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일주일에 한 번 또는 이주일에 한 번
가서 상추 따며
풀을 뽑기도 한고 안 뽑기도 하는
상추밭
올해 처음으로 농협에서
딸기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새끼 손톱만한 딸기가 대여섯 개 달렸었나
일년생인지 알고 뽑았더니
저녁 때 다년생라고 듣고
껌껌해지기 전에 나가서 얼른 심었어요
아침에 어떻게 됬나 봤더니
싱싱하게 잘 있네요~~고맙네요~~
난 나물을 참 좋아한다.
근데....
메루치 땀시 내가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양재동 농협을 못가고
근처 대형마트에서 대충 사다 먹으니
나물이 고파 병이 날 지경이었다.
요즘 나물이 무지 나올때인데.....
지난 일욜~
오랜만에 농협에 들렀다.
오메야 ~!
나물이 산처럼 쌓여있다.
무조건 퍼담았다.
곤드레,비름,고구마줄기.호박잎등등
믿을수 있는 매장이라도
조심하느라 곤드레 나물을
먹을만큼 데쳐서 물에 두어시간 담궈 놓았다가 무쳐먹었다.
살쿵살쿵,오그작오그작,자락자락...씹히는 소리가 얼마나 맛있는지
눈이 슬슬 감겨진다.
딸네 한젓가락 주고 다먹고
엊저녁엔 비름나물을 삶아 물에 담궜다가
오늘 아침에 고추장에 버무려 먹었다.
입에 착착 붙어 눈물이 난다.
얘야 ~!
내가 얼마나 널 그리워 했는지 아냐?
우걱우걱 씹어 넘겨댔다.
목구멍에 검문소도 없이 슬슬 잘내려간다.
사는것이 무어냐?
먹고픈것 해먹으며 이쁜새끼들 봐가며
매일매일 앞산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감사하믄 되는게지.
<난 이러구 산다우~~~!!!>
??
사람마다 특히 하기 싫은 일이 따로 있는거 같아요.
저는 마른 나물 삶아서 우려내 무치거나 볶거나 하는 게 정말 귀찮아요.
나물은 좋아하면서 손 대긴 싫으니 참....
언젠가 태백 가서 사 온 마른 곤드레 나물도 창고에 그냥 있고요.
울릉도 특산물이라고 누가 챙겨다 준 무시기 나물도 그냥 ....
창고 속 좋은 자리에 있는 큰 통 안에다 비닐로 겹겹이 잘 싸서 모셔 놓기만 해요.
어쩌다 나랑 눈이 마주치면 그것들이 애원을 해요.
제발 자기들 좀 꺼내다가 잡숴달라고....
그래도 저는 애써 외면을 하고 만답니다.
누가 해 주면 두 그릇 쯤 숨도 안 쉬고 잘 먹을 텐데 ....
오이지를 담거나 장아찌 만드는 일은 하나도 성가시지 않은데
나물 삶아서 무치고 볶는 일은 어찌 그리 하기가 싫답니까?
에효 ~
수노 온니네 동네로 이사가면 딱인디 ~
그저 젓가락만 들고 뎀비면 끝 ~~~
양재동 농협에 가서 장 봐다 드리는 건 얼마든지 잘해요. 제가 ~ ㅎ
?나물요리가 손이 많이 가긴 해요
고구마순 하나하나 껍질까야죠
뿌리 있는 거 뿌리 잘라내야죠
쉔 줄기는 다듬어 내야죠
(특히 말리는 나물
며칠 간 널어서 뒤집어 가면서 말려야죠
전 뭐 말리는 건 못해요
마르진 않고
썩거나 곰팡이가 나서요
말려야 할 건 냉동실로 보내요)
씻어야죠
씻어도 씻어도 흙나오죠
너무 무르지 않게
너무 뻣뻣하지도 않게
알맞게 데치거나 삶아야죠
또 헹궈내야죠
맛나게 무치는 건 또 얼마나
어려워요
싱겁지도 짜지도 않게 고소하게 무쳐야죠~~~
요즘 현숙이 글 읽다보면
술술 풀어내는게
참 재미있어.
