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쁜데 책 소개를 한다니 황당하니? ㅎㅎㅎ
쉬어 가시라고~~
실은 어제부터 읽은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읽으면서 많이 웃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했는데, 너희들한테 소개해 주고 싶더란 말이지.
김창남씨는 성공회 대학교에서 대중문화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야.
이분이 두 분의 선생님과 함께 만든 <더 숲 트리오>가 부르는 노래를 들은 적이 있어.
주로 김민기씨의 노래를 했는데
-어두운 비 내려오면 처마 밑에 한 아이 울고 서 있네~~
이 노래가 가장 좋았어.
가장 자주 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이분은 신문이나 혹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이야기할 시간이나 자리가 있을 때마다
늘 말하곤 했지.
저는 B급 문화 속에서 자랐습니다.
이분이 어렸을 때부터 접하고, 좋아하고, 빠지고, 따르고, 영향을 받고 한 모든 노래, 만화, 티비 프로, 가요, 동요, 소설, 잡지, 영화....... 등에 대해 이야기하듯 쓴 글이야.
이분은 우리보다 세 살이 아랜데, 그래서 약간의 시차가 있긴 한데 그래도 너무나 우리들이 누렸던 경험이랑 성장 과정이 비슷해서 맞아! 맞아! 소리가 저절로 나더라.
지방 도시인 춘천에 사는 얌전하고 공부 잘 하는 소년이 어떻게 자기의 문화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알아가고 오늘의 모습을 이루었나 이런 내용으로 되어 있는 책이야.
그야말로 티비도 한 방송국만 나오고 FM도 나오지 않는 춘천에 살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순진하고 얌전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음악이며 책이며 티비, 영화에
엄청 재미를 느끼던 소년.
그래서 다양한 소위 B급 문화를 거의 빨아들이듯 한 어린 시절과 중 고등 시절, 대학 시절에 대한 이야기지.
기억을 공유한다는 게 이렇게 중요한 건가 보다.
시간 되면 찾아 읽어 봐.
혹시 친구들 중에 정말 만화나 티비나 영화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 읽어 보셔.
특히 집에 티비가 없어서 요일 정해 친구네 집에 가서 본 사람(나처럼),
싸운 날에는 가지도 못해 언덕 위에 올라가 희미한 빛만 본 사람^^
꿀단지로 성교육을 마스터한 사람,
암굴왕, 흑기사라는 제목을 기억하는 사람,
레미제라블을 장발장으로 읽은 사람들.....
대중 문화사에 큰 의미를 주는 책이라고 느껴지더라.
내가 책만 읽었냐고? 아니에요.
만두도 만들었거든요.
맛있냐고요? 별로네요. 양념할 때 후추를 쏟았거든요. 김치도 덜 시었고요.
안 먹냐고요? 아니오! 어제 저녁, 오늘 아침, 점심 계속 먹고 있다고요.
난 물만두 해서 식초 간장에 찍어 먹고, 우리 아이는 만둣국 해서 먹고^^
자~ 설들 잘 쇠시고, 즐겁고 반갑게 가족들 만나시고,
서로 얼굴 보며 덕담도고 나누시고
많이 많이 웃으시기를~~
새벽부터 딸아이 생일이라 생일카드 쓰고 들어와봤더니
반가운 글이 있네
그렇지않아도 지난 번에 잠시 얘기듣고 궁금했는데
당장 봐야겠다. 고마워!
난 어제 뭐했나?
그동안 안한 청소 하고, 아이들 밥 차려주고, 성경읽기 좀 하고...
새벽 2시부터 두 이이에게 편지쓰다보니 이시간이네
잠시 눈 붙이고 인천 엄마네 집에가서 하룻밤 지내다보면 내일이겠지?
다들 새해 건강하고 복 짓는 일 많이하고 잘지내자!
오늘 아침 설 쇠러 가는 길에 성공회 대학교를 지나게 되니
옥규가 생각나더라. 이 먼 곳까지 옥규가 공부하러 다녔었구나 하고...
신영복 선생님 생각도 나고...
꼭 읽어보고 싶었던 <강의> <담론>은 사다 놓은 지 여러 날 되었는데
아직 열어보지도 못했네.
이러저러한 일로 계속 바쁘다보니 언제야 좀 여유가 생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옥규의 글을 읽으면 푹 빠져들어 생각에 잠기게 된단다.
<나의 문화 편력기>도 어떤 책인지 무척 궁금해지는데...
맘껏 뛰놀면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 옥규가 난 또 한없이 부러워지네.
옥규의 야무진 손끝에서 빚어진 저 만두는 또 얼마나 맛있을까. 부럽다.
친구들아 3월5일 신년회에서 보자~
모두 모두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새해 되기를...
헤이 옥규,
네가 소개하는 책을 졸졸 따라다니는 내가 되어가고 있어
마종기 시인의 책도 그렇고.
루시드 폴과의 편지글은 당장 구입해 미주 친구들과 돌려가며 읽고 있단다.
몇년전 어떤 모임에서 이분들의 노래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맞아, 김창남씨가?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었는데 드디어 책를 냈구나. 명절휴가 잘 지내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