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20일간의 동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기다리는 것은 피검사와 복원수술..

복원수술을 하면 당분간 힘들까봐

미리미리 해야 될 일들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비워둔 집 청소며 정리며

화단정리도, 뜨거운 아리조나 햇볕에 타죽은 꽃나무를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한 것인데 둘이서 열심히 일해서 대강 끝냈습니다.


참, 오랫만에 왔더니 마당에 심지도 않은 한국 참외가 노랗게 익은 것이 해맑게 웃고 있더라구요..

잘 익은 것 같아서 따서 둘이서 나누어 먹었더니 조금 더 기다릴 것을 그랬더라구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개....노란 것도 파란 것도 있어요.

개수대 물을 아낀다고 열심히 화단에 주곤 했는데 개수물에 있던 씨앗이 발아한 것 같아요.

올해는 어쩌다 시기가 늦어져 본격적으로 못 심었는데 내년에는 일찍 심어 많이 거두고 싶어요.


가지나무에도 가지가 주렁주렁, 고추도 주렁주렁...

꽃나무 중에서도 왕성히 꽃 피우며 번식하며 있는 것도 있고요.


말라 죽은 것도 있지만 이렇게 왕성하게 살아 있는 것도 있는 것을 보면

우리네 인생과도 비슷한가요?

어떤 사람은 죽어 잊혀지고, 어떤 사람은 병들고, 어떤 사람은 인생의 전성기를 구가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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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리조나에 큰비가 두번이나 와서 산들이 옛날 한국 민둥산들처럼 푸르러졌어요.

그래서 산에 가까이 가고 싶어서 도착한 다음날 아침으로 올라가 두시간이나 걸었어요.

이맘 때 이렇게 푸르기는 20년 만에 처음이라나..

우리가 오고 나서도 이틀은 비가 부슬대기도 하고 뿌리기도 하고

여기가 아리조나 맞나하고 갸우뚱.


아이들 집에를 돌아다니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것이 일할 것들이라

너무 열심히 일했더니 몸에 무리가 조금 간것 같았어요.

아들 집에서는 화단정리와 꽃심기, 청소, 바느질 조금..한국 간 며느리 대신 막둥이 아들

음식 해주기... 아들과 단둘이 사나흘 재미있었죠.


큰 아들집을 들러 큰 딸집에 가서는 이사간지 얼마 안된 집이어서 손볼것이 너무 많더라구요.

대문 앞 포치를 페인트칠 하고, 현관의 유리문에 커텐이 너무 보기 싫어서

급히 옷감 사다가 만들어 달아 놓고,

여기저기 청소며...

조카 결혼식 뒷풀이를 한다는 핑게로 서둘어 정리할 수있는 것은 손 본 것입니다.


근데 문제는 뒤에서 무언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에요.

지난번 수술후 한달이나 지나서 그랬던 것이 기억나더군요.

여행떠나기 전에 수술준비로 수술의사가 안을 들여다 보았는데 그것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애를 써서 그럴까...


아무튼 갑자기 겁이나서 그 다음부터 조심을 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어느정도 잡혔어요.

내가 손발이 저린 것 외에는 옛날보다 다른 것이 없어져서 깜빡 잊고 옛날 나인줄로 착각,

큰 일꾼처럼 일해버린 것이 무리가 되었기 십상이에요.


드디어 내일 열시 수술에 들어갑니다.

이것은 모든 치료의 대단락을 짓는 것이어서 중요합니다.

수술후에는 사흘 혹은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나올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쉽게 해결 되고 어떤 사람은 오래동안 혼나고.. 사람마다 다 다른 예후인것 같아요.

적어도 첫번 암 짤라 내는 수술보다는 작겠지만 그래도 만만한 것은 아닌 모양이에요.

그동안 안쓰던 장기를 다시 쓰게 만드는 적응도 쉽지 않아

하루 30번 내지 60번 화장실 면회를 해야 한다니요.


최소 석달..어떤이는 삼년이 지나도 그타령이라 혼이 나는 수도 있는데

제 목표는 하루 두세번으로 끝내기...꿈도 야무지지요? ㅎㅎㅎ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염려해주시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2014년 9월)