메르스땜시 휴강했던 문화강좌들이
모두 개강을 해서 신나게 나가다보니
컴앞에 앉질못했네.
저~~ 위에
간장독 밑에
가라앉은 소금덩이
어찌쓰는가 물었었지?
오래된 간장이 많이 좋고 비싸다며....
그 소금을 좋은 물로 끼얹어서
하얗게 된 걸 햇빛에 말려서 빻으면
무침이나 반찬용으로 고급 곤 소금이 된다네.
바로 위에 나오는 나물들 무침 말이지.
???
?순희 언니도 나물 반찬 맛있게 뚝딱 잘 하시지요?
언니 곁에서도 살면 참 좋겠는디....
이 나이에 기대고픈 언니들이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에요.
여기는 밤새 비가 많이 왔어요.
아침에도 제법 내리더니 슬슬 하늘이 개고 있어요.
이런 날은 조금 멋을 부리고
향수도 좀 뿌리고 나가는 게 좋겠어요.
점심 먹고 수다 떨고 쇼핑도 좀 하고....
혼자 집에 있으면 괜히 축 처지기 쉬운 날씨니까요.
그럼 꽃단장 하고 댕겨오겠습니다 ~
?비오고 났으니 온 게 다 깨끗해졌겠네요
예쁘게 꽃단장하시고
나서는 언니 모습 보여요
언제나
예쁜 차림새였던 언니 모습이
조금 멋을 부리고
향수 좀 뿌리고~에 있었군요
?
오늘은 제 2회 김태길 문학상 시상식이 있어.
그래서 서울 간단다.
수필문우회 주관으로 하는 시상식이라서
조금 일찍 가서 준비도 하고 안내도 해야 한다네.
그래서 어제보다 쬐끔 더 신경을 썼어.
화장도 공들여 하고 간만에 원피스도 입고....
암튼...
기차표 미리 끊어 놨지.
그래서 지금 나가야 한다네.
잘 댕겨 올게.
샤넬 향수 살짝 치이익 ~
이러다 바람나겠네. ㅎㅎ
여름여행에 손을 번적 들고나니 벌써부터 맘이 설렙니다.
문인 김희재선생님은 향수 뿌리고 서울 잘쟁겨 오셨는겨?
오그작 아그작 나물예찬하시는 순호선배님의 밥상이 눈에 선합니다.
지금 침 꼴깍 넘어갔어요.
현숙선배님이 수다방의 대분을 여셨는데 이제서 들어왔습니다.
현숙선배님 농사짓는 솜씨가 꼭 울남편 같네요.
상추반 풀반.....
옥상에 심은 방울토마토 순을 따야 잘 영근다는 말을 듣고 순을 따줬는데
기절할 뻔 했어요.
사이사이 새로 올라오는 순을 따는 건데
위로 쭉 뻗은 중심줄기를 과감하게 쳐냈더라고요.
이제 더이상 뻗어나갈 곳이 없으니 이미 달린거나 따먹고 끝내야지 더
벋어나가긴 글렀더라고요.
명색이 시골출신인데...
설교하는 거와 뭐든지 과감하게 버리고 청소하는 것 말곤 할줄 아는게 없는 사람입니다.
그간 제 전용컴이 고장나서 스마트폰으로만 인터넷접속을 하니 홈피에 잘 안들르게 되더군요.
이제 새컴 장만했습니다.
아~~~ 여름이다.
통영과 태백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이 들리는 저녁입니다.
제주도 오름엔 물 폭탄이 터져 1400mm가 넘게 비가 쏟아졌다지요.
이 비가 가뭄에 목이 타고 있는 경기 북부 지방에도 흠뻑 내렸음 좋겠습니다.
