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를 소재로 한 영화를 처음 본 건 <우리학교>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였다.
그때 완전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
뭐랄까.....
매운 혼을 보는 느낌, 그런 것이었을 것이다.
어제 <60만 번의 트라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그때와 비슷한 그야말로 격한 감동을 느꼈는데,
그것 또한 매운 혼을 보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유방암에 걸려 항암치료를 하는 감독이 투병 중에 찍은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에 나오는 학생들은 일본의 조선고급학교(고등학교) 2, 3학년 럭비 선수들이다.
일본에서는 지금은 덜하지만 일년에 한 번 열리는 고교 럭비대회가 매우 중요하고 큰 대회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이들, 재일교포 3, 4세로 이루어진 조선고급학교 럭비 선수들이
그 대회에 출전한다.
매우 출중한 기량을 갖고 있던 그들의 부모들도 모두 럭비 선수들이었으나,
출전할 기회를 아예 차단당해 그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었다.
일본 사회에서 이도 저도 아닌 것은 그들 부모와 다를 바 없으나
부모 세대의 고생과 노력으로 이들은 그 대회에 나가게 되고 실력으로 4강, 결승까지 올라가게 된다.
포워드라는 건데 시작 싸인과 함께 서로 밀어붙인다.
마치 소싸움을 보는 듯 하다.
너무나 재치있고 유머 있는 귀염동이 선수
이 아이 하나 보는 것만도 즐겁다.
결국 동포가 하는 불고기집에 취직해 일을 하게 된다.
과묵하고 신중하게 아이들의 심성을 이끌고 있는 감독
아이들의 과격한 갈등 상황에서 참으로 어른답게 분위기를 바꾼다.
날카로워진 아이들이 명령하지 말란 말이야! 하면서 다툴 때,
가만히 보고 있던 감독이 조용히 다가와 말한다.
"하지 말아! 하지 말고 '하지 말자' 이렇게 말하자, 앞으로 뛰어! 하지 말고 '앞으로 뛰자' 이렇게 말하자"
마음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선생
일본에서는 고등학교가 모두 무상인데, 이 재일동포들의 조선학교만 제외되었다.
그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는 관계자와 학생들.
오른 쪽 학생은 럭비팀에서 아주 중요한 센터를 맡고 있는데,
어찌나 조리있고 진실하게 말을 하던지 보면서 깜짝 놀랐다.
우리들이 관심을 가져 주는 게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 팀에서 선수들의 가장 정신적인 지주이며 실제로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학생.
너무나 중요한 시합에서 뇌진탕으로 다치게 되고 그것 때문에 3주간 출전을 못한다.
그야말로 요즘 말하는 상남자 스타일인데, 시종일관 이 아이의 행동과 표정만 따라가게 된다.
책임감과 아울러 품성의 넉넉함과 따뜻한 심성이 정말 대단한 청소년
현재 최고의 럭비팀이 있는 대학에서 최고 공격수로 활동하고 있음
어떤 곳에서도 사람들을 웃기고 즐겁게 해 주는 두 사람.
왼쪽 학생은 생김새 자체가 코믹해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는데 또 대단한 순발력과 재치가 있어 늘 좌중을 웃긴다. 무릎 부상을 당한 센터 대신으로 뛰게 된다.
오른쪽 아이는 위의 공격수인데 아마도 구개파열로 몇 번의 수술을 한 듯 수술 자국이 남아있다. 청소년으로서 부끄러울 수도 있는데 이 아이의 자신감과 성숙함은 이미 그것을 넘는다.
보는 내내 마음이 울컥하고 머리가 쭈삣한 느낌을 시종 받았다.
일본어를 사용하지만 전혀 일본사람이 아니고, 일본에서도 받아들여지지도 않은 이들.
코리언이라 생각하지만 "넌 한국인이 아냐, 일본이이야"하는 한국 아이들의 말에 상처를 받는 아이들.
센터를 맡았던 아이는 고교 무상의 기회를 달라는 기자회견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럭비에서는 노사이드 정신이 있습니다.
일단 시합 중에는 격렬히 최선을 다해 싸우지만, 끝나고 나면 니편 내편이 없습니다.
서로가 격려하고 힘들었던 것을 이해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노사이드 정신입니다-
돈 말고도 다른 가치가 있는 세상을 보는 느낌이 이렇게 격렬하다니!
극장을 나오며 이런 생각을 했다.
역시 사람이야, 문제는 사람이라구!
옥규야~~ 수술한 눈 다 나았나 보다. 축하 축하...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럭비 예선 시합 하는 걸 보았다..
룰을 알고 보면 재미있는 경기로 우리나라 남자팀은 제법 잘 하던데.. 푸로팀이 없는 것이 안타깝더라
애아빠 말에 의하면 운동중에 가장 격하지만 가장 신사적인 게임 방식을 가진 것이 럭비라 하더라,
심판의 판단을 존중하고 상대편의 격한 몸 부딪침에도 덤벼들거나 태클을 걸지 않고. 서로 격려하고 안아주고 한다고..
옥규는 역시 훌륭한 선생님~ ~
영화 한편에서도 받는 감정이 남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