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으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별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 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1923~2012) -
*폴란드 최초 여성 노벨 문학상 수상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여류시인으로 1996 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상을 안겨주면서
모짜르트처럼 잘 다듬어진 구조에 베토벤의 융장함을 겸비한 시인이란 찬사를 했다.
인간의 실존에 대한 시인의 명쾌한 자각을 드러내는 시다.
우리를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꼭 닮았지만 알고보면 분명히 다른 존재임이 분명한 두 개의 물방울에 비교하여
개개인이 고유한 존재임을 말하고 있다
경선아~ 오랜만이지?
마침 쪽지를 보내려던 참에 이 란을 읽게되었네.
니 글이 아니라 약간 그렇기도 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쉼보르스카 시인과 시를 소개해주어 고마워.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사라져가는 것 속에서도, 긍정적 희망이 보이네.
전화기를 바꾸어 다 날라가 버렸어.
카톡해주라.
얼마 전 고흐 작품들을 보면서(물론 TV에서)
느꼈던 것은 설레임이었지 아마.
격조있는 예술작품을 만날 때 아직 감동적인 필을 받곤 하니 그렇게 늙은 건 아닌가벼 ㅎ
쉼보르스카 시인의 시 처음 읽었는데 첫눈에 들더구나.
수인이 잘 지내지?
우리집은 지금 아기들로 가득해.
두명이 걷고 기고 난리란다 ㅋ
엄마 노릇도 미리 연습이 없었듯이 할미노릇도 그러네.
그래서 서툴기짝이없지
`보이후드`란 영화에서 애들을 떠나보내면서 이제 자기를 온전히 살고 싶다던 엄마의 대사가 생각난다.
온전히 내노릇하기가 가당키나 할까? 그래도 꿈꾸면서......
카톡 보낼께
?존재하므로사라지는사라져서아름다운 많은것을생각키우는송년세모의글이네 헛것을놓고 평온한여생을위하여 미소짓고어깨동무하며 일치점을못찿더라도 다름을인정하고 더불어 함께 황혼의시공을 공유하며 살아가고싶구나
시 쓰기도
같은 관계의 사람들과 일상의 삶을 사는 것도
반복은 없다는 생각
신선하네요.
돌아보니 오늘의 삶이 나름 의미 있고
힘들었던 혹은 불안정했던 올 한해 또한
새로운 의미 찾기의 연속이었네요.
감사합니다.
물방울들의 이미지로
더 해맑아진 나, 너, 우리
새 해에도 웃으며 어깨동무하며
잘 살아요.
나이테가 생길수록 어깨가 가볍다.
내가 자꾸만 사라져야 세상은 자꾸만 돌아가야 하는것.
두번은 없다가 아니라 ∞ 가 아닐까?
한점의 티끌이라도 될테니깐....
세월이 가면서 생각되어지는 것이 많은 연말~
모두 건강하자.
역시 전임 게시판지기~ㅎ
5기 방이 적막할때면 나타나 영양가 있는 글을 올려주네.
손주들이 다 왔구나.
정신 없지만 그게 사는거지~
재롱부릴때 실컷 봐주고 행복해해라.
두번은 없다.
아기들이 재롱부리는 바로 그 순간~ㅎ
다 크니 전화도 잘 안하두만~
난 힘들때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는 말이 힘이 되더라.
"두번은 없다" 는 말도 힘이 되네.
이렇게 또 한해가 가네.
잘 지내고 새해에 밝은 모습으로 또 만나자.
손주, 말 가리키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러 ㅎ
고 조그만 입으로 앙징맞은 목소리로 따라하는데 뼈가 녹아요 ㅎㅎ
사빈이 해피? 를 자꾸 따라 하더니
담날 할미 해피? 하는데 정말 기절이었어.
어린 게 해피가 뭔 뜻인지나 알았겠어
할미가 하는 억양이 명랑하니 좋아 보여 마냥 재밌었던 게지.
기르는 일차적 책임이 없어 손주는 사랑으로만 대하면 된다더니......절로절로 해피 해피
이 나이에 이르니 한해를 마무리하며 다짐해야하는 것도 없고 또 한 해를 맞이하는 각오 같은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순리대로 살면서 담담히 지내자는 생각만 들 뿐.
다만 어거지 주먹구구식 생각들에 대한 걱정도 들고...웬 걱정?
2세 3세들을 위해 나라에 기본이 되어있야한다는 생각 때문이겠지.
`두 번은 없다` 라는 시는 폴란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해
저렇게 차원있는 시를 초등생부터 배우니 그들의 사고는 기초부터 튼튼하겠다는 게 부럽더라.
국가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을 때 인문학의 중요성이 자연발생적으로 태동된다고 하더라.
새해에는 더욱 아름답게 생을 사는 우리가 되자
어떤 인물을 볼 때 먼저 언제 태어나서 언제 죽었는지 부터 눈여겨보는 증상은 무엇일까?
쉼보르스카 시인은 우리 나이로 구십까지 산 분이니 장수한 셈이다.
새벽에 우연히 문정희 시인이 강의한 프로를 보다가 내게는 이름도 생소했던 한 위대한 시인을 만났다.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허겁지겁 올린다.
마침 세모(歲 暮)다
이 시가 더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일 것.
여러분의 가슴에 울림을 주는 시가 됐으면 하는 바램일 뿐!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연설문> 중에서
‘나는 모르겠어’라는 두 마디의 말을 나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말에는 작지만 견고한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그 날개는 우리의 삶 자체를, 이 불안정한 지구가 매달려 있는 광활한 공간으로부터
우리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깊은 내면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만들어 줍니다.
만약 아이작 뉴턴이 ‘나는 모르겠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사과가 그의 눈앞에서 우박같이 쏟아져도 그저 몸을 굽혀 열심히 주워서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입니다.
만약 마리아 스쿼도프스카 퀴리가 자신에게 ‘나는 모르겠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월급을 받고 양갓집 규수들에게 화학을 가르치는 가정교사로 남아 있었을 것이고,
그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며 생을 마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에게 ‘나는 모르겠어’를 되풀이했고, 결국 이 말이 그녀를 두 번씩이나 이 곳, 영혼의 안식을 거부한 채 영원히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노벨상’이라는 선물로 보답해주는 스톡홀름으로 인도했습니다.
시인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시인이라면 자기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나는 모르겠어’를 되풀이해야 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모든 작품들을 통해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시인은 자신이 쓴 작품에 마침표를 찍을 때마다 또다시 망설이고, 흔들리는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이 작품 또한 일시적인 답변에 불과하며,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통감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 번 더,’ 또다시 ‘한 번 더,’ 시도와 시도를 거듭하게 되고,
훗날 문학사가들은 어떤 시인이 남긴 계속되는 불만족의 징표들을 모두 모아 커다란 클립으로 철하고는
그것들을 가리켜 ‘시인이 일생 동안 쓴 작품’이라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영화 `미션`의 주제곡 첼로 요요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