오늘 교회 갔다 오는 길에
농수산시장에 들러서 오이를 100개 또 사다가 오이지 담갔어요.
이젠 식은죽 먹기로 쉽게 뚝딱 ~
테레비에서 어느 고수가 담는 걸 보니
오이를 물에 씻지 않고 마른 수건으로 살살 이물질만 털어내더라고요.
찬정이의 걱정이 옳은 소리였어요.
오이 꼭지에 물이 들어가면 쉽게 무르고 좋지 않대요.
그래서 오늘은 깨끗한 마른 행주로 삭삭 닦아서 했더니 금새 끝나네요.
먼저 담은 것은 벌써 반 이상이나 없어졌어요.
이리저리 필요한 곳에 나눠 주는 기쁨이 참 크네요. ㅎ
암튼...
그노무 오이지 이야기는 네버앤딩 ~
올 여름은 이렇게 오이지 이야기와 함께 잘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도 달력이 빽빽하게 스케줄이 잡혀 있어요.
금요일에 또 서울 갔다 와야 하고
원고도 써야 하고 사람도 만나야 하고.....
그래도 요즘은 컨디션 조절을 잘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절대로 과로하지 않고요.
피곤하다 싶으면 무조건 쉬고 보충하고 충전 ~
우리 동네 <은구비 공원>은 갈수록 아름답게 변모하고 있어서
걷는 즐거움에 사색의 기쁨까지 맛 볼 수 있답니다.
공원이 곁에 있는 동네에 살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봄님들 ~
저는 여름 여행 기다리는 재미로 더위를 이길거에요. .
?춘선언니~~
은구비 공원~~이름도 예뻐요
예쁘게 향수도 치익~~하시고
원고도 쓰시고
오이지 또 100개 담그시고(마른 수건으로 닦는거~~오~~예~~~_
와우~~~~
무조건 쉬고 충전하시고~~훌륭하셔요~~
명자후배님~~
시골 출신이라는 거 본인이 직접 농사짓는데는
아무 관련이 없어요~~
나뿐만 아니라 가까운 주위분들 보니까~~
지난 주말에는 손님이 오신다는데
너무 덥고 뭘 하기도 그렇고 해서
옥수수 수염이 제일 말라서
잘 익었다고 보이는
옥수수가지 가장 위에 붙은 거 3개가 눈에 띄기에 옥수수를 따는데
그 게 옥수수만 딱 따지지 않고
가장 위 옥수수 꽃 피어 달려 있는 중심 가지가 옥수수와 같이 부러지면서
이 건 아닌데 하면서 가지 부러뜨리면서 옥수수 따서 쪘는데
아직 덜 여물었어요
그 밑에 보기에도 아직 더 자라야할 옥수수가 몇개 더 붙어 있는데
잘 자라려나 모르겠어요~~
<위로 쭉 뻗은 중심줄기를 과감하게 쳐냈더라고요>
내가 옥수수 딴 게 바로 요렇게 한 게 된 거예요 ㅠㅠ
함양의 연꽃 구경하세요.
1. 연잎 1,
2. 연밭 속의 오리
,
3.우렁이 알
4.연잎2
5.연꽃과 벌
6.연잎3
7.홍련
8.백련
아 ~함양의 연꽃과 세미원의 연꽃은 느낌이 다르군요.
더 청초하고 여릿 한것이 조심하며 들여다 봐야 할것 같은 느낌.....!
지금이 한창 예쁠때인가요?
휭~달려가 보고 싶네요.
은초가 크느라 병치레를 해서
연 3일 동안 꼼짝않고 애와 함께 있으니
닭장안에 갇힌 새가 홰에 올라 철망을 뚫고 날아가고 싶어
화다닥 대듯 어쩔줄 몰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핼미라고 즈이집에 안있고 핼미집에 가겠다고
하는것만 이라도 고마워 온집안을 쑥대밭을 만들어 놔도
기라~!
빨리 나아라 내새꺄!!!
