 완성되고 오븐은 아직 전기 연결을 못해놓고 냉장고는 아예 아직 도착을 안하고 있으니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초조했다.
다행히 딸애가 케이크는 비엔나 집에서 만들어 당일에 가져오겠다고 해서 안심을 하였다.
주방식기는 우리집이 겉은 검은색, 안은 하얀색이므로 파스텔 색조인 오스트리아 릴리엔 자기 식기로 장만하여 집안에 색조를 두었다.
당일 아침 일찍 남편은 정원 클럽회원들 만나 다른 정원탐방으로 떠나고 나는 혼자서 손님맞을 준비를 하며 우리 전원 들판에 피인 꽃들을 꺾어와 꽃꽂이를 하려고 바구니를 들고 들판언덕으로 내려갔다.
아이구마, 무릎이 아직 완전히 회복이 안 되어 조심조심 해야지만 그래도 장식은 해야지 어째...
작년 이맘쯤을 추억하니 세월이 빠름을 더욱 느낀다.
바구니에 꽃을 담아 집안으로 돌아와 색갈별로 분류하고 적당히 나누어 꽃꽂이를 하려는데 딸애가 친구들과 같이 세 종류 케이크를 가지고 도착한다.
" 엄마는 참 한가하게 꽃꽂이나 하고 있네.. 우리는 어제부터 케이크 만드느라 혼났는데.. 아니 정원에 꽃이 지천인데 뭐하려고 힘빼 ㅎㅎㅎ "
" 얘는... 나도 바뻤어. 고맙다! 이렇게 도와주고 "
애들과 잠시 쉬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 손님들 올 시간이 가까워 졌다. 후다닥 꽃꽂이 마무리하고 커피물 끓이고 음료수 준비하고 허둥거리는데 시아버님께서 시아주버님과 같이 오신다.
오랜만에 오셔서 내가 집안 곳곳을 안내하니 흐믓해 하신다.
" 아버님, 아직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곧 손님방이 마무리 되면 오셔서 지내세요"
" 그래, 알았다. 너 어서 손님맞을 준비하거라 나는 천천히 돌아 보마"
(라일락 샴페인에 스파이클링워터를 부은 다음
전원에서 따온 무스카텔라 허브꽃잎을 첨가한 우리가 개발한 청량음료수^^)
(애플 케이크)
(치즈 케이크)
( 린쩌 케이크)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서 허둥대는 나를 보고 딸애가 핀잔을 주는데,
" 엄마는 너무 흥분해서 그러지 말고 전화 해봐 언제 도착하는지"
참 그렇지! 야가 에미보다 한 단수 높단 말야 ㅎ
남편하게 전화 하니,
" 지금 집앞이야"
" 어머 그럼 손님들은?" 원래 내가 남편보고 손님보다 미리 오라고 부탁했었기에 물어보니,
" 물론 같이들 왔지"
어머머! 다시 허둥되는데 손님들이 들이 닥친다.
와! 그동안 많이 진척되었네..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처음 온 사람들은 호기심이 찬 눈으로 조용히 곳곳을 돌아본다.
남편이 회원들에게 전원을 보여주는 동안 나는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아버님께서 흘낏 보시며 미소를 지신다.
" 아버님! 제가요, 기록사진을 찍어야 하거던요 ㅎㅎ"
" 허허허!"
딸애에게 식탁 마무리를 부탁하며,
" 얘야!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나는 나가도 되쟈?"
" ㅎㅎ 언제는 물어 보고 하셨나요? "
올해는 중요한 전원 손님들이 몇번 다녀갔다.
6월에는 오스트리아 국영방송에서 우리 전원을 촬영하며 남편의 인터뷰를 녹화해 갔고 https://story.kakao.com/_hVIMg6/gOo5Ejxjgd0
7월에는 스타이어 방송국주체 정원클럽회원들 40여명이 방문했었다.
그동안 딸애의 도움 없이 대접을 했었으나
이번에는 가족 같은 회원들과 시아버님께서 오신다니 딸애가 도우러 와 주었는데
어째 꼭 시어머니 같다 ㅎ
전원은 이미 가을이 와서 색갈이 물들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해님이 활짝 웃으셔서 더욱 회원들이 화기애애하게 전원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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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실내에 준비한 탁자에서 케이크와 음료수를 각자 용기에 담아 곳곳에 옹기 종기 앉아 햇볕을 즐긴다.
돌아갈 시간이 되어
남편이 산딸기 모종과 그동안 정성스럽게 거두어 저장했던 씨앗들을 선물로 주니
모두 감격해하며 딸애가 케이크를 만들며 수고했다고 바구니에다 각자 성의대로 돈을 모아서 주며 초대해주어 고맙다며 인사를 나누고 떠났다.
시아버님도 좀 더 머무시다 돌아 가시고 이제 우리 부부와 딸애 친구들만이 남고 호젓해졌다.
딸애가 돈 바구니를 보더니 아주 신이 났다 ㅋ
" 엄마! 그냥 재료값만 주어. 엄마도 여러 준비하느라고 지출이 많았잖아?"
" 아니야 , 케이크 하나당 싯가로 계산해서 줄께. ( 아이그! 깍쟁이 엄마라고 하려나?)
수고 했어. 다음에는 엄마가 직접하게 가르쳐나 주어라잉?"
그러며 넉넉히 돈을 집어 주자 딸애가 싱긋벙긋해 한다.
