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부 여행에서 가장 신났던 일 중의 하나는 뉴저지 동창들과 만났던 것.

함정례 목사가 시무하는 해변 소도시 미국교회와 목사관을 방문하고

하루밤을 자고 올 예정이

정례가 미리 여러번 전화하고 짜위를 대줘도 막연히 느껴졌으나 결국 이루어졌다.


오래전에 지어진 거대한 교회당과 목사관은 정말 아름답고 훌륭한 곳이었다.

우리 친구가 시무한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흐뭇하고 자랑스럽던지!


목사관 앞에는 가지, 오이등 채소를 잔뜩 왕성하게 키우고 있었는데

미국 사람들 한복판에서 한국 사람들의 부지런한 냄새가 솔솔나는 것이었다.

나팔꽃도 덩달아 꽃을 피워대 아침마다 우리 친구를 몹시 행복하게 해준 텃밭이었다.


나를 내 동생 집에서 픽업해서 데리고 간 친구는 하 덕실,

자기는 그동안  허리도 아프고 혼나서 더 늙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보니 오히려 더 젊어지고  자세도 더 반듯하게 싱싱해져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열심으로 운동하여 허리 아픈 것을 고쳐나가는 덕이었다.

우리는 온갖 이야기 거리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나게 갔다.


한시간 이상을 남쪽으로 달려서 그곳에 갔을때 화정이, 선희, 인숙이의 반가운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고,

정례 목사관에 손님이신 아프리카에 다녀오신 선교사 부부께서 요리를 거들고 계셨다,


무슨 칙사를 영접하듯 반가와 해주는 친구들...

내가 병으로 고생하였다고 더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이었을까만 눈물나게 정겨운 만남이었다.

그날 메뉴는 비싼 바베큐 갈비와 텃밭에서 몸소 기른 온갖 채소가 얼마나 입맛을 돋구던지! 


얼짱 화정이는 여전히 요염으로 빛나며 세월과 함께 완숙해 지고 있었고,

인숙이는 어릴때 순수함을 아직도 간직한, 모나리자의 미소로 반기고

톡톡튀는 선희는 그동안 많이 건강해지고 더 예뻐져서 나이가 거꾸로 먹은듯 했다.


정례는 그동안 미국교회 목사로서의 관록이 점점 붙어 

존경 받는 목회자의 위엄과 함께 목자의 자애스럼이 넘치고..

생각보다 건강해 보여서 안심이 되었다. 

너무 할일이 많은 목회지이니 많이 쉬지 못할 것만 조금 걱정이...

 

우리는 점심을 실컷 먹으며 많이도 웃었는데 특히 인숙이의 유머로 많이 웃었다.

자기 이름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그건 스스로 공개하기로 했고

다른 한가지만 이글 말미에 내가 공개하기로 한다.


점심 식사후에는 가까운 해변으로 가서 걷고 화정이는 다른 일정때문에 먼저 집에 가버렸다.

우리는 선희가 쏘는 요거트를 먹으면서 또 많은 이야기들을 했고, 또 떠들고, 또 웃었다.

그 요거트는 정말로 슬슬 녹는 맛이 일품이었다.


다들 저녁 식사 전에 간다고 하더만 정례 목사관에 돌아와서 또 이야기 보가 터져서 끝이 안났고

선교사님 부부가 차려주는 저녁을 염체도 없이 또 앉아서 얻어 먹었고

그리고도 또 모자라서 또 이야기를 하였다.

화제의 가장 첫째 관심은 건강이었던가? 은퇴이었던가?


몇시에 끝났냐고? 

조금씩 졸립다는 덕실이...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는 그녀는 새나라의 어린이 스탈로 일찍 자야 하는데

안가고 미적대기만 한다.

그래서 가라고 가라고 했는데도 안가더니 결국 밤 열시가까이에야

다 일어서니까 그제야 따라서 나갔다.

혼자가는  먼길, 가다가 졸까봐 걱정이 몹시 되었는데....

  

자기 형제자매를 만났다가 헤어지면 그런 마음일까?

옛 애인을 만났다가 기약없이 헤어질때 그런마음일까? 

서로 진심으로 애틋한 마음이 되어 안아주고 서로 복 빌어주고...

어둑한 교회당 마당에서도 헤어지기 싫어서 또 얼마를 더 떠들고도 아쉬움.

또 언제 만날지, 그날 까지 잘 지내기를 바라고

우리는 드디어 밤 인사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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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숙이의 유머 한마디:



우리가 처음에 미국왔을 때 우리는 영어를 잘해도

그네들이 잘 못 알아 먹었다.

켄터키 후라이 치킨 집에서 특별히 Thigh(닭 넙적다리)

를 달라면 그 발음은 정말 못알아 먹어서 고개를 갸웃뚱 할뿐.


어느날은 용기를 내어 자기 넙적지를 손가락으로 가르쳤다.

이걸 달라!..고.

그랬더니 아하~ 하고 들어가서 바로 그것을 가져다 주었다.


다음번에 갔을때 이번에는 닭 가슴살이 먹고 싶어서

자기 가슴께를 손가락질 해서 가르켰더니

아하~ 하고 들어가서


가지고 나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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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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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달 가까이 된 일이어서 기억이 대강이네요.

게다가 사진기 고장이어서 사진을 못찍어 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