이러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내딸은 나에게 맡겨 놓고 맘놓고 학교에 다니겠지요?
그러면 ... 된 겁니다.
내새끼 맘 편하믄 된거지요.
자연속에 어우러진 연꽃을 보며 맘을 달래 봅니다.
감사히 잘 감상했습니다.
언제까지 저렇게 피어 있을까요?
주소가 어디쯤인가요?
낼쯤 카메라 들고 뛰쳐 나갈지도......(나두 날 잘몰라서리....!)
은초가 아프다니 할머니 마음이 얼마나 아릴까요?
며칠 째 쑥대 밭을 만드는 은초...금방 나아서 밖으로 나 돌아아라. 할머니 힘 드시지 않게...
연꽃 사진의 장소는 함양의 "상림공원"입니다.
논농사 짓던 논들 만평 정도를 연농사로 바꾸워 관공객들에게 볼거리 제공하고
농민들은 3년에 한번씩 연뿌리 채취합니다.
세미원이나 연곡지를 안 가보아 비교 할 수는 없지만
연밭이 아주 너르게 한눈에 들어 오는 구조가 아니라
(옛날 논길 걷는 기분으로 걸으며 감상해야하는 ) 한참 길게 이어집니다.
작년부터 올초까지 연뿌리를 모두 캐내어 올해의 연은 키도 작고 연꽃도 많이 피질 않습니다.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산삼축제와 병행하여 연꽃축제가 개최됩니다. 구경 한번 오세요.
부산에 갔던 길에 어머니가 계신 요양병원에 갔었습니다.
메르스 때문에 문병객 출입이 통제되었던터라 오랫만에 간 것이지요.
어머니에게 바로 가는 게 아니고 다른 볼 일도 봐야했습니다.
싸들고 다니는 동안 쉴까봐 옥수수는 오늘 새벽에 따다가 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어머니는 안 잡수실 것 처럼
"끄트매기 쬐금만 잘라다고" 하십니다.
왠걸, 옥수수 두 개를 곁눈질 한번 안하시고 다 잡수셨습니다.
그 옥수수는 제가 일본에서 씨를 사다 심은 스위트콘이라서 연하고 달지요.
옥수수 잡수시는 걸 본 요양보호사가 '오늘도 식사는 안 하시겠네'
어제는 시누이가 가져온 간식을 잡수시고 식사를 안 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 ! 어제 ㅇㅇ 엄마 왔다 갔다면서요."
"갸 안 왔다. 누가 그러드노. "
"저 냥반들이 그런던데요. 맛있는 거 가져와서 어머니가 잘 잡수셨다고."
"난 몰라. 즈들끼리만 뭘 먹었는고. 난 안 먹었어 "
옴마야 ~ 울 엄니 으째 쓰까이.
?우리 어머님은 삼키시는 걸 잊어버려
튜브 섭식해야 해
~~
식구들이 모두 튜브 섭식에 거부 반응이 있었는데
메르스 때문에 안가다가
막상 가서 뵈니까
튜브섭식이라도 해야하겠어서
~~
그래도
찬정이 어머님처럼 저렇게 드실 때가 좋구나
잊어먹고 잘 잡숫는것도,
튜브 섭식을 하시는것도,
곁에 살아 계심이니 것도 감사했더라.
돌아가시곤 엄니 기억되는건 몽땅 치우며
더이상 나락에 갇히고 싶지 않다 했었는데....
수시로 무시로 생각나니
나처럼 불효녀도 엄마랑 배꼽이 연결되어 그랬나
좀더 맛난거 해드릴껄.....
좀더 여기저기 모시고 댕길껄....
좀더 얼굴좀 많이 디려다 볼껄.....ㅉㅉ
이제사 후회한 들 뭐하리 !
언제라도 찾아 뵐수 있는 느이덜이 부럽다.
?아침마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 오른쪽은 개천이 있다.
나름 시에서 이엠으로 관리도 하고 정결하게 물이 흐른다.
