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적으려고 하니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맘에 안 드네.

마지막 날을 보내며?  마지막?  맘에 안 들어.

아홉 수가 지나가네?  아홉 수?  윽~~ 맘에 안 들어.

60을 맞이하며? 60?  뭘 굳이 내 입으로....   맘에 안 들어

우리 만 나이로 살자?   민망해~ 그래 봤자잖아?  안 들어 맘에.

 

 

우야든동 올해 마지막 날이네.

우리 친구들과 올해 이곳 저곳을 걸었고,

좋은 곳을 여행했고,

좋은 모임을 가졌다.

 

감사한 일이다.

 

 

물론 나는 게시판지기를 하거나 안 하거나

늘 홈피와 함께 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같으면 굳이 홈피 게시판을 활용하는 게 정말 나은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홈피의 기능이 여러가지 다양한 매체로 인해 약해지고 있다.

그것도 훨씬 더 편하고 빠르고 선명한 매체가 있으니 말이지

이것도 하나의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기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우리가 홈피로 인해 만났고

중요한 시기에 마음을 나눴던 게 사실이니까.

수다였지만 그저 수다만은 아니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

 

로그인을 안 해도 무한 볼 수 있는 기능이

홈피를 발전시킨 면도 있지만

많은 이를 망설이게 한 면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지.

그런 망설임은 점점 더 해 가고 있어.

 

관심있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이런 곳에 자기의 생각을 쓴다는 것은

무모할 정도의 순진함이나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또한 엄청 그랬고 말이지.

반가움에, 그리움에 더 말이지.

 

 

그러다 정신차리고 보면 어! 이럴 때가 있다.

결국 그렇게 되다 보면 너와 나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저 보편적 우리들의 이야기나 그저 적당한 내용이 이곳을 채우게 될 것이다.

 

그럼 그것도 하나의 현상?

글쎄......

같이 머리를 모아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쓰다보니 생각이 정리되네.

내년에도 불현듯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쓸란다 난 이 홈피에.

아니면? 쉬고.

 

 

오늘 산책할 시간이 났으면 좋겠다.

오늘 카드를 받았는데 거기에 이렇게 써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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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고 합니다.

을미년에도 걷는 자의 행복

함께 하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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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자의 행복이라......

아주 맘에 들어.

너희들에게도 이런 내 맘을 보낸다.

 

잘 지내시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