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행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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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알 수 없는 일은

내일 여행을 떠날 것임에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늙어가는 증거일까.

동갑내기 춘자 후배는

며칠 전부터  짐을 쌌다 풀었다 하며

잠까지 설친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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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는, 루체른에서 우리가 탈 증기선.

 사진을 후배가 카카오 톡으로 보내왔다.



새벽에 잠이 깨었다.

주금 열어놓은 목욕실 창문으로 빗소리가 들려왔다.

거실로, 부엌으로 나가보고, 거실 창으로 보이는

동네의 흐릿한 먼 불빛을 바라보며

며칠 그렇게 무덥더니 드디어 쏟아지는 구나 했다.

 

스위스 바젤에 사는 희자 후배에게선

요즘 한참 좋았던 날씨가

비도 내리고, 가끔 천둥도 치고, 햇빛이 나기도 한다고

안타까움으로  소식을 보내주었다.

온도는 14에서 20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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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행을 권유 받았을 때

다시없는 기회다 싶었다.

사실 스위스는 우리가 어린아이였을 때

어느 출판사에서 발행한 60권짜리 소년소녀 문고 속에 들어있던

알프스의 소녀를 읽었을 때부터

나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알프스에 대한 로망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여행사로도 자주 접할 수 없는 스위스 여행.

2년 전에

잠시 루체른과 인터라켄 융프라우만 다녀온 적이 있긴 하지만

스위스의 여러 도시를 볼 수 있는 이 번 여행은

이런 기회가 내 남은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런지도 모른다.


날씨 걱정은 되지 않는다.

여행때마다 늘 최적의 날씨였기에

그러나 비가오면 오는대로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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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



사정이 있어

융프라우로 향하는 산악열차 타기를 포기했지만

2년 전, 10월에 다녀왔기에 큰 아쉬움은 없다.

인터라켄의 호텔에서 자는 동안 비가 내렸고

알프스 산에는 눈이 내렸다.

융프라우에 올랐을 때는 산꼭대기 위로 푸른하늘이었다.


내려오다 그린델발트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그곳 마을이 그림엽서 같이 아름다와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었는데....

그 날 날씨가 좋으면 희자씨가 자동차로 데려가 준다고는 했지만,

못가면 많이 아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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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기 전 4월에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다.

LAX 출발 스위스 취리히 공항까지 넌 스톱.

4월에 벌써 몇 개 도시의 호텔 예약도 끝났다.

 

한국을 다녀오고

더없이 무덥고 지루한 여름 동안

힘도 없고 마음도 가라앉고

그래서

고작 일주에 한 두 번 하던 라인댄스를

세 번씩이나 일과로 삼고 열심히 라인댄스를 하러 다녔다.

 

그 여름도 이제 마지막을 보이기 시작한다.

어제 아침 잠시 내린 비가

지난밤부터 제법 쏟아진 비가

여름의 종말을 고하는 듯하다.

 

내 친구는 여행을 시간 밖의 시간이라 했다.

나는 여행을 내 인생 길의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 번 여행에서

이 무덤덤함에서 깨어나기를

그래서

다시 새로운 나로

느끼고 생각하는

깊은 감성으로

남은 세월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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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프라우)





겨울 나그네 중 Gute Nacht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