언젠가는 지나다 보니 백로가 딱 한마리 있기도 했다.
그게 백로가 아니고 왜가리일 거라고 들었지만.
오른 쪽에는 넓은 밭과 논이 있다.
밭에서 가끔 아주머니 두 셋이 상추나 호박잎을 딴다.
어제 아침에 아주머니 두 분이
대형 비닐봉지에 호박잎을 우겨 담으며 따는 걸 봤다.
"그 거 파실 건가요?"
"그럼요."
뚝길에서 밭으로 내려가다 보니 대형 비닐봉지에 호박도 들어 있었다.
"호박잎 천원어치 주세요."
"호박도 한 개 주세요."
"돈은 저 양반 드려요."
돈 받을 밭주인 아주머니는 더 안 쪽에 있었다.
"시간 늦어요. 얼른 주세요."
"어디 가셔야 하나봐, 빨리 와."
주인아주머니는 나오면서 나를 향하여
"아침부터 되게 시끄럽네. 이거 천원어치 훨씬 넘어."
"상추도 주실 수 있나요."
바로 옆 상추밭으로 가 상추를 따신다.
"그 정도면 됬어요. 얼른 주세요."
"담아갈 봉지가 있나."
"봉지 없어도 돼요."
가방에서 보자기를 꺼내려고 하자
"여기 있어. "
보니까 채소가게처럼 주렁주렁 묶은 까만 봉지다.
가져와서 냉장고에 냉큼 넣었다.
집에 갈 때 잊어버리고 안 가지고 갈까봐.
책상에다 큰 글씨로
호박잎 상추 가져가기 큰 글씨로 쓰고 빨간 볼펜으로 동그라미 치고
저녁 때
기대에 차서 건더기 많이 송송 썰어 넣어 되직하게 된장을 끓이고 호박잎 찌고 상추 씻어서 먹는데
아~~~~ 이 맛이 아닌데
아버지가 주시던 그 호박잎 맛이 아니고 그 상추맛이 아니다.
어릴 때 엄마가 동네에 있는 밭에서 사오던 향그리한 상추맛도 안나고
시장에서 사온 맛이다.
오늘 아침에는
어제 호박잎 따던 자리에다
흰모래 뿌리는 거 봤다.
어제 땄으니까
오늘 비료 먹고 걔들 무럭무럭 잘 크겠지~~~
??
새댁 때 일이었어.
시골에 갔더니 어머니께서 나를 데리고 동네 인사를 가신다네.
온 마을이 거의 다 친척 관계라서
한바퀴 빙 돌아오려면 논둑길 밭둑길을 걸어야 했지.
시어머니는 앞서고 며느리는 따라가는데 햇볕은 어찌 그리 따가운지....
양초 인간처럼 햇볕에 나서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며느리였지만
불평 한마디 못하고 앞서가는 시어머니 뒤를 부지런히 쫓아갈 수 밖에 없었다네.
양산도 모자도 없이 그냥 나선 길이었지.
울퉁불퉁 밭둑길을 어찌 그리 잰걸음으로 가시는지
뜀걸음으로 따라가며 숨쉬기도 바빴어.
낯선 여인네를 어머니라 불러야하는 고부 관계.
당시 내 생각에 시어머니는 절대 권력을 쥔 수퍼 울트라 갑이었고
외지에서 들어온 며느리는 괜히 주눅이 드는 을이었어.
누가 뭐라하지 않는데도 잘 보이고 싶어 눈치를 보고
그 눈에 들려고 바짝 긴장하고 공손했어.
한낮 너른 들판 사이로 난 밭둑길엔 정적이 감돌았고
그 정적마저도 깨뜨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며느리는 조잘조잘 ~
"이게 깻잎이죠?"
"그건 콩잎이다."
"이것도 콩잎이지요?"
"그건 고구마다."
"이건 뭐에요?"
"그게 깻잎이잖니 ~ 암만 봐도 모르겠지?"
