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가을 입구로 들어가는 참으로 좋은 계절이지만, 

말로 할 수 없는 탐스러운 때이기도 하지만,

인간사 생로병사 또한 어그러지지 않는,

그래서 어떻게 좋기만 하겠니? 사는 게 이런 거야 하며 뒤통수를 탁 치는 계절이기도 한 것 같더구나.

 

한 직장에서 오래 있다 보니 이웃사촌이라고,

어쩌면 잘 만나지 못하는 형제 자매들보다 일상에서 더 가까운 사람들이 있게 되더라.

그들과 주로 많이 같이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상할 정도로 오랜 시간에도 갈등이 없고(선거철만 빼고^^)

서로를 위하고, 입을 다물고, 진정한 맘으로 그들과 그들 가족이 편안하길 빌며 지냈다.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안된 일이 있으면 서로 말을 아끼며

진심으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하며 지내온 시간이었다.

 

참 감사한 일이지.

서로의 가족들도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서로 깊이 신뢰하고 있고

어우러짐에 낯설지 않았지.

 

이제 우리도 나이를 먹다 보니 조금씩 힘든 일이 생기곤 하더라.

주로 건강에 관한 일들인데....

 

우리의 대모 같은 분의 결정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독수리 오형제처럼 깊이 결속해 서로의 마음을 합하지만 마음만으론 안되는 일들도 있더라.

어제, 그분이 머물고 있는 요양병원에 가서 같이 목욕도 하고, 산책도 하고, 추어탕도 먹고

(그분은 한 숟갈, 난 한 그릇) 돌아왔다.

 

남편이 먼저 가신 그분은 훌륭한 아들이 두 명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더구나.

거의 중요한 모든 결정을 우리들이 해야 했다.

한 달 동안 지혜롭지 못한 간병인과의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그곳에 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인생인가..... 싶기도 하고

 

암튼 이번 9월은 많은 생각을 하고 난 내 몸 돌볼 새 없이 몸을 많이 움직여야 했던 시간이었다.

 

게시판지기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해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왼쪽 눈 망막에 병이 있어서 수술을 했는데 잘 되었고 회복도 잘 되고 있으나

아직 시력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사람마다 취약한 부분이 있는데 나한텐 그게 눈이다.

눈을 혹사한 점도 있겠지만 정기적인 검사를 하지 않은 탓도 있다.

다행스러운 건 이제 60이 가까운 나이가 되고 있다는 것?

이 정도 나이면 눈 하나 쯤 덜 보여도 이상할 건 없지 않는가 싶기도 하다.

아주 안 보이는 건 아닌데 희미해서 오른쪽 눈에 의지하게 된다.

의사 말이 한두 달 후에 시력 측정을 해서 안경을 다시 맞추어야 한단다.

 

늘 그랬던 것처럼 괜찮아지겠지.

 

10월을 맞아 좋은 일들이 많은 것 같더라.

결혼식도 있고, 동문 모임도 있고.....

 

일상의 행복

그 시간이 좋았던 시간이었어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잘 지내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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