" 사실, 그냥 엄마네 선물로 하려고 했는데, 저 회원들이 멋장이들이네 ㅎㅎㅎ"
석양녘에 딸애 일행도 돌아가고 뒷정리를 하며 조용해진 전원에서
오늘의 손님맞이가 잘 마쳐짐에 전원과 하늘을 향해 감사인사를 한다.
(2017년 9월 9일 LICHTENEGG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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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이,
가을빛 분위기에 흐르는 선율에
더욱 멋지게 보여요.
꽃을 담은 꽃바구니도 멋지고
엄마를 도와 맛잇어 보이는 예쁜 케잌을 만들어 온
다정한 딸, 교제하는 좋은 사람들....
옥인이 복이 많아요.
이곳은 산과 들이 모두 메마른 풍경인데...
한숨이 다 나오내요.
여름내 야생화로 하늘거리며 아름답던 들판이
9월이 되어 누렇게 마르면서 가을색을 나타내자
동네 농부가 농가에서 필요하다고 베어가도 되겠냐고 물어서
허락했더니 트랙터로 무더기를 만들어 베어내 가져가다가
우리에게도 기념으로 한무더기를 놓았어요.
옛 명화의 짚단하고는 다르지만 마음으로 그 시절을 그리어 보았네요.
들판 아래까지 내려가서 아직도 피어있는 꽃들을 바구니에 담으며
도시에서만 자라온 저에게 늙어가며 이런 기회가 온 것에 감사했어요.
가족 같은 이들을 대접하며
단촐한 우리 가족이 한마음되는 것이 가장 보람있었고요.
복이 많다고 해주시니 정말 더 그런 생각이 드네요. 고마워요.
선배님의 글과 사진 잘 보고 있어요.
아름다운 계절 가을에 더욱 건강하시기를...
케익도 잘 구어졌고..
오스트리아 파스텔조의 식기가 참 예쁘네요.
고급스러워 보여요.
집도 예쁘고...
언니 행복해 보이네요.
축하드려요.
가을의 전원...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차요.
가을의 사진도 보여주세요.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손님들이 종종 찾을 것 같아
스스로 쿠킹에 익숙해져야겠어요.
이 그릇은 70년대까지 만들어졌던 것인데,
지금은 그 시절 마련한 사람들이 소장했던 것을
여러 통로를 통해 내 놓고 있는 것이라
점점 구하기 어려워져서 더 귀하게 여기지요.
원래 6가지 색갈의 커피와 차 세트인데,
파스텔 색조가 어울려서 받침접시를 다른 색과 매치해도 잘 어울린답니다.
(각종 식기 계란받침,스프, 서빙접시, 샐러드 등등도 있지만
전체 일절구입은 좀체로 어려워서 부분적으로 모으고 있어요^^.)
비엔나에 처음 왔었을 때
렌트했던 집에서 보았을 때는 이런 그릇의 유래를 몰라
화분받침으로 막 썼던 기억이 있어 웃었답니다.
내가 근교에 나가는 시간이 많아서
전처럼 홈피에 자주 못 들어 오지만
집이 완성되어 이곳에도 인터넷 장치를 하게되면
차차로 더 올려 볼게요.
경수후배도 가을을 만끽해보아요.
대단한 옥인아~ 손님 접대도 바빳을 텐데 이렇게 사진까지 찍고 너의 기록성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옥인아 다 잘 보았다~!
대단하기는....
이제부터는 머리속 기억만으로는 간직하기 어려운 나이가 되다보니
사진으로 담으며 추억을 쌓아보는거지 뭐..
사진찍는 것은 쉽지만
여기에 올리려면 사진 편집을 해야하니
시간이 걸려 점점 꽤가 나서
카스토리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올리게 되네.
그래도 시원하게 보고 글을 맘 놓고 쓰려면 홈페이지가 좋구나.
몇 년 전부터 근교얘기를 씨리즈로 컬럼에다 썼었기에 이번에도 여기에다 올렸어 .
작년에 집 짓기 시작하던 때 9기에 올렸던 글이 새삼 생각나.
온실 유리집과 별채를 짓느라고 좀 느리게 완성되고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본채에 침실과 욕실이 완성되어 잠도 자고 샤워도 하니 집 기분이 나네 ㅎㅎ
부엌이 완성되면 요리도 하고 올 겨울에는 처음으로 이 새집에서 연말 연시를 보내게 될거야.
잘 보았다니 기쁘다.
또 보자
시작이 반이라지? (클릭)
어쩌다
아름다운 집을 지나치노라면
저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사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바로 옥인 후배님이 그 사람이네요.
물론 그 노고와 정성이야 짐작도 못 하지만
앞으로는 수고한 만큼
꿈과 행복을 만끽하고 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도산학 선배님,
저도 이렇게 집 짓게 되리라고 몇 년 전까지 생각 못 했었어요.
자연스럽게 저에게 이루어지는 일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려고 해요.
축원해주신 말씀 고마워요.
선배님,
늘 건강하시어 기쁨이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곳에서의 <편안한 쉼>이 느껴지네.
늘 열심히 살며
하고픈 일 하며
아름다운 삶을 일궈내니
보기에도 아주 좋구먼.
우리의 눈과 귀와 가슴을
정화시켜주는 그대에게 감사하며,
온가족 건강하고
계속 어여쁘게 잘 지내기를....!
(본문 계속: 본문에 사진 용량이 제한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