결국 어머니는 피식 웃으셨어.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은 파 밖에 없던 며느리는 그만 입을 다물었지.
예순 살이 된 지금도 밭에 가면 뭐가 뭔지 잘 모르는데
겨우 스물 여섯 살 난 도시 출신 새아씨가 오죽했겠어?
눈이 바시게 뜨거운 햇살과 무안한 마음이 겹쳐
온 몸이 다 후끈거리던 그 오후의 장면이 그냥 뜬금없이 떠오르는 건
순전히 현숙이 글 때문이야.
채금져 ~
?채금질 게요~~
앳된 새댁이 어머님 뒤에 따라 가는 ~~
그림이 아주 멋진데요~~~
아침마다 조런 길 걷는 맛으로 여름을 버티고 있어요(물론 양산을 들었죠)~~
현숙이가 봤다는 흰모래 같은 게 뭘까?
요소비료? 그건 아닐거 같애.
재작년에 나의 농사 코치겸 잔소리 엄청 하던 할머니가 있었어.
그 할머니가 우리 밭을 보더니 비 오는 날 요소비료를 포기 근처에 조금씩 주라고 하더라.
한번 해 봤더니 효과가 있는 것 같더라구.
근데 그 다음에는 내가 꾀를 냈지.
비 오는 날 포기마다 조금씩 주는 것도 힘들고 구찮길래
물에 요소비료를 타서 조리로 비 오듯이 뿌렸지.
결과는 다 말라 죽었어.
난 그 후로 요소 비료 겁나서 안 써. 한 포대 사 놓은거 그대로 있어.
?찬정아~
그게 바로 복합비료라는 걸꺼야.
화학성분이 좀 섞인거겠지.
뿌리가 닿으면 안된다고 좀 떨어져서 주라는거여.
아이고~근데 조리에 뿌렸으니 당연히 죽지~ㅎ
나도 시들시들할때 주라해서 준적 있어.
효과는 있는데 채소가 억지로 큰거같아 싫더라.
올해는 한번도 안주고 대신 들깨 가루가 떨어져서 현미 껍질 가루 방앗간에서 얻어온것 뿌리 옆에 한웅큼씩 줘봤어.
효과는 아직 모르겠어.
그냥 한번 따먹고 말생각함 애쓰지 않아도 돼.
?
?화림언니랑 찬정이 비료 얘기 보니까
미용실에서 머리하다가
난을 잘 기르는 어떤 사람 비결이
소변을 물에 섞어서 준다고 하더래요
집안에서 기르는 화초에 물섞은 소변 줄 용기는 없고요
상추밭에다 소변을 물에다 섞어서 저녁이나 밤에
몰래(?) 부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상추밭을 보고는 다들
"거름 도 좀 하고 잘 좀 키워봐." 하거든요
.
얼마전에 형님이 오셔서
어머님친구분(어머님보다 2살정도 많다니 90중반은 넘으심) 댁에서
상추(내가 키운 상추잎 두 배 이상 되는 크기)를 얻어 오셨어요
가실 때
"좋은 상추 가져 가세요."
"느네가 키운 상추 가져갈 거야. 그럴로 줘."
하시더라고요.
이 할머니요.
4키로 거리에 있는 장에 걸어가시기도 하고
하루에 두번 오는 버스타고 가시기도 해요
자식들 서울 살고
혼자 사시면서 텃밭에 채소 골고루 약간씩 가꾸셔요
가을에 가면
들기름도 짰다가 주시고
고구마도 주시고
할아버지는 술을 엄청 좋아하셔서
동네분들이 일찍 돌아가실 거라 했다는데
90넘어서 돌아가셨어요
우리 어머님이랑 이 할머님랑 무지 친해서
어느 사진가꾸 뒤에 돈 두고 쓰는지 서로 아는 사이였대요
형님들이랑 남편이 그러는데요
이 할머니 화내는 걸 못 봤대요
어릴 때는
이 할머니 댁에 옛날얘기 들으러 가고 그랬대요
지금도 얘기를 아주 자분자분 잘 하셔요~~~
이 할머니는 천성적으로 화가 안 나시나봐요
나 화 안내려고 무지 노력하면서 살고 있는데~~~
??
