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없는 과학’을 주제로 열린 ‘멕시코 젠더 서밋’
‘젠더 혁신’ 라틴아메리카로 확산

 


젠더 관점에서 과학기술 혁신을 추진하려는 ‘8차 젠더 서밋, 북아메리카와 라틴 아메리카’(GS North&Latin America)가 지난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되었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아태 젠더 서밋’을 개최한 바 있는 필자는 이번 멕시코 젠더서밋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젠더 서밋은 과학자, 과학기술정책전문가, 젠더학자들이 모여 과학적 증거를 통해 발견된 젠더 결함을 없애고 보다 나은 과학기술혁신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논의하는 국제 모임이다. 지난 2011년 ‘평등을 통한 더 나은 과학과 혁신(Quality Research and Innovation through Equality)을 주제로 유럽집행위원회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2013년 미국과 캐나다가 중심이 된 ’젠더 서밋 북 아메리카‘와 2015년 ’젠더 서밋 아프리카‘가 남아공에서 열렸다. 이어서 2015년 8월 서울에서 아태지역 최초로 젠더 서밋이 개최되었다.
 
아태 젠더서밋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더 나은 과학기술: 젠더혁신을 통한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주제로 열려서 ’서울젠더서밋선언문‘이 채택되었고 이 결의문은 때마침 2016년부터 시작되는 UN지속가능발전목표(SF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연계되어 연구와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원주민 여성 과학자들에게 꿈과 비전을 주다
 
8차 젠더 서밋은 ‘경계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Borders): 젠더, 지역, 다양성 교육의 모든 차원을 연결하여 영향력을 향상’한다는 주제로 멕시코의 국립과학기술위원회(CONACYT)가 주도하고 캐나다 NSERC, 미국 NSF 등 10개 기관이 파트너로 참여해 개최되었다.
 
이번 젠더 서밋은 과학기술이 모든 인위적이고 지역적인 경계를 깨고 혁신의 주체로 부각될 수 있다는 목표 하에 △과학기술 전반에 젠더이슈를 제시하고 △젠더 관점의 혁신 △젠더 평등을 통한 유엔 SGDs 달성 △젠더 서밋 운동에 라틴 아메리카의 목소리 담기 등 4개의 구체적 목적을 제시하였다. 또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능한 자원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드는데 주력하였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 남미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젠더 서밋은 남미 특유의 흥이 넘치는 축제의 장이었는데 특기할 점은 ‘경계 없는 과학기술’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예비 원주민 여성과학자들의 경력개발을 위한 특별 세션을 마련하여 그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가장 취약한 그룹 중에서도 더 소외되었던 이들 여성들이 보여준 꿈과 희망은 큰 감동을 주었다. 참고로 멕시코의 원주민 수는 2015년 기준으로 2500만명이 넘고 이는 인구의 21%가 넘는다.
 
서울 젠더 서밋에서 제시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달성을 위한 젠더의 역할을 소개하였고 중요한 아젠다로 많은 전문가들의 경험을 나누는 장이 되었다. 그러나 17개의 UN 지속가능발전목표 모두가 젠더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추진되어야 한다는 여러 과학적인 증거들이 나오고 있으나 여전히 5번째 목표에서 별도로 취급되고 있는데 대해 열띤 토론이 있었다. UN SDGs는 향후 젠더 서밋의 중요한 도전과제가 될 것이고 WISET이 중심이 되어 주최한 서울 젠더 서밋에서 향후 중요한 추진과제로 채택한 것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3박 4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으나 출발하는 날 오전에 세계 최고라고 알려진 인류박물관을 잠시라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는 무척 소중한 경험이었다.
 
글. 이혜숙 GiRC 수석연구원(전 WISET 소장)
사진. 젠더서밋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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