이 방도 거의 다 되어가네요.
다음 방 이름 공모해야죠?
좋은 이름 생각나시면 응모하세요 ~
슬슬 댓글상도 카운트 다운 들어가야겠네요.
시간차 공격을 노리시든지
밤낮으로 보초를 서시든지 알아서들 하세요. ㅋㅋ
?<여름아, 좀 더 놀자 ~ 수다방>
하기로 했잖아요~
제가 그때는 요 시스템을 잘 몰라가지고서요~
이제
확실히 알았어요~~
현숙이 살아 가는 야그 재밌다.
찬정이가 가끔 풀어 놓는 야그처럼
딴나라 야그 같애.
얘얘얘 고론 야그 많이 해주라 ㅎㅎ
머리에 찍찍이 말아 얹고
요로구 있슴~다.
찬정아 ~!
나 교회갈라구 준비 다했다.
시방 모 허냐구 소리 치지 말어(무셔워~~~! )
나도 요즘 현숙씨 글 보는 재미로 봄날 들어온다는 거 아닙니까
일부러 만든 글도 아니고 우리와 좀 또 다른 상황에서 실제 겪는, 겪은 이야기를
아주 맛깔나게 써서 아주 맛있게 읽고 있어요.
역시 봄날은 이리 오고가는 글 속에 우정이 싹트지요?
글로 내 마음을 보이고 그 마음을 나누며 정이 깊어져가는 봄날
글을 자주 보다 보니 현숙씨가 더욱 친숙한 느낌이.....
고마워요~~~
?언니들 이쁘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옥규 언니 글 올라오면 12기방이든 어디든
달려가서 봐요~~
가슴 찡하고 너무도 지당합당해도
댓글을 못 달겠더라구요~~
그냥 속으로 맞다 맞어
어머머~~
그러고 한참 들여다만 보다가 나와요~~
수호언니~~
현숙이 들어와서 살아가는 이야기 써주니 너무 이쁘고 정이 간다.
옥규 말대로 봄날의 핵심 정서는 "오고가는 글속에 싹트는 우정"이야.
근데 쓰는데 부담 느끼는 사람도 의외로 많더라구~
우리 5기 친구들도 눈팅만 하지 안쓰고 그냥 나간다니까~
너무 대꾸가 없어서 그냥 냅두고 불꺼두면 또 왜 안쓰냐고 ~ 읽기만 하면서 말이지.
도란 도란 얘기하며 밤하늘의 별을 헤이는 날이 가꺼워오고 있네요.
좋아 죽것네.?
혜경아~
우째야쓰까이~
미리 얘기했음 하루 당길껄~
하루 당겨도 되겠냐고 공지해서 별말 없음 그리해도 되는걸 그랬다.
하루 자고 가라기에는 너무 고생일것 같구~
워쩌나~~
??
혜경아 ~
장미꽃 입에 물고 웃지만 말고 보초 잘 서라니께 ~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단 말여.
하룻밤만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디 그냥 길을 나서 보셔 ~
설마 개학날 학교 못 갈까봐서 그랴?
영덕에서 버스만 타면 금방 집에 간다니께 ~
(나 왜 이렇게 막무가내로 혜경이 꼬신다냐? 너무 사랑하는갑다 ~ ㅎ)
???
회장님 ~
요리방에 레시피 올리신 밑에다
각 과정을 보여주는 사진 올려 놓았어요.
요리법도 점점 진화하는 세상이에요. 그쵸?
앞으로도 새로운 방식을 두려워 하지 않고 도전해 가며 살아요
우리 모두 다 같이 ~~
순희 언니네 신개념 오이지는